疏
○正義曰 : 此章論家臣專恣, 孔子遜辭遠害之事也.
‘孔子時其亡 而往拜之’者, 謂伺虎不在家時, 而往謝之也.
‘謂孔子曰 來
與爾言’者, 貨呼孔子, 使來就己, 言我與汝有所言也.
‘曰 懷其寶而迷其邦 可謂仁乎’者, 此陽貨謂孔子之言也.
寶以喻道德, 言孔子不仕, 是懷藏其道德也. 知國不治, 而不為政, 是使迷亂其國也.
仁者當拯
興衰, 使功被當世, 今爾乃懷寶迷邦, 可以謂之仁乎.
‘曰 不可’者, 此孔子遜辭, 言如此者, 不可謂之仁也.
‘好從事而亟失時 可謂知乎’者, 此亦陽貨謂孔子辭.
言孔子棲棲好從事, 而數不遇失時, 可謂有知者乎. 不得為有知也.
‘曰 不可’者, 此亦孔子遜辭, 言如此者, 不可謂之知也.
‘日月逝矣 歲不我與’者, 此陽貨勸孔子求仕之辭.
言孔子年
, 歲月已往, 不復留待我也, 當急求仕.
孔子知其勸仕, 故應答之, 言我將求仕, 以順辭
也.
疏
○정의왈正義曰 : 이 장章은 가신家臣의 전자專恣와 공자孔子께서 손순遜順한 말로 해害를 멀리한 일을 논한 것이다.
아마 이름이 호虎이고, 자字가 화貨인 듯하다.
계씨季氏의 가신家臣이 되어, 노魯나라의 정권을 독점하였다.
공자孔子를 만나고자 한 것은 장차 〈공자로 하여금〉 벼슬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孔子不見] 가신家臣으로서 정권을 독점한 것을 미워하셨다.
[歸孔子豚] 귀歸는 유遺(禮物을 보내줌)이다.
양화陽貨는 공자孔子로 하여금 와서 사례謝禮하게 하고서, 그 기회를 이용[因]해 조용히 만나고자 하였다.
그러므로 공자孔子에게 돼지를 예물禮物로 보낸 것이다.
[孔子時其亡 而往拜之] 양호陽虎가 집에 없을 때를 엿보아 가서 사례謝禮하신 것을 이른다.
공자孔子께서 양화陽貨의 집에 가셨다가 돌아오실 때에 길에서 그를 만나신 것이다.
[謂孔子曰 來 予與爾言] 양화陽貨가 공자孔子를 불러 자기 가까이 오게 하고서, “내가 그대와 더불어 할 말이 있다.”고 말한 것이다.
[曰 懷其寶而迷其邦 可謂仁乎] 이것은 양화陽貨가 공자孔子에게 한 말이다.
보寶는 도덕道德을 비유한 것이니, 공자孔子가 출사出仕하지 않는 것은 바로 그 도덕道德을 품속에 숨긴 것이고, 나라가 다스려지지 않는 줄을 알면서 정치를 하지 않는 것은 나라를 미란迷亂시키는 것이라는 말이다.
인자仁者는 위란危亂을 구제하고 쇠퇴를 부흥復興시켜 공功이 당세에 미치게 해야 마땅한데, 지금 그대는 도리어 보배(道德)를 품고서 나라의 미란迷亂을 버려두니, 이를 인仁이라 할 수 있는가?
[曰 不可] 이것은 공자孔子의 겸손한 말씀으로, 이와 같은 것은 인仁이라 할 수 없다고 대답하신 것이다.
[好從事而亟失時 可謂知乎] 이 또한 양화陽貨가 공자孔子에게 한 말이다.
공자孔子가 허둥지둥 사방으로 바쁘게 돌아다니며[棲棲] 종사從事(벼슬함)하기를 좋아하였으나, 자주 불우不遇하여 때를 놓쳤으니, 지혜가 있는 사람이라 할 수 있느냐는 말이니, 지혜가 있는 사람이 될 수 없다는 말이다.
[曰 不可] 이 또한 공자孔子의 겸손한 말씀으로, 이와 같은 것은 지知라 할 수 없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日月逝矣 歲不我與] 이것은 양화陽貨가 공자孔子에게 벼슬을 구하도록 권한 말이다.
공자孔子의 나이가 늙어 세월이 이미 가서 다시 머물러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으니, 급히 벼슬을 구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孔子曰 諾 吾將仕矣] 낙諾은 대답한 말이다.
공자孔子는 그가 출사出仕하기를 권한다는 것을 아셨기 때문에 대답하시고서 내 장차 벼슬하겠다고 말씀하시어 손순遜順한 말로 화禍를 면하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