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신안臣按] 이것 역시 앞장의 ‘홀로 아는 부분을 삼간다.’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시를 인용하여 비록 깊은 곳에 잠겨 있고 숨어 엎드린 곳이라도 그 밝게 드러나 빛나서 숨길 수 없는 것이 있음을 밝힌 것입니다.
그러므로 군자가 안으로 살펴보아 하자가 없어서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는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지극히 신령스러워 털끝만치 작은 것도 조금이라도 스스로 속이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마음속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 있으니,
注+‘慊’은 음이 ‘愜(협)’이다. 이것이 이른바 ‘하자’이며 이것이 이른바 ‘부끄러움’입니다.
다만 어두운 곳에 처하기를 드러난 곳에 처한 것처럼 하고, 홀로 아는 부분을 보기를 많은 사람이 보는 것처럼 합니다. 그리하여 자신에게 이를 돌이켜보아 하자가 되고 부끄러운 점이 없다면, 이것이 군자가 남보다 크게 뛰어나서 남들이 미칠 수 없는 이유입니다.
또 《시경詩經》을 인용하여 “방에 거처할 때에 마땅히 실내 서북쪽 방구석에도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고요히 있어도 사람들이 항상 공경하고 잠자코 있어도 사람들이 항상 믿어서 동하고 말하기를 기다린 뒤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양심良心을 보존하고 본성本性을 함양하는 공부가 이러한 경지에 이르렀으니, 훌륭한 덕을 지닌 사람이 아니라면 그 누가 이렇게 할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