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신안臣按] 맹자孟子가 제齊나라 왕에게 일러준 말이 지극하다고 이를 만합니다. 군주의 마음은 의리義理로써 함양하면 밝아지고 물욕物慾으로써 가리면 어두워져서 마치 초목草木이 그러한 것과 같습니다. 양陽으로써 따뜻하게 하면 생장하고 음陰으로써 차갑게 하면 시듭니다.
바르고 어진 인사가 나아가 뵙는 때가 항상 적으면 의리로써 적셔주는 보탬이 얼마나 될 수 있겠습니까. 물러나면 부정한 이야기로 나아가는 자가 이르니, 이는 마치 따뜻하게 하는 날은 적고 차갑게 하는 날은 많은 것과 같습니다. 비록 싹이 있다고 하더라도 도로 다시 꺾어버리니 어떻게 하겠습니까.
맹자는 또 바둑을 가지고 비유하였습니다. 바둑이 비록 하찮은 기예이지만 마음을 오로지 하고 뜻을 지극히 하는 것이 아니면 뛰어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중 한 사람은 전일專一하게 함으로써 잘하게 되고 다른 한 사람은 딴생각을 뒤섞어 잘못하게 되었으니, 가르치는 사람이 한 사람은 근면하게 가르치고 한 사람은 태만하게 가르치며 배우는 사람이 한 사람은 뛰어나고 한 사람은 졸렬해서가 아닙니다. 전일했느냐 전일하지 못했느냐에서 말미암았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정이程頤가 강관講官으로 재임할 때 일찍이 황상에게 말하기를 “군주가 하루 중에 어진 사대부를 접견하는 때가 많고 환관宦官과 궁첩宮妾을 가까이하는 때가 적으면 기질을 함양하며 덕성을 도야할 수 있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아! 군주가 의리를 가지고 그 마음을 함양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정이의 말과 같이 한 뒤에야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