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4-가 《시경詩經》 〈운한雲漢〉은 잉숙仍叔이 주周선왕宣王을 찬미한 시이다.注+‘仍叔’은 周나라 大夫이다. 재앙을 만나 두려워하여 몸을 편안히 하지 못하고 행실을 닦아 재앙을 없애고자 하였으니 백성이 걱정해줌을 받았다. 로 이 시를 지은 것이다. 그 1장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밝고 큰 저 은하수여倬彼雲漢 밝은 빛 하늘을 따라 도네注+‘倬’은 ‘밝고 크다’라는 뜻이다. ‘雲漢’은 은하수이다. ‘昭’는 ‘빛’이라는 뜻이다. ‘回’는 ‘돌다’라는 뜻이다.昭回于天 왕이 말씀하기를 아!王曰於乎 지금 사람에게 무슨 죄 있는가何辜今之人 하늘이 화란禍亂을 내리시어天降喪亂 기근饑饉이 거듭하여 이르기에注+‘薦’은 ‘거듭되다’라는 뜻이다. ‘臻’은 ‘이르다’라는 뜻이다.饑饉薦臻 제사 지내지 않는 신이 없으며靡神不舉 이 희생을 아끼지 않아서靡愛斯牲 규벽圭璧을 이미 다 올렸는데注+‘卒’은 ‘다하다’라는 뜻이다.圭璧旣卒 어찌 내 말을 들어주지 않는가寧莫我聽
그 2장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圭璧
가뭄이 이미 너무도 심하여旱旣大甚 열기가 쌓이고 성하여 가물기에注+‘蘊’은 ‘쌓이다’라는 뜻이다. ‘隆’은 ‘성하다’라는 뜻이다. ‘蟲蟲’는 가뭄의 기운이다.온륭충충蘊隆蟲蟲 인사禋祀를 그치지 않아注+‘殄’은 ‘끊기다’라는 뜻이다.不殄禋祀 교제郊祭 지내고 종묘宗廟에 가서注+‘郊’는 하늘에 제사 지내는 것이다. ‘徂’는 ‘가다’라는 뜻이다. ‘宮’은 廟이다.自郊徂宮 천지天地에 제사하고 예물을 올리고 묻으며注+‘上下奠瘞’는 위로 하늘에 제사 지내고 아래로 땅에 제사 지내며 그 예물을 올리고 그 물건을 땅에 묻는다는 것이다.上下奠瘞 높이고 섬기지 않는 신 없으니注+‘宗’은 높이고 섬기는 것을 이른다.靡神不宗 후직后稷이 능히 구하지 못하시고注+‘克’은 ‘능히 하다’라는 뜻이다.后稷不克 상제上帝가 굽어보지 않으시네注+‘臨’은 ‘굽어보다’라는 뜻이다.上帝不臨 세상에 해를 입히고 망치기보다는注+‘斁’는 ‘실패하다’라는 뜻이다.耗斁下土 차라리 내 몸에 당했으면寧丁我躬
그 3장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가뭄이 이미 너무도 심하기에旱旣太甚 그 이유 미루어 알 수 없네注+‘不可推’는 ‘미루어 알 수 없다’라는 뜻이다.則不可推 두렵고 조심스러워注+‘兢兢’은 ‘두려워하다’라는 뜻이다. ‘業業’은 ‘위태롭게 여기다’라는 뜻이다.兢兢業業 천둥벼락처럼 여기네如霆如雷 주周나라의 남은 백성周餘黎民 한 사람도 안 남았네注+‘孑’은 홀로 선 모양이다.靡有孑遺
그 4장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가뭄이 이미 너무도 심하기에旱旣太甚 멈추게 할 수가 없네則不可沮 메마르고 뜨거워서赫赫炎炎 내 몸 둘 곳 없게 되었네云我無所 죽을 운명 가까워졌는데注+‘大命’은 백성이 죽고 사는 운명이다.大命近止 돌봐주는 이도 살펴주는 이도 없네注+‘靡瞻靡顧’는 돌봐주고 살펴보는 자가 없다는 것을 말한다.靡瞻靡顧 제후諸侯들과 경사卿士들은群公先正 나를 돕지 않더라도注+‘群公先正’은 諸侯와 卿士 가운데 祈雨祭에 종사하는 자를 이른다.則不我助 부모와 선조께서는父母先祖 어찌하여 차마 나를 버리는가胡寧忍予
그 5장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가뭄이 이미 너무도 심하기에旱旣太甚 산천이 씻어낸 듯 말랐네注+‘滌滌山川’은 산의 나무는 마르고 냇물은 말라서 씻어 없앤 듯한 것이다.滌滌山川 가뭄의 신 잔학殘虐하여注+‘魃’은 가뭄의 신이다.旱魃爲虐 태우는 듯 사르는 듯하네注+‘惔’은 태우는 것이다.如惔如焚 내 마음 더위를 두려워하여注+‘憚’은 ‘두려워하다’라는 뜻이다.我心憚暑 근심스런 마음 타는 듯하네憂心如熏 제후諸侯들과 경사卿士들은群公先正 내 말 들어주지 않으니則不我聞 하늘의 상제上帝께서는호천상제昊天上帝 어찌하여 나를 달아나게 하는가.寧俾我遯
역주
역주129-4-가 :
《詩經》 〈大雅 雲漢〉에 보인다. ‘雲漢仍叔’부터 ‘故作是詩也’까지는 〈毛序〉에 보이는데 일부 자구의 축약이 있다. 朱熹의 《詩集傳》에 따르면 모두 8장이며 장10구로 구성되어 있다. 〈모서〉에 따르면, 폭정을 행한 厲王의 뒤를 이어 周 宣王이 즉위하여 난을 다스리려는 뜻을 품고 재앙을 당해 잠시도 몸을 편안히 하지 않고 행실을 닦아 재앙을 사라지게 하려고 하자 천하 사람들이 이를 기뻐하였기에 仍叔이 이 시를 지어 선왕을 찬미한 것이라고 한다.
역주2宣王 :
?~기원전 782(재위 기원전 827~기원전 782). 西周의 제11대 국왕인 姬靜이다. 厲王의 아들이다. 국인 폭동으로 축출된 여왕이 죽자, 周 定公과 召 穆公에 의해 국왕에 옹립되었다. 이후 소 목공, 尹吉甫, 仲山甫, 程伯 休父, 仍叔 등 현신을 중용하여 교화를 일으키고 대외적으로 玁狁, 西戎, 淮夷, 徐國, 楚國 등을 제압하는 등 국세를 회복하여 ‘宣王中興’을 이루었다.
역주7則不可推 :
《毛詩注疏》의 鄭玄 箋에는 ‘推’를 ‘물리치다[去]’로 풀이하였고, 孔穎達의 疏에는 ‘멀리 떨어진다는 말[遠離之辭]’이라고 부연하였는데, 이 경우 ‘推’의 독음은 ‘퇴’이다. 朱熹의 《詩集傳》도 이와 같으며, 일반적으로 ‘推’에 대해 ‘밀어내다’, ‘옮기다’ 등으로 풀이하였다. 다만 呂祖謙의 《呂氏家塾讀詩記》에는 臨川 王氏(王安石)의 설을 인용하여 “‘旱既大甚則不推’는 그 연유를 미루어 알 수 없다는 것이다.[旱既大甚則不推者 不可推知其故也]”라고 풀이하여, 眞德秀의 풀이와 일맥상통한다. 《毛詩注疏 大雅 雲漢 鄭玄箋․孔穎達의 疏》 《詩集傳 大雅 雲漢》 《呂氏家塾讀詩記 大雅 雲漢》
역주8三章……孑遺 :
朱熹의 《詩集傳》에 따르면 〈雲漢〉 제3장은 10구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저본에 인용된 것은 그중 전반부 6구뿐이며, 본래 이 뒤에 “昊天의 上帝께서, 나를 남겨두지 않으시네. 어찌 두려워하지 않겠는가. 선조의 제사 끊기게 되었네.[昊天上帝 則不我遺 胡不相畏 先祖于摧]”의 4구가 더 있다.
역주9大命近止라 :
저본의 현토는 ‘라’로 되어 있으며 諺解도 이와 같으나, 眞德秀의 안설에는 ‘民之大命이 死亡無日이어늘’이라고 하였으므로 ‘어늘’이 옳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