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신안臣按] 이 시는 주공周公이 지은 것이니, 문왕文王의 일을 들어 성왕成王을 경계한 것입니다.
첫 장에 이르기를 “문왕에 위에 계시니 그 덕의 밝음이 위로 하늘에 통하여 하늘과 하나가 되었다. 주周나라가 나라를 소유한 것이 후직后稷과 공류公劉 이래로 면면히 천 년을 이어왔으니 오래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오직 문왕이 하늘과 덕을 같이했기 때문에 하늘이 새로운 천명을 내려주신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주나라가 드러나지 않으랴.”라는 것은 매우 드러남을 말한 것이고, “상제의 명이 때에 맞지 않으랴.”라는 것은 매우 때에 맞음을 말한 것이니, 시인의 말이 대체로 이와 같습니다. 덕이 이미 드러났고 천명이 이미 때에 맞았지만 문왕의 신령이 한 번 올라가고 한 번 내려오는 것이 항상 상제의 좌우에 있듯 하여 일찍이 잠시도 중단된 적이 없었으니, 이것이 이른바 ‘덕의 순수함’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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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에 또 이르기를 “문왕文王을 생각하고자 한다면 오직 그 덕을 계승하여 닦는 데 달려 있을 뿐이니 능히 덕을 닦는다면 길이 천명에 합하여 복록福祿이 절로 올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맹자孟子는 말하기를 “화禍와 복福이 자기에게서 찾아지지 않는 것이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상商나라는 스스로 화를 구한 것이고 주周나라는 스스로 복을 구한 것이니 하늘이 그 사이에 무슨 마음을 두었겠습니까.
한창 상나라가 무리를 잃지 않았을 때에는 상제上帝에게 능히 합하였었는데 지금 그 자손들이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의당 이를 거울삼아 스스로 돌아보아야 할 것이니, 이렇게 하면 천명이 보전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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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에 또 이르기를 “천명은 보전하기 어려우니 겨우 네 몸에 이르러서 끊어지게 하지 말라.”라고 하였습니다. 주周나라는 성왕成王에 이른 것이 두 세대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주공周公은 벌써 그 천명이 이어지지 않을까 근심하여, 성왕으로 하여금 훌륭한 명성을 펴서 밝히고 상商나라가 천명을 잃은 이유를 헤아리게 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는 사람들의 말을 널리 물어본 뒤에 상나라가 망한 이유를 알 수 있고, 상나라가 망한 이유를 알면 주나라가 흥한 이유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네 몸에서 끊어지게 하지 말지어다.”라는 구절을 읽으면 지금도 여전히 사람으로 하여금 서늘하게 두려워 떨게 만드는데, 더구나 주공이 직접 말을 하고 성왕이 직접 들은 것이야 더 말할 것이 있겠습니까.
또한 요堯임금이 순舜임금에게 고하기를 “하늘의 복록이 영영 끊길 것이다.”라고 한 것과 같습니다. 후세의 관점에서 말한다면 틀림없이 이것을 불길한 말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옛날에는 임금과 신하가 서로 일러주고 경계할 때에 위태롭게 되고 망하게 될 것임을 숨기지 않음이 이와 같았으니, 이것이 바로 위태로워지지 않고 망하지 않았던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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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을 장차 끝내려고 하면서 마침내 단정하기를 “무릇 천명에 합하고자 하는 자는 하늘을 본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하늘은 찾을 만한 소리도 냄새도 없으니, 오직 문왕文王을 본받는다면 하늘에 합하여 만방이 믿고 따를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문왕〉 시 7장은 주공周公이 직접 쓴 것입니다. 후세의 군왕 된 자가 천명을 보전하고자 한다면 의당 이를 병풍에 열기列記하고 서책에 써서 낮이면 읽고 밤이면 생각해야 할 것이니, 이렇게 하면 상제上帝가 실제로 그 위에 임하는 것처럼 될 것이어서
비록 잠시만 스스로 방일放逸하려고 해도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바라건대 성명聖明께서는 깊이 유념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