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9-11-나(按)
[臣按] 이 당시에 季氏가 대부의 신분으로서 魯나라의 정사를 전단하고 陽虎가 가신으로서 季氏의 정사를 전단하였으니, 공자의 이 말은 이러한 상황을 마음 아파한 것입니다.
하늘에는 두 해가 없고 나라에는 두 제왕이 없으며 높이는 대상에는 둘이 없으니, 천하의 일은 오로지 천자만이 전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천하에 도가 행해지면 예악과 정벌이 천자에게서 나와 제후가 감히 간여하지 못하고, 천하에 도가 행해지지 않으면 천자가 그 권력을 갖지 못하여 제후가 그 권력을 훔칠 수 있게 됩니다.
제후도 전단할 수 없는 것인데 하물며 대부는 어떻겠습니까. 대부도 전단할 수 없는 것인데 하물며 가신은 어떻겠습니까.
춘추시대에 齊나라‧晉나라‧秦나라‧楚나라가 번갈아 諸夏의 맹주가 되어 예악과 정벌이 천자에게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世道가 변하여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슬퍼할 만합니다.
이윽고 여러 나라의 대부들이 권력을 전단하고 자기 마음대로 하여 예악과 정벌이 또 제후에게서 나오지 않았는데, 이윽고 가신이 대부의 권력을 훔쳐 政令이 더 이상 대부에게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名號와 分數의 체계가 무너져 悖逆이 날로 심해졌으니, 그것이 더욱 심하게 가슴 아픈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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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얻으면 또한 반드시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잃는 법이니, 이치를 거스르는 것이 심할수록 잃는 것도 더 빠릅니다.
그러므로 제후가 천자의 권력을 훔치면 10대 만에 잃지 않는 자가 드물 것이고, 그 나머지는 5대나 3대 만에 잃지 않는 자가 드물 것입니다.
이치로 말하자면 대체로 이렇기 때문에, 三代의 태평성대에 천자 이하로 가신에 이르기까지 각자 자기 분수를 편안하게 여겨 수백 년이 지나도록 재앙이 없었던 것과 어떻게 같겠습니까.
또 천하에 도가 행해지면 정권이 대부에게 있지 않고, 천하에 도가 행해지면 庶人이 비난하지 않는 법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당시에는 제후의 정권이 대부분 대부에게 있었으니, 예컨대 魯나라의 三家와 晉나라의 六卿과 齊나라의 田氏는 모두 신하로서 국정을 전단하여 國人과 公議가 모두 그들의 편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므로 이를 거듭 말하여 정권이 대부에게 있는 것이 결코 장구하게 이어나가는 방도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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秦나라가 제후를 혁파하고 守를 두고부터는 제후가 천자의 일을 擅斷하지 못하였으니, 마땅히 천하의 형세가 천자 한 사람에게 귀속될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중앙집권의 형세가 이루어져 국정을 맡아 권력을 휘두르는 신하가 또 그 권력을 훔칠 수 있었습니다. 예컨대, 漢나라의 王莽과 曹操, 魏나라의 司馬師와 司馬昭는 나라를 찬탈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리하여 왕망의 재앙은 자신에게 미쳤고, 조조는 처음에 황위를 3대까지 전했다가 사마씨가 찬탈하였으며, 사마씨는 2대까지 전했다가 여러 왕과 五胡로 인한 병란이 잇달아 계속되어 거의 망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先聖들의 말에서 검증해보았을 때 거의 부절을 맞춘 것처럼 꼭 들어맞으니, 아, 경계할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