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신안臣按] 이는 위衛 무공武公이 스스로 경계하여 지은 시입니다. 사람의 일반적인 정리情理가 여럿이 있을 때에 공경하기는 쉽고 혼자 있을 때에 삼가고 두려워하기는 어렵습니다.
하물며 존귀한 군주가 조정의 위에 임하여 사대부士大夫를 대하는 것이 벗을 대할 때와 같이 엄정해야 할 때를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안색을 온화하게 하고 유순히 하여 과실過失을 막고 멀리하는 것은 비록 용렬한 군주라고 하더라도 오히려 더러 힘쓸 줄 알 것입니다.
하지만 궁정의 방 서북쪽 구석과 구중궁궐로 말하면 곁에 법도를 지키며 대대로 벼슬하는 신하와 보필하는 현사賢士가 없고 주변에 임금을 가까이에서 모시는 친근하고 편한 신하만 있습니다. 그런데도 위엄 있게 스스로 절조를 지켜 방 서북쪽 구석에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 것은 비록 현명한 군주라고 하더라도 오히려 더러 어렵게 여깁니다.
그러므로 무공이 스스로 이르기를 “‘이곳은 밝게 드러나 있는 곳이 아니라서 나를 보는 이가 없다.’라고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하여 귀신의 오묘함은 어떤 물건이든 체현되지 않는 것이 없으니 귀신이 여기에 이르는 것을 헤아려 알 수 없는 점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하물며 싫어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겠는가.”라고 하였습니다.
자사子思가 《중용中庸》을 지을 적에 이 말을 미루어 밝히기를 “은미함이 드러나는 법이니 성실함을 가릴 수 없다.”라고 하였으니, 아! 무공武公은 성현聖賢의 무리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