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目】 왕망王莽의 대사공 왕읍大司空 王邑이 지진이 일어난 이유로 물러날 것을 청하자, 왕망은 허락하지 않으며 말하기를 “땅에는 동動이 있고 진震이 있으니, 진震은 해로움이 있고 동動은 해롭지 않다.
≪춘추春秋≫에 지진地震을 기록하고, ≪주역周易≫의 〈계사전繫辭傳〉에 곤坤이 동動함을 말하였는데, ‘동動하고 정靜함에 열리고 합하여 만물萬物이 생겨난다.’고 했다.”注+벽辟은 벽闢과 통하니 열림이고, 흡翕은 수렴收斂함이다. ≪주역周易≫의 〈계사전 상繫辭傳 上〉에 이르기를 “곤坤은 동動함에 열리고 정靜함에 합하니, 이 때문에 넓음이 생긴다.” 하였다. 하였으니, 왕망이 스스로를 속이고 꾸미기를 좋아함이 모두 이와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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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綱】 함박눈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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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目】 눈의 깊이가 한 길이나 되어서 대나무와 측백나무가 혹 말라죽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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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綱】 여름에 왕망王莽이 처음으로 관리들에게 녹봉을 나누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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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目】 이보다 앞서 왕망王莽이 제도가 아직 정해지지 못했다 하여, 위로는 공경公卿으로부터 아래로는 낮은 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두 녹봉을 받지 못하였었는데, 이때에 이르러 처음으로 관리들에게 녹봉을 주었다.注+부賦는 베풂이요, 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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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目】 〈왕망王莽이〉 또 말하기를 “옛날에는 그해에 풍년이 들면 수라상의 음식 수를 예법대로 채워 행하고 재해가 있으면 수라상의 음식 수를 줄여 행하였으니, 상계上計할 적에 천하를 통계하여 다행히 재해가 없으면 태관太官이 수라상의 음식을 종류대로 모두 구비하고,
만일 재해가 있으면 10분을 기준율로 하여 많고 적음에 따라 음식의 수를 줄이라.注+〈“이십률다소이손선언以什率多少而損膳焉”은〉 10분을 기준율로 하여 재해로 인해 감소한 정도를 살펴보아 분수分數를 제정하는 것이다.공경公卿 이하가 각각 주군州郡과 국읍國邑을 나누어 그 재해를 보증하되 또한 10분을 기준율로 하여 많고 적음에 따라 그 녹봉을 줄이라.注+
또 중도中都의 관리로서 녹봉을 먹는 자는 태관太官이 수라상의 음식을 종류별로 구비하거나 줄임에 따라 녹봉을 주는 절도로 삼으라.” 하니, 왕망의 제도가 번거롭고 자질구레함이 이와 같아서 제대로 회계會計를 할 수 없고 관리들이 끝내 녹봉을 받지 못하니,
각각 관직에 따라 간악한 짓을 하여 뇌물을 받아 스스로 녹봉을 충당하였다.注+공共(공급하다)은 공供으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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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綱】 장평長平의 강안江岸이 무너져서 경수涇水를 막자, 왕망王莽이 다시 군대를 징발하여 흉노匈奴를 공격하였다.注+장평안長平岸은 장평관長平館의 서안西岸이니, 장평관長平館은 경수涇水의 남쪽 언덕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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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目】 왕망王莽의 신하들이 강안江岸이 무너졌다 하여 축수祝壽하기를 “하도河圖에 이른바 ‘흙으로 물을 진정鎭靜시킨다.’는 것이니, 흉노匈奴가 멸망할 상서祥瑞입니다.” 注+하도河圖의 도참문圖讖文이 9편篇이 있었다. 진塡(진정시키다)은 진鎭과 같다.하였다.
이에 왕망은 장수를 보내 흉노를 공격하여 변경에 이르러 주둔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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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綱】 가을 7월 그믐에 일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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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綱】 겨울에 왕망王莽이 군대를 크게 징발하여 익주益州의 만이蠻夷를 공격하다가 이기지 못하니, 월수越巂(월수)의 만이蠻夷 또한 자기들의 태수太守를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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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目】 만이蠻夷를 공격하는 왕망王莽의 병사들 중에 역질로 죽은 자가 10명에 6, 7명이고 백성들의 재물을 세금으로 거두어서 10분의 5를 착취하니, 익주益州가 텅 비고 재정이 고갈되어 이기지 못하였다. 왕망이 다시 장수를 보내 천수天水와 농서隴西의 기병騎兵 10만 명을 크게 징발하여 공격하였다.
처음 도착했을 때에는 자못 수천 명에 이르는 적의 수급을 베었으나, 그 후 군량이 앞뒤로 서로 이어지지 못하여 사졸士卒들이 기아에 허덕이고 역질에 시달리자, 세금을 다시 크게 징수하고자 하였다.
취도대윤 풍영就都大尹 馮英이 말하기를注+왕망王莽이 촉군蜀郡의 광도현廣都縣에 취도대윤就都大尹을 두었다. “지금 여러 군郡의 군대와 곡식을 징발하고자 하여注+여기서 구句를 뗀다. 백성들의 재물의 10분의 4를 세금으로 취하신다면 양주梁州(익주益州)를 텅 비어 무너지게 하여 전공戰功은 끝내 이루지 못할 것이니,注+“자민십취기사訾民什取其四”는 백성들의 재물을 징발해서 그 10분의 4를 취함을 말한다. 왕망王莽은 익주益州를 고쳐 양주梁州라 하였다.
마땅히 군대를 해산하여 둔전屯田을 하고 분명하게 현상금을 내걸어야 합니다.” 하자, 왕망이 노하여 풍영을 면직하니, 월수越巂의 만이蠻夷인 임귀任貴가 마침내 태수 매근太守 枚根을 죽이고 스스로 서서 공곡왕邛穀王이라 하였다.注+매근枚根은 태수太守의 성명姓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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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綱】 왕망王莽이 오위장 왕준五威將 王駿을 보내 서역西域으로 출동하게 하였는데, 언기焉耆가 이들을 습격하여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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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目】 왕망王莽이 왕준王駿을 보내 도호 이숭都護 李崇과 함께 서역西域으로 출동하게 하자, 여러 나라에서 교외郊外까지 나와 맞이하고 군대와 곡식을 보내었다.
언기焉耆는 거짓으로 항복하고 병력을 모아 스스로 대비하였는데, 왕준 등이 이르자 군대를 매복했다가 습격하여 죽이니, 서역西域이 마침내 중국中國과 단절되었다.
역주
역주1莽始賦吏祿 :
“‘처음으로 祿俸을 주었다.’라고 쓴 것은 어째서인가. 늦다고 여긴 것이다. 王莽이 天子의 지위를 찬탈한 지 8년이 되었는데도 제도를 정하지 못하여 이때에 처음으로 녹봉을 준 것이다.[書始賦 何 緩也 莽簒位八年矣 制度未定 於是始賦祿焉]다” ≪書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