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처음 정사政事를 볼 때 유의할 일들
이 편은 지방관이 되어 처음 정무를 시작할 때 중점을 두고 해야 할 일들을 서술하고 있다. 전체적인 내용을 개략적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처음 등청登廳할 때는 모든 백성과 아전들이 지켜보고 있으므로 행동거지를 각별히 조심하고, 의관衣冠이나 궤几와 의자 등 하찮은 것이라도 잘못이 있으면 비웃음을 살 수 있으므로 미리 삼가고 점검하여야 함을 언급하였다. 또 요속僚屬들의 참알參謁에 대한 답례答禮를 할 때 상대에 걸맞게 해야 하니, 지나치게 공손해서도 안 되고 거만해서도 안 되며, 말은 간단하면서도 타당하고, 이치에 맞으면서 명백하게 하라고 하였다. 다음으로 부임해서 아무 말을 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경시하므로, 한 명씩 불러서 경계시키고 지시를 어기면 법으로 다스리겠다고 말해야 그들이 업신여기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리고 새로 부임해서는 함부로 결재決裁하지 말고 모든 일에 이전 문건을 확인하고 그 근원을 물어서 바로잡을 것은 바로잡고 재촉할 것은 재촉해야지, 흐리멍덩하게 이서吏胥들의 말만 듣고서 결재를 하면 그 허물을 자기가 뒤집어쓰게 됨을 경계하였다. 끝으로 처음 세운 뜻을 굳건히 하기 위해서는 부임한 초기에 사직社稷, 산천山川, 선성宣聖, 성황城隍에 참알參謁하면서 축문에 자기의 뜻을 담아 써서 신神에게 맹세하면 후일 자기 뜻을 바꾸려고 해도 쉽게 바꾸지 못하게 되므로 처음 뜻을 지키는 데에 유익하다고 조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