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신안臣按] 이는 대우大禹가 순舜임금에게 경계했던 말입니다. 불초한 단주丹朱는 그 악이 여러 가지였는데도 우禹가 유독 ‘오만함’이라는 한마디로 잘라 말하였습니다. ‘오만함’은 교만하고 나태함을 말하니, 이것이 여러 사특함의 근원입니다.
그러므로 좋아하는 것은 게으르게 노는 것이었고, 저지르는 것은 오만하게 포학한 짓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그 쉬지 않는 작태를 있는 대로 다 부리며, 물이 없는데도 억지로 배를 끌고 다니며, 무리를 지어 음란한 짓을 일삼아 집안일을 문란하게 만들었으니, 그 대가 끊어진 이유입니다.
우는 공경하고 경계하는 마음으로 단주의 이러한 것을 징계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아내가 있음에도 함께 살 겨를이 없었으며 아들이 있음에도 사랑해줄 겨를이 없었고, 유독 평지를 확보하는 사업에 있어서 감히 뒷전으로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단주는 오로지 교만하고 나태했기 때문에 욕심을 있는 대로 다 부렸던 것이며 우는 오로지 공경하고 경계했기 때문에 사심私心을 잊은 것이니, 그 말을 순임금에게 한 것은 또한 이것으로 순임금을 경계한 것입니다.
原注
저 순임금은 위대한 성인의 자질로 어찌 경계할 만한 일이 있었겠습니까. 그런데도 익益은 태만함과 방종함을 가지고 경계하였고, 고요는 안일과 욕심을 가지고 경계하였으며, 우는 또 오만하게 포학한 짓을 하는 것을 가지고 경계하였습니다. 어찌 이러한 일이 있을까 우려하여 미리 방비한 것이겠으며, 아니면 이러한 것이 없으리라는 것을 알고도 우선 이러한 말을 한 것이겠습니까.
인심人心은 위태롭기에 예로부터 두려워했던 것이니, 비록 성군이라도 마음을 간직하고 보존했을 때의 공효功效를 감히 잊어서는 안 되며, 대신大臣이 성군을 섬김에 있어 조심할 때의 유익함을 감히 폐해서는 안 됩니다. 후대의 군신들은 마땅히 살펴서 본보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