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은隱’은 어두운 곳이고 ‘미微’는 작은 일입니다. ‘독獨’은 남들은 알지 못하고 자기만 홀로 아는 부분입니다. 깊숙하고 어두운 가운데와 작고 은미한 일은, 자취가 비록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기미는 이미 동하였고, 남들은 비록 알지 못하지만 자기는 홀로 알고 있으니, 이는 천하의 일이 드러나고 밝게 나타나서 이보다 더한 것이 없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군자가 이미 항상 경계하고 두려워하지만 이에 있어서 더욱 감히 소홀히 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인욕을 장차 싹트려 할 때 막아서 은미한 가운데에 불어나고 자라나 도에서 멀리 떨어지는 지경에 이르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原注
신이 살펴보니, 예로부터 이 장에 대해 해석한 여러 유학자들은 모두 경계하고 삼가며 염려하고 두려워하는 것과 홀로 아는 부분을 삼가는 것을 통틀어 한 가지 일로 보았습니다. 그런데 주희朱熹에 이르러서 마침내 분리하여 둘로 만들었습니다.
“보지 않고 듣지 않는다.”라고 한 것은 내가 보지 않고 듣지 않는 것이고, ‘홀로 아는 부분’이라고 한 것은 남이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것이니, 그 의미가 둘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 평상시와 중요하고 긴절한 부분에 그 삼감을 쓰지 않는 바가 없으면 천리天理가 보존되고 인욕人欲이 없어짐을 볼 수 있으니, 이것이 바로 이른바 ‘중中과 화和를 지극히 하는 공부’라는 것입니다.
성스럽고 현명한 군주가 익숙하게 완미하고 깊이 체득한다면, 천지天地가 제자리를 편안히 하고 만물이 잘 생육되는 것은 그 근원이 진실로 이에서 나오니 힘쓰지 않아서야 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