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立敎條
居民之上이면 爲民師表니 當以身正之於先하고 如以禮敎之於下라 孟子謂善政不如善敎라하니 蓋以其入人之深하야 得民之心也라 故莅政之始에 必先敎化니
如吏胥則以吏胥當行之道로 述而敎之하고 如人民則以人民當知之事로 述而敎之호되 本之以三綱五常之要하고 酌之以百行百事之宜하야 諄諄然以開其心하고 懇懇焉以導其善이라
必申請于朝하야 命儒臣之通達有識者하야 以孝弟忠信禮義廉恥勤儉謙和等目으로 詳具其法하야 行之民間하고
俾於各里選任年高有德通曉文義衆所推服者一人하야 以爲敎長하야 訓化一里之人이라
仍令百家蓋一堂하야 名曰善俗이라 其制五間이니 務容百人之上호되 虛其中及前一面하고 惟於北面及東西二端은 壘土以爲坐榻이라 幷四壁皆以白堊塗之하고 其壁界爲五圖호되
一則圖律令之切於民間者于中一間하고 二則圖當今禮制之切於民用者于東次間하고 三則圖本里百家男子之年齒長幼于西次間하고
四則圖百家賦役上中下之等第于東末間하고 五則圖每月人民所行之善惡于西末間이라
每月朔則會一里之人於堂하야 自上而下로 依圖長幼分行而立하야 一人贊唱하야 行兩拜禮라
拜畢에 仍對立於班이면 敎長이 出立于堂之中하고 向南設一卓하야 以所頒敎民之文으로 朗然解說하야 令民聽之라 旣畢에 圓揖하고 復依次就坐라
敎長居中하야 詢問各之父老호되 此月之內에 曾有何人行何善事하고 或有何人作何過惡하야 其有善者면 則書其名及所行之善於圖中이라
凡及三次면 則以其實跡으로 申于州縣하야 輕則優其差役하고 重則聞之于朝하야 以旌異之라 其爲惡者는 則面諭之以理法하야 令其改過하고 如二次不悛이면 則對衆議行責罰하야 以令知恥라
又果不改하야 至三次면 則爲終不改矣니 乃以其實跡으로 申于州縣하야 以官法繩之라 仍於圖中書其過惡하야 苟能三年不犯이면 則爲之除去라
如此면 則激勸有方하야 而民無不知禮知法하야 自然感化하야 皆相率爲良民하고 獄訟不生하야 而風俗漸淳矣리니 撫民之要 何以加於此哉리오
백성을 교화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수립할 것
백성의 위에 있으면 백성들의 본보기가 되니 먼저 자신을 바르게 한 뒤에 예禮를 백성에게 가르쳐야 한다. 맹자孟子가 이르기를 “선한 정치가 ” 하였으니, 이는 교화가 백성에게 깊이 젖어들어서 백성들의 마음을 얻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사에 임하는 초기에 반드시 교화를 우선으로 해야 한다.
가령 이서吏胥에 대해서는 이서吏胥가 마땅히 행해야 할 도리를 말해서 가르치고, 백성에 대해서는 백성이 마땅히 알아야 할 일을 말하여 가르치되 삼강三綱과 오륜五倫의 요체를 근본으로 하고 모든 행실과 모든 일의 마땅함을 참작하여 간곡하게 가르쳐서 그 마음을 열게 하고 정성스럽게 타일러서 선善을 하도록 인도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조정에 신청해서 유신儒臣 중에 사리에 통달하고 식견이 있는 사람에게 명하여 효제孝悌, 충신忠信, 예의禮義, 염치廉恥, 근검勤儉, 겸화謙和 등의 조목으로 그 방법을 상세히 갖춘 글을 짓게 해서 민간에 행해지도록 한다.
그리고 각 마을에서 나이가 많고 덕이 있으며 글 뜻을 잘 아는 사람으로서 많은 사람들이 추대하고 신복信服하는 한 사람을 선임選任해서 교장敎長으로 삼아 한 마을의 사람들을 가르쳐서 교화하게 한다.
이어 100가家를 단위로 하나의 서당書堂을 공동으로 짓게 하여 이름을 선속당善俗堂이라고 한다. 그 집의 규모는 5칸으로 하여 반드시 1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게 하되 중앙과 앞 한 면은 비우고 북쪽 면과 동서쪽 두 면에만 흙을 쌓아 의자로 삼는다. 사면의 벽은 모두 백토白土를 바르고 그 벽을 분할해서 다섯 가지 그림을 그린다.
첫 번째는 백성에게 절실한 율령律令을 가운데 한 칸에 쓰고, 두 번째는 현재 백성이 절실하게 쓰는 예제禮制를 동쪽 다음 칸에 쓰고, 세 번째는 이 마을 100가家의 남자들을 나이순으로 서쪽 다음 칸에 쓰고,
네 번째는 100가家가 담당하는 부역賦役의 상중하上中下 등급을 동쪽 끝 칸에 쓰고, 다섯 번째는 매월 백성들이 행한 선善과 악惡을 서쪽 끝 칸에 쓴다.
매월 초하루에는 온 마을 사람들을 이 당堂에 모아서 위로부터 아래로 벽에 쓰인 장유長幼의 순서대로 줄을 나누어 서서 한 사람이 구령口令하여 재배례再拜禮를 행한다.
절을 마치고 양쪽으로 마주보고 서면 교장이 당堂의 가운데로 나와 서서 남쪽을 향하여 탁자 하나를 놓고 사전에 나누어준 백성을 가르치는 글을 또렷하게 설명해서 백성이 듣게 한다. 마치고 나서 대중들이 모두 둥글게 서서 읍揖하고 다시 순서대로 자리에 가서 앉는다.
교장이 중앙에 앉아 각 마을의 부로父老들에게 이달 안에 누가 어떤 선한 일을 했고 누가 어떤 악행을 저질렀는지를 물어서 선한 일을 한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의 이름과 그가 행한 선을 벽면의 도판에 기록한다.
세 차례 선행을 하면 그 실적을 주현州縣에 상신上申해서, 그 선행이 작은 경우에는 그 차역差役을 덜어주고, 그 선행이 큰 경우에는 조정에 알려서 표창한다. 악행을 한 자는 면전에서 도리와 예법으로 타일러 잘못을 고치게 하고, 두 번째에도 고치지 않으면 사람들과 의논하여 죄를 꾸짖어 벌을 주어서 부끄러움을 알게 한다.
그런데 또 고치지 않아서 세 번째에 이르면 이는 끝내 고치지 않는 것이니, 그 실적을 주현州縣에 상신해서 관법官法으로 다스린다. 이어 그 죄를 벽면의 도판에 기록하고, 3년 동안 범하지 않으면 지운다.
이렇게 하면 격려하고 권면하는 데에 방법이 있어서 백성들이 예禮와 법法을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되어 자연히 감화되어서 모두 함께 양민良民이 되고 옥송獄訟이 생기지 않아서 풍속이 점점 순후淳厚해질 것이니, 백성을 다스리는 요체로서 무엇이 이보다 낫겠는가.
- 역주
- 역주1 선한……못하다 : ≪孟子≫ 〈盡心 上〉에서 맹자가 “仁한 말은 仁한 소문이 사람의 마음속에 깊이 들어가는 것만 못하고, 善한 정치는 善한 교화가 백성들의 마음을 얻는 것만 못하다.[仁言 不如仁聲之入人深也 善政 不如善敎之得民也]”라고 한 말을 인용한 것이다.
- 역주2 (其)[共] : 저본에는 ‘其’로 되어 있으나, ≪牧民心鑑≫ 林秀一의 설에 의거하여 ‘共’으로 바로잡았다.
- 역주3 (皆衆)[衆皆] : 저본에는 ‘皆衆’으로 되어 있으나, ≪官板牧民心鑑≫에 의거하여 ‘衆皆’로 바로잡았다.
- 역주4 (材)[村] : 저본에는 ‘材’로 되어 있으나, ≪官板牧民心鑑≫에 의거하여 ‘村’으로 바로잡았다.
- 목민심감 책은 2021.12.08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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