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대열에서 장수를 발탁하시고, 평범한 사람들 가운데에서 인재를 선발하시며, 먼 오랑캐 지역의 사신을注+〈사使(사신)는〉 거성去聲이다. 한 번 보고는 잊지 않으시고, 하찮은 신하의 이름을 두 번 물어본 적이 없으시며, 화살로는 7겹의 갑옷을 뚫을 수 있고注+찰札은 갑옷이다. 양유기養由基는 활을 쏘아 7겹의 갑옷을 뚫었다., 활로는 6균鈞강궁强弓을 당겨 관통할 수 있습니다.注+《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정공定公 8년에 노魯나라가 제齊나라를 토벌하였는데, 병사들이 줄지어 앉아서 안고顔高의 활은 6균勻(180근斤)이나 된다고 하였다.
게다가 고대의 전적典籍에 마음을 두고, 시문詩文에 뜻을 두시며注+속屬(이어지다)은 음音이 촉囑이다., 서법書法은 종요鍾繇와 장지張芝를 뛰어넘고注+〈논존경사부論尊敬師傅〉편주篇註에 보인다., 사부辭賦는 가의賈誼와 사마상여司馬相如를 연구하시니注+한漢나라의 가의賈誼와 사마상여司馬相如는 모두 문인文人이다., 문세文勢를 떨치면 음률이 절로 조화를 이루고注+치徵(음률 이름)는 음音이 지止이다., 가벼운 붓을 잠시 휘두르면 아름다운 꽃이 다투어 피는 듯합니다.
인자함으로 백성들을 어루만지시고, 예의로 여러 신하들을 대우하시며, 작은 선행도 포상하시고, 법망法網을 관대하게 베푸시며, 귀에 거슬리는 간언을 반드시 들으시고, 피부에 절박하게 와 닿는 참소를 끊어버리십니다.注+《논어論語》 〈안연顔淵〉에 이르기를 “피부에 와 닿는 하소연이 통하지 않는다면 명철하다고 할 만하다.”라고 하였다.
살리기를 좋아하시는 미덕은注+호好(좋아하다)는 거성去聲이다.강호江湖를 막아 고기잡이하는 것을 금지시켰고, 죽이기를 싫어하는 어진 마음은 도살장에서 칼 놀려 살육하는 것을 그치게 하셨으니, 오리와 학도 벼나 조를 먹을 수 있는 은혜를 받았고注+하荷(메다)는 거성去聲이다., 개와 말도 죽으면 휘장이나 덮개를 덮을 수 있는 은혜를 받았습니다.
지존至尊을 낮추어 이사마李思摩의 등창을 빨아주시고注+정관貞觀 19년(645)에 태종太宗이 요동遼東을 정벌하여 백암성白巖城을 공격하였다. 우위대장군右衛大將軍이사마李思摩가 날아오는 화살에 맞았는데, 태종이 친히 피를 빨아주었다., 당堂에 올라 위징魏徵의 널 앞에서 곡을 하셨으며注+임臨(곡을 하다)은 거성去聲이다. 정관貞觀 17년(643) 정월에 위징魏徵이 죽자, 태종太宗이 애통해하며 곡을 하였다.,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병사들을 위해 곡을 하시니 슬픔이 6군을 감동시켰고注+정관貞觀 19년에 태종太宗이 고구려高句麗 정벌에 나섰을 때, 영주營州에 이르러 명을 내려 요동遼東의 전투에서 전사한 병졸들의 유골을 모두 유성柳城의 동남쪽에 모으게 하고는, 유사有司에게 태뢰太牢를 진설하라고 명하고 태종이 직접 글을 지어 제사를 올리고 통곡하여 몹시 슬퍼하였다., 〈진흙탕이 된〉 길을 메꾸는 섶을 져 나르시니 그 마음이 천지를 감동시켰으며注+정관貞觀 19년에 태종太宗이 요수遼水를 건널 적에 요택遼澤이 진창이어서 수레와 말이 건너지 못하자, 장손무기長孫無忌에게 명을 내려 만 명의 병력을 이끌고 풀을 베어 길을 메우게 하고 물이 깊은 곳은 수레로 다리를 만들게 하였으며, 태종이 직접 말안장 끈에 섶을 매어 도왔다., 백성들의 목숨을 중시하여 특별히 형옥刑獄에 마음을 다하셨습니다.
역주
역주1勻 :
中國本은 모두 ‘鈞’인데, 朝鮮 宣祖의 初諱 ‘鈞’을 忌諱하여 ‘勻’으로 한 것이다.
역주2解呑舟之網 :
형법이 관대함을 말한다. 《史記》 권122 〈酷吏列傳序〉의 “漢이 흥기하여……법망은 배를 삼킬 만한 큰 고기도 빠져나갈 수 있었고 관리의 다스림이 진척되어 간사함에 이르지 않았고 백성들이 다스려져 편안하였다.[漢興……網漏於呑舟之魚 而吏治烝烝 不至於姦 黎民艾安]”에서 변용한 것이다.
역주3鳬鶴荷稻粱之惠 :
《韓詩外傳》 권2의 “黃鵠이 한번 날아올라 천 리를 가는데 임금의 園池에 머물고 임금의 魚鼈을 먹으며 임금의 黍粱을 쪼아 먹습니다.[夫黃鵠一擧千里 止君園池 食君魚鼈 啄君黍粱]”에서 유래한 것이다.
역주4犬馬蒙帷蓋之恩 :
《禮記》 〈檀弓 下〉의 “孔子가 기르던 개가 죽자 子貢에게 묻어주게 하며 말하기를 ‘내가 듣건대 「해진 휘장을 버리지 않는 것은 말을 묻어주기 위해서이며, 해진 수레의 차일을 버리지 않는 것은 개를 묻어주기 위해서이다.」라고 하였다. 나는 가난해서 덮어줄 차일이 없으니, 묻을 때 자리로 덮어주어서 그 머리가 흙 속에 빠지지 않게 하라.’라고 하였다. 임금의 말이 죽으면 휘장으로 덮는다.[仲尼之畜狗死 使子貢埋之曰 吾聞之也 敝帷不弃 爲埋馬也 敝盖不弃 爲埋狗也 丘也貧無盖 於其封也 亦予之席 毋使其首陷焉 路馬死 埋之以帷]”에서 유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