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前云不用其良은 謂善人失職也니 善人失職은 由小人之用事也요 小人用事于外者는 由婦人主之於中也라 故至此하여 歴敍其人焉하니
卿士․司徒而下는 皆王朝貴近之官而皇父之屬이 分據其位하니 所以然者는 有褒姒가 爲之地也라 女子․小人이 內外交締하니 此가 灾異所以併至也라
善人君子가 遭值此時하여 黽勉從事하여 未嘗敢以勞苦自言而無罪無辜가 横罹讒毁하니
以此로 知山摧川沸之變이 非天爲之라 實噂沓背憎之人이 爲之也라 蓋上天이 仁愛하시니 非有意於降灾라 乃人自取之耳니 可不戒哉잇가
原注
[신안臣按] 4월에 된서리가 내렸는데도 유왕幽王은 경계할 줄 몰랐습니다. 그리하여 10월 초하루에 일식이 일어났습니다. 선유先儒의 의론을 상고해보건대 다음과 같습니다.
일식과 월식이 비록 일정한 도수가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왕자王者가 덕을 닦고 정사를 행하여 어진 이를 등용하고 간사한 이를 없애서 양陽이 강성해져 충분히 음陰을 이기게 하고 음이 쇠하여 양을 침범하지 못하게 한다면, 해와 달의 운행이 비록 간혹 먹힐 때를 당하여도 먹히지 않게 됩니다.
만약 나라에 제대로 된 정사가 없고 선한 사람을 등용하지 않아서 신하와 자식이 임금과 아비를 배반하고 부녀자가 지아비의 위에 올라서고 소인이 군자를 능멸하고 이적夷狄이 중국中國을 침범하면, 음이 강성해지고 양이 미약해져 먹힐 때가 되면 반드시 먹힙니다. 비록 운행에는 일정한 도수가 있다고 하지만 실로 범상치 않은 변고가 됩니다.
原注
정양正陽의 달에 일식이 있는 것은 고대에 매우 꺼렸습니다. 하지만 순음純陰의 달인 10월에 일식이 일어나는 것을 시인이 마찬가지로 풍자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순양純陽에 먹히는 것은 양이 매우 약한 것이고 순음에 먹히는 것은 음이 매우 강성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변異變이 된다는 점에 있어서 같은 것입니다.
‘또한 매우 보기 흉한 일이네.’라는 것은 매우 흉하게 여길 만함을 말한 것입니다. 달에 이지러지고 미약해짐이 있는 것은 올바른 이치지만, 해도 이지러지고 미약해지니 어찌 매우 슬퍼할 만하지 않겠습니까. 해와 달이 흉함을 알려 그 운행하는 길을 쓰지 않는 것을 근본을 캐보면, 사방 제후국에 제대로 된 정사가 없어서 어진 사람을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월식은 양이 음보다 강성해지는 것이고 일식은 음이 양을 이기는 것입니다. 양은 높고 음은 낮으니, 음이 양에 항거하다가 이기지 못하는 것은 곧 떳떳한 것이지만 음이 양을 이겨서 가렸으니 떳떳한 것이 될 수 있겠습니까.
原注
앞에서 ‘어진 사람을 쓰지 않네.’라고 한 것은 선인善人이 직위를 잃었다는 것을 이르니 선인이 직위를 잃은 것은 소인이 일을 주도하는 데에서 말미암은 것이고 소인이 밖에서 일을 주도하는 것은 부인이 안에서 이를 주재하는 데에서 말미암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에 이르러 그 사람들을 여기에 하나하나 서술하였습니다.
경사卿士와 사도司徒 이하는 모두 왕의 조정의 존귀하고 왕을 측근에서 모시는 관직인데, 황보皇父의 무리가 그 자리를 나누어 차지하였습니다. 그렇게 된 이유는 포사褒姒가 그 바탕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여자女子와 소인小人이 안팎에서 서로 연계하니 이것이 재이가 한꺼번에 이른 이유입니다.
선인善人 군자君子가 이때를 당하여 힘써서 나랏일에 매진하여 감히 수고롭다고 스스로 말한 적도 없었는데 죄도 잘못도 없이 뜻밖에 참소를 당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산이 무너지고 하천이 용솟음치는 재변이 하늘이 행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앞에서는 수다 떨고 뒤에서는 미워하는 사람이 이를 행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상천上天이 어질고 자애로우니 재앙을 내리는 데 뜻이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사람이 스스로 재앙을 취한 것이니 경계하지 않아서야 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