目
既罷에 公卿이 或尤浩曰 南冦伺隙이로되 而捨之北伐이라가 若蠕蠕遠遁하여 前無所獲이요 後有彊寇면 將何以待之오
浩曰 不然하다 今不先破蠕蠕하면 則無以待南寇라 南人聞國家克統萬하고 内懐恐懼라
故揚聲動衆以衞淮北하니 比吾破蠕蠕往還之間에 南冦必不敢動이요
且彼歩我騎라 彼能北來나 我亦南往이니 在彼甚困이나 於我未勞요
況南北殊俗하고 水陸異宜하니 與之河南이라도 亦不能守라
以劉裕之雄傑로 吞併關中하여 留其愛子하고 輔以良將하여 精兵數萬이로되 猶不能守어늘 況義隆今日君臣이 非裕時之比요
主上英武하고 士馬精彊하니 彼若果來면 如以駒犢闘虎狼이라 何懼之有리오
蠕蠕恃其絶遠하여 謂國家力不能制라하여 夏則散衆放畜하고 秋肥乃聚하여 背寒向温하여 南來冦抄하니
今掩其不備면 必望塵駭散하리니 牡馬護牝하고 牝馬戀駒하여 驅馳難制요 不得水草면 不過數日에 必聚而困弊하리니 可一擧而滅也라 蹔勞永逸이니 時不可失이니라
目
[目] 논의를 마치고 난 뒤에 공경들 가운데 어떤 사람이 崔浩를 허물하여 말하기를 “남방의 적이 빈틈을 엿보고 있는데 이를 내버려두고 북벌을 하다가 만약 蠕蠕이 멀리 달아나버려서 앞에서는 얻을 바가 없고 뒤에서는 강대한 적을 갖게 되면 장차 어떻게 이를 상대하겠는가.”라고 하였다.
최호가 말하기를 “그렇지 않다. 지금 우선 연연을 격파하지 않으면 남방의 적을 상대할 수가 없다. 남쪽 사람들은 우리나라가 統萬(夏나라 도성)에서 승리한 소식을 듣고 속으로 놀라 두려움을 품고 있다.
그러므로 공공연히 군대를 동원하여 淮北을 지킨다고 하니, 우리들이 연연을 격파하러 갔다 올 때까지는 남방의 적들이 반드시 움직이지 못할 것이다.
또한 저들은 步兵이고 우리들은 騎兵이므로 저들이 북쪽으로 침입해올 수 있으나 우리들은 또한 남쪽으로 내려갈 것이니, 이는 저들에게 매우 피곤한 일이지만 우리에게 수고로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남과 북의 습속이 다르고 水戰과 陸戰의 편의가 다르니 河南을 저들에게 준다고 해도 저들은 또한 지킬 수 없을 것이다.
劉裕와 같은 영웅호걸이 關中을 병합하고 나서 그의 사랑하는 아들을 남기고 훌륭한 장수로 보좌하게 하여 정예 병사 수만을 거느리고서도 오히려 지키지 못하였는데, 하물며 劉義隆과 오늘날 그 군신들이 유유의 시대와 비할 바가 못 되고,
우리 主上께서 영명하며 용감하고 군사와 군마는 정치하며 강성하니 저들이 만약 침입해온다면 마치 망아지와 송아지로 호랑이와 이리에게 싸움을 걸어오는 것과 같은 것이니, 어찌 두려울 것이 있겠는가.
연연은 그들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믿고서 우리나라가 힘으로 능히 통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여름에는 무리를 분산시켜 가축을 방목하고 가을에 가축이 살찌면 마침내 모여서 추위를 피해 따뜻한 곳을 향해서 남쪽으로 와서 노략질을 한다.
지금 그들이 방비하지 않고 있는 것을 기습한다면 반드시 흙먼지가 일어나는 것을 멀리서 보고 놀라서 흩어질 것이다. 수말이 암말을 보호하고 어미 말이 새끼 망아지를 사랑하여 날뛰게 되어 통제하기 어려울 것이고, 물과 풀을 구하지 못하면 수일도 채 지나지 않아 반드시 모여들어 곤궁하고 피폐해질 것이니, 한 번 출동하여 멸망시킬 수 있다. 수고로움은 잠시이고 편안함은 영원하니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