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近思錄集解(2)

근사록집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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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1 伊川先生春秋傳序曰
天之生民에 必有出類之才起而君長之하야 治之而爭奪息하고 導之而生養遂하고 敎之而倫理明이니 然後에 人道立하고 天道成하고 地道平注+易下繫辭曰 有天道焉하고 有地道焉이라하니라이니라
天生烝民에 必有司牧하야 爲之制節而後에 爭奪息하고 導之播植佃漁而後에 生養遂하고 示之五品하야 敎之孝悌忠信而後에 倫理明하니 三者具矣라 故建極秉彛而人道立하며 五氣順布而天道成하며 山川奠位而地道平이니라
61-2 二帝而上은 聖賢世出하사 隨時有作하시되 順乎風氣之宜하야 不先天以開人하고 各因時而立政이러시니
以大聖人之資로 豈不能一旦而盡興天下之利리오마는 而必待相繼而始備者는 蓋聖人之所爲 惟其時而已니라
61-3 曁乎三王迭興하야 三重旣備하니 子丑寅之建正과 忠質文之更尙注+朱子曰 忠은 只是朴實頭白直做將去요 質은 則漸有形質制度而未有文采요 文은 則就制度上事事加文采라 然亦天下之勢 自有此三者요 非聖人欲尙忠尙質尙文也라 夏不得不忠이요 商不得不質이요 周不得不文이라 彼時에 亦無此名字러니 後人이 見得如此故로 命此名이니라에 人道備矣요 天運周矣라
中庸曰 王天下有三重焉이라한대 鄭氏曰 三重은 謂三王之禮라하니라
天開於子하고 地闢於丑하고 人生於寅하니 周正建子는 爲天統이요 商正建丑은 爲地統이요 夏正建寅은 爲人統而天運周矣며
夏尙忠, 商尙質, 周尙文而人道備矣니라
61-4 聖王이 旣不復作하시니 有天下者 雖欲倣古之跡이나 亦私意妄爲而已라
事之繆에 秦은 至以建亥爲正하고 道之悖에 漢은 專以智力持世하니 豈復知先王之道也리오
三代而下로 王者之迹熄하니 時君이 雖欲倣而爲之나 亦皆無所考證하야 不過用其私意注+按 此恐非本文之旨라妄爲而已라
子丑寅建正은 蓋本三才以更始어늘 秦은 至以亥月爲歲首하고 自謂水德이라하야 欲以勝周하며 忠質文更尙은 皆本仁義以致用이어늘 漢은 專以智力把持天下라
故謂
漢家自有制度
라하니 蓋極言世變之不復近古니라
61-5 夫子當周之末하사 以聖人不復作也요 順天應時之治 不復有也라하사
於是에 作春秋하야 爲百王不易之大法하시니
所謂考諸三王而不謬하고 建諸天地而不悖하고 質諸鬼神而無疑하고 百世以俟聖人而不惑者也라
夫子因魯史하야 作春秋하사 寓經世之大法하시니 所以上承將墜之緖하고 下開無窮之治也라
故考諸前聖而無差謬하고 參諸天地而無違背하고 驗諸鬼神之幽而無所疑하고 待乎百世之遠而無所惑하니 蓋天地鬼神이 同此理요 前聖後聖이 同此心이니라
61-6 先儒之傳[論]曰注+問春秋傳序에 引夫子答顔子爲邦之語하고 爲顔子嘗聞春秋大法은 何也잇가 朱子曰 此不是孔子將春秋大法하야 向顔子說이라 蓋三代制作이 極備矣하야 孔子更不可復作이라 故告以四代禮樂하시니 只是集百王不易之大法이라 其作春秋에 善者則取之하고 惡者則誅之하니 意亦只是如此라 故伊川引以爲據耳시니라 游夏不能贊一辭라하니 辭不待贊也니 言不能與於斯耳라
斯道也를 惟顔子嘗聞之矣시니 行夏之時하며 乘殷之輅하며 服周之冕하며 樂則韶舞 此其準的也라
聖人之辭 本無待於贊助나
然游夏擅文學之科而不能贊一辭者는 以見其微權奧旨 非聖人이면 不能與於此也라
顔子克己復禮하야 以至三月不違하시니 其於道也에 庶幾矣라
故四代禮樂을 獨得與聞其說하시니라
夏時는 謂夏以斗柄初昏建寅之月로 爲歲首注+蒙引曰 斗柄이 一日一夜周十二辰位로되 但以初昏爲的이니라하니 得乎人時之正, 始事之宜者也라
輅는 古之木車也니 殷車曰大輅라
左傳曰 大輅越席注+按 左傳註에 結草爲席也라 越은 音活이니 韻會에 蒲席也라은 昭其儉也라하니 蓋適於用而辨於等이라 故不厭其質也라
冕은 祭冠也라
周禮有五冕注+按 司服이 掌王之吉凶衣服하니 享先王則袞冕이요 享先公饗射則鷩冕이요 祀四望山川則毳冕이요 祭社稷五祀則絺冕이요 祭群小祀則玄冕이라하니라 袞冕은 謂袞衣而冕이니 以下皆然이라하야 其制始備하니 蓋尊首飾而嚴祀事라 故不厭其華也라
韶舞는 舜樂이니 蓋盡善盡美者也라
○ 或問 顔子嘗聞春秋大法은 何也닛고 朱子曰
不是孔子將春秋大法하야 向顔子說이라
蓋三代制作이 大備矣하야 不可復作하니 告以四代禮樂은 只是集百王不易之大法이시니 其作春秋에 善者則取之하고 惡者則誅之 要亦明聖王之大法而已라
故伊川引以爲據하시니라
61-7 後世엔 以史로 視春秋하야 謂褒善貶惡而已라하고 至於經世之大法하야는 則不知也하나니
春秋大義數十이니 其義雖大나 炳如日星하야 乃易見也요 惟其微辭隱義로 時措從宜者 爲難知也라
或抑, 或縱, 或與, 或奪, 或進, 或退, 或微, 或顯하야 而得乎義理之安, 文質之中, 寬猛之宜, 是非之公하니 乃制事之權衡이요 揆道之模範也니라
春秋大義에 如尊君而卑臣과 貴仁義而賤詐力과 內中國而外夷狄之類는 其義雖大나 非難見也요 其難見者는 蓋在於微辭奧義 各適乎時措之宜者니 非深明乎時中者면 未易窺也라
或有功而抑하고 或有罪而宥하며 或功未就而予하고 或罪未著而奪하며 或尊而退之하고 或卑而進之하며 或婉其辭하고 或章其實호되 要皆得乎義理之安而各當其則하고 文質之中而不華不俚하고 寬猛之宜而無過與不及하고 是非之公而無有作好作惡하니라
揆는度也라
權衡者는 酌一時之輕重이요 模範者는 立萬世之軌則이니라
○ 朱子曰
春秋大義에 如成宋亂注+春秋桓公二年에 公會齊侯, 陳侯, 鄭伯于稷하야 以成宋亂이라한대 杜預注에 成은 平也라 宋有弑君之亂이라 故爲會하야 欲以平이라하니라注+桓公二年三月에 公會齊侯, 陳侯, 鄭伯于稷하야 以成宋亂이라한대 胡傳曰 華督은 弑君之賊이라 凡民이 罔不懟也어늘 而桓與諸侯로 會而受賂하야 以立華氏하야 使相宋公하니 甚矣라 故特書其所爲而曰成宋亂이라하니라宋災故注+襄公三十年에 晉人, 齊人, 宋人云云이라 會于澶淵하니 宋災故라한대 左傳에 爲宋災故로 諸侯大夫會以謀歸宋財라하니라 ○ 胡氏謂 春秋文公四年에 晉侯伐秦이라하니라 ○ 胡氏傳云 聖人이 以常情待晉襄하고 而以王事責秦穆하니 所以異乎인저 ○ 春秋文公三年에 秦人伐晉이라한대 胡氏傳云 貶而稱人하야 備責之라하니라注+襄公三十年冬十月에 葬蔡景公하다 晉人, 齊人, 宋人, 衛人, 鄭人, 曹人, 莒人, 邾人, 滕人, 薛人, 杞人 小邾人이 會于澶淵하니 宋災故라한대 胡傳曰 二百四十二年之間에 列會亦衆이로되 而未有言其所爲者어늘 此獨言其所爲는 何오 遍刺天下之大夫也라 蔡世子般이 弑其君하니 天下之大變이라 人理所不容也어늘 則會其葬而不討하고 宋國有災는 小事也어늘 則合十二國之大夫하야 更宋之所喪而歸其財하니 則可謂知務乎아之類는 乃是聖人直著라 誅貶이 自是分明이어니와
如胡氏謂書晉侯는 爲以常情待晉襄이요 書秦人注+文公三年夏五月에 秦人伐晉하고 四年秋에 晉侯伐秦이라한대 胡傳曰 晉人이 三敗秦師하니 見報는 乃常情耳어늘 而穆公이 濟河焚舟면 則貶而稱人하고 秦取王官及郊-晉地名-는 未至結怨이 如晉師之甚也어늘 襄公又報之하니 於常情에 過矣로되 而得稱爵은 何也오 聖人以常情待晉襄하고 而以王事責秦穆하니 所以深善秦伯이라 春秋에 大改過하고 嘉釋怨하니 王者之事也라하니라은 爲以王事責秦穆之類는 却恐未必如此니 所謂微辭隱義 時措從宜者爲難知 政謂此爾니라
61-8 夫觀百物然後에 識化工之神이요 聚衆材然後에 知作室之用이니 於一事一義而欲窺聖人之用心인댄 非上智면 不能也라
故學春秋者 必優游涵泳하야 黙識心通然後에 能造其微也니라
聖人精義入神하사 泛應曲當하시니 未可以一端窺測이라
故學春秋者 必優游而不迫하고 涵泳而有餘하야 心悟自得이라야 庶能深造微奧니라
61-9 後王이 知春秋之義면 則雖德非禹湯이라도 尙可以法三代之治니 自秦而下로 其學不傳이라
予悼夫聖人之志 不明於後世也하야 故作傳以明之하야 俾後之人으로 通其文而求其義하고 得其意而法其用케하노니 則三代를 可復也리라
是傳也 雖未能極聖人之蘊奧나 庶幾學者得其門而入矣리라
〈文集〉
通其文而後에 能明其義요 得其意而後에 能法其用이니라


61-1 이천선생伊川先生이 지은 《춘추전春秋傳》 서序에 다음과 같이 말씀하였다.
“하늘이 백성(사람)을 낳을 적에 반드시 출중出衆한 재주가 있는 분이 나와서 군장君長이 되게 하여, 백성을 다스려 쟁탈爭奪이 종식되고, 인도引導하여 생양生養이 이루어지고, 가르쳐서 윤리가 밝아졌으니, 그런 뒤에 인도人道가 서고 천도天道가 이루어지고 지도地道가 균평均平(平安)해졌다.注+《주역周易》〈계사전繫辭傳 하下〉에 이르기를 “천도天道가 있고 지도地道가 있다.” 하였다.
하늘이 많은 백성을 낼 적에 반드시 사목司牧(백성을 맡아서 기르는 군주)이 있어서 이들(백성)을 위하여 절도節度에 맞게 한 뒤에 쟁탈爭奪이 종식되고, 이들에게 파종하고 심고 농사짓고 고기잡는 방법을 지도한 뒤에 생양生養이 이루어지고, 이들에게 오품五品(五倫)을 보여주어 효제孝悌와 충신忠信을 가르친 뒤에 윤리倫理가 밝아졌으니, 이 세 가지가 갖추어졌으므로 군주가 극極(법칙)을 세우고 백성들이 떳떳한 윤리를 잡아 지켜 인도人道가 서며, 오행五行의 기운이 순히 펴져 천도天道가 이루어지며, 산천山川이 자리를 정하여 지도地道가 균평均平해진 것이다.
61-2 이제二帝(堯‧순舜) 이상은 성현聖賢이 대대로 나와서 때에 따라 만드시되 풍기風氣의 마땅함에 순하게 하여, 하늘보다 앞서서 사람을 열어주지 않고 각각 때에 따라 정사政事를 세우셨다.
대성인大聖人의 자질資質로 어찌 하루아침에 천하天下의 이로움을 다 일으키지 못하겠는가마는 반드시 서로 이어 나오기를 기다려서 비로소 갖추어졌으니, 이는 성인聖人의 하시는 바가 오직 때를 따를 뿐이기 때문이다.
61-3 삼왕三王이 번갈아 일어남에 이르러 삼중三重이 이미 갖추어지니, 자월子月‧축월丑月‧인월寅月로 정월正月을 삼음과 충忠‧질質‧문文을 번갈아 숭상함注+주자朱子가 말씀하였다. “충忠은 단지 질박하여 명백하고 분명하게 행해가는 것이고, 질質은 점점 형질形質과 제도制度가 있으나 아직 문채가 있지 않은 것이고, 문文은 제도상制度上에 나아가 일마다 문채를 가하는 것이다. 그러나 또한 천하天下의 형세가 자연 이 세 가지가 있는 것이요, 성인聖人이 충忠을 숭상하고 질質을 숭상하고 문文을 숭상하고자 한 것은 아니다. 하夏나라는 충忠하지 않을 수가 없었고 상商나라는 질質하지 않을 수가 없었고 주周나라는 문文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당시에는 또한 이러한 명칭의 글자가 없었는데, 후인後人들이 이와 같음을 보고는 이 이름으로 명명한 것이다.”에 인도人道가 갖추어지고 천운天運이 일주一周하였다.
《중용中庸》에 “천하에 왕노릇함(천하를 다스림)에는 삼중三重이 있다.” 하였는데, 정씨鄭氏(鄭玄)는 “삼중三重은 삼왕三王의 예禮이다.” 하였다.
하늘은 자회子會에서 열리고 땅은 축회丑會에서 열리고 사람은 인회人會에서 태어났으니, 주周나라가 건자월建子月(北斗七星 자루가 자방子方을 가리킨 달)을 정월正月로 삼은 것은 천통天統이 되고, 상商나라가 건축월建丑月(丑方을 가리킨 달)을 정월正月로 삼은 것은 지통地統이 되고, 하夏나라가 건인월建寅月(寅方을 가리킨 달)을 정월正月로 삼은 것은 인통人統이 되어서 천운天運이 일주一周한다.
하夏나라는 충忠을 숭상하고 상商나라는 질質을 숭상하고 주周나라는 문文을 숭상하여 인도人道가 갖추어졌다.
61-4 성왕聖王이 다시 나오지 않으시니, 천하를 소유한 자가 비록 옛날의 자취를 따르고자 하였으나 또한 사사로운 마음으로 망령되게 할 뿐이었다.
일이 잘못됨에 진秦나라는 건해월建亥月을 정월正月로 삼음에 이르렀고 도道가 어그러짐에 한漢나라는 오로지 지혜와 힘만으로 세상을 유지하였으니, 어찌 다시 선왕先王의 도道를 알았겠는가.
삼대三代 이후로는 왕자王者의 자취가 사라지니, 세상의 군주들이 비록 따라서 하고자 하였으나 또한 모두 고증考證할 곳이 없어서 사사로운 마음을 사용하여注+살펴보건대 이는 본문本文의 뜻이 아닐 듯하다. 망령되이 함에 불과할 뿐이었다.
자월子月‧축월丑月‧인월寅月을 정월正月로 삼은 것은 삼재三才에 근본하여 경시更始한 것인데 진秦나라는 해월亥月을 세수歲首로 삼고 스스로 수덕水德이라 일러 주周나라를 이기고자 하였으며, 충忠‧질質‧문文을 번갈아 숭상함은 모두 인의仁義에 근본하여 씀을 지극히 한 것인데 한漢나라는 오로지 지혜와 힘만으로 천하天下를 유지하였다.
그러므로 한漢나라에는 따로 제도制度가 있다고 말한 것이니, 이는 세상의 변함이 다시는 옛날에 가깝지 않음을 극언極言한 것이다.
61-5 부자夫子께서 주周나라 말기를 당하여 성인聖人이 다시 나오지 않고, 천도天道에 순順하고 때에 응하는 정치政治가 다시는 있지 못하다 하시어,
이에 《춘추春秋》를 지어서 바꿀 수 없는 백왕百王의 대법大法을 만드셨으니,
이른바 ‘삼왕三王에 상고하여도 어긋나지 않고, 천지天地에 세워도 어그러지지 않고, 귀신鬼神에게 질정하여도 의심이 없고, 백세百世에 성인聖人이 나오기를 기다려도 의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자夫子께서 노魯나라 역사책을 인하여 《춘추春秋》를 지어서 세상을 다스리는 대법大法을 붙이셨으니, 이는 위로는 장차 실추되려는 실마리를 잇고 아래로는 무궁한 정치를 여신 것이다.
그러므로 예전의 성인聖人에 상고하여도 어긋남이 없고, 천지天地에 참여해도 위배됨이 없고, 귀신鬼神의 그윽함에 징험하여도 의심할 바가 없고, 백세百世의 먼 훗날을 기다려도 의혹할 바가 없는 것이니, 천지天地와 귀신鬼神이 똑같은 이 이치이고, 전성前聖과 후성後聖이 똑같은 이 마음이다.
61-6 선유先儒의 말씀에 이르기를注+“《춘추전春秋傳》 서序에 부자夫子께서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을 물은 안연顔淵에게 답한 말씀을 인용하고 ‘안자顔子가 일찍이 《춘추春秋》의 대법大法을 들었다.’고 말하였으니, 이는 어째서입니까?” 하고 묻자, 주자朱子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였다. “이는 공자孔子가 《춘추春秋》의 대법大法을 가지고 안자顔子에게 말해준 것이 아니라, 삼대三代의 제작制作이 지극히 구비하여 공자孔子가 다시 만들 수가 없었다. 그러므로 안연顔淵에게 사대四代의 예악禮樂을 말씀해주신 것은 다만 백왕百王이 변할 수 없는 대법大法을 모은 것이다. 공자孔子가 《춘추春秋》를 지으실 적에 선善한 것을 취하고 악惡한 것을 주벌하였으니, 뜻이 다만 이와 같았다. 그러므로 이천伊川이 이것을 인용하여 전거典據로 삼은 것이다.” ‘〈공자孔子께서 《춘추春秋》를 지으실 적에〉 자유子游와 자하子夏도 한 마디 말을 돕지 못했다.’ 하였으니, 이는 말을 도울 필요가 없었던 것이니, 여기에 참여할 수 없음을 말한 것이다.
이 도道를 오직 안자顔子가 일찍이 들으셨으니, ‘하夏나라의 철(時曆)을 행하고 은殷나라의 수레를 타고 주周나라의 면류관冕旒冠을 쓰며 음악은 소무韶舞를 한다.’는 것이 바로 그 준적準的(標準)이다.
성인聖人의 말(글)은 본래 도울 필요가 없다.
그러나 자유子游와 자하子夏가 문학文學의 과科로 이름을 날렸으면서도 한 마디 말을 돕지 못했던 것은 은미隱微한 권도權道와 심오深奧한 뜻이 성인聖人이 아니면 여기에 참여할 수 없음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안자顔子는 사욕私慾을 이겨 예禮로 돌아가서 3개월 동안 인仁을 떠나지 않음에 이르렀으니, 도道에 있어서 거의 가까웠다.
그러므로 사대四代(虞‧하夏‧은殷‧주周)의 예악禮樂을 홀로 참여하여 그 말씀을 들으신 것이다.
하시夏時란 하夏나라는 북두성北斗星 자루가 날이 처음 어두웠을 때에 인방寅方을 가리키는 달을 세수歲首로 삼았음을 이르니,注+《몽인蒙引》에 “북두성北斗星 자루가 한 주야晝夜에 십이신十二辰의 방위方位를 도는데, 다만 초저녁을 기준으로 삼는다.” 하였다.인시人時(農時)의 바름과 농사일을 시작하는 마땅함을 얻은 것이다.
노輅는 옛날에 나무로 만든 수레이니, 은殷나라 수레를 대로大輅라 한다.
《좌전左傳》에 “대로大輅와 월석越席(부들자리)注+살펴보건대 《좌전左傳》의 주註에 “풀을 묶어 자리를 만든 것이다. 월越은 음이 활活이니, 《운회韻會》에 부들자리라고 했다.” 하였다.은 검소함을 밝힌 것이다.” 하였으니, 쓰기에 적합하고 등급을 구분하였으므로 그 질박함을 싫어하지 않은 것이다.
면冕은 제관祭冠이다.
《주례周禮》에 다섯 가지의 면류관이 있어注+살펴보건대 《주례周禮》에 “사복司服이 왕王의 길흉吉凶에 입는 의복을 관장하는 바, 선왕先王에게 제향할 때에는 곤면袞冕을 쓰고, 선공先公에게 제향하거나 연향하고 대사례大射禮를 할 때에는 별면鷩冕을 쓰고, 사방四方 산천山川의 신神에게 망望제사를 지낼 때에는 취면毳冕을 쓰고, 사직社稷과 오사五祀에 제사할 때에는 치면絺冕을 쓰고, 여러 작은 제사에 제사할 때에는 현면玄冕을 쓴다.” 하였다. 곤면袞冕은 곤룡포를 입고 면류관을 쓰는 것을 이르니, 이하도 모두 그러하다. 그 제도가 비로소 갖추어졌으니, 머리의 꾸밈을 높이고 제사일을 엄숙하게 하므로 그 화려함을 싫어하지 않은 것이다.
소무韶舞는 순舜임금의 음악이니, 진선진미盡善盡美한 것이다.
○ 혹자가 “안자顔子가 일찍이 《춘추春秋》의 대법大法을 들은 것은 어떤 것입니까?” 하고 묻자, 주자朱子가 다음과 같이 말씀하였다.
“이는 공자孔子께서 《춘추春秋》의 대법大法을 가져다가 안자顔子를 향해 말씀해주신 것이 아니다.
삼대三代의 제작制作이 크게 갖추어져 다시 만들 수가 없으니, 사대四代의 예악禮樂을 말씀해 주신 것은 다만 바꿀 수 없는 백왕百王의 대법大法을 모으신 것이니, 공자孔子가 《춘추春秋》를 지으실 적에 선善한 것을 취하고 악惡한 것을 주벌한 것 또한 성왕聖王의 대법大法을 밝히고자 하셨을 뿐이다.
그러므로 이천伊川이 이것을 인용하여 전거典據로 삼은 것이다.”
61-7 후세에는 《춘추春秋》를 역사책으로 보아, 선善을 표창하고 악惡을 폄하貶下하였을 뿐이라고 여기고, 세상을 다스리는 대법大法에 이르러서는 알지 못한다.
《춘추春秋》의 대의大義가 수십 가지이니, 그 의義가 비록 크나 해와 별처럼 밝아서 보기가 쉽고, 오직 은미한 말씀과 숨겨진 뜻으로서 때에 따라 조처함에 마땅함을 따른 것은 알기가 어렵다.
혹은 억제하고 혹은 풀어주고 혹은 허여하고 혹은 빼앗고 혹은 끌어올리고 혹은 물리치고 혹은 은미하고 혹은 드러내어, 의리義理의 편안함과 문文‧질質의 알맞음과 관寬‧맹猛의 마땅함과 시是‧비非의 공정함을 얻었으니, 이는 바로 일을 제재制裁하는 저울이요 도道를 헤아리는 모범模範(기준)이다.
《춘추春秋》의 대의大義 중에 예컨대 군주를 높이고 신하를 낮춘 것과 인의仁義를 귀하게 여기고 속임수와 무력武力을 천하게 여긴 것과 중국中國을 안으로 하고 이적夷狄을 밖으로 한 것과 같은 따위는 그 의義가 비록 크나 보기가 어렵지 않으며, 보기가 어려운 것은 은미한 말씀과 심오한 뜻으로, 각각 때에 따라 조처함을 알맞게 함에 있으니, 시중時中에 깊이 밝은 자가 아니면 쉽게 엿보지 못한다.
혹은 공이 있는데도 억제하고 혹은 죄가 있는데도 용서해주며, 혹은 공을 이루지 못했는데도 허여하고 혹은 죄가 드러나지 않았는데도 빼앗으며, 혹은 높은데도 물리치고 혹은 낮은데도 끌어올리며, 혹은 그 말을 완곡하게 하고 혹은 그 사실을 밝혔는데, 요약하면 모두 의리義理의 편안함을 얻어 각각 그 법칙法則에 합당하며, 문文‧질質의 알맞음을 얻어 화려하지도 않고 속되지도 않으며, 관寬‧맹猛의 마땅함을 얻어 과過와 불급不及이 없으며, 시是‧비非의 공정公正함을 얻어 좋아하거나 미워하는 마음이 없다.
규揆는 헤아림이다.
권형權衡은 한때의 경중輕重을 저울질하는 것(權道)이요, 모범模範은 만세萬世의 궤칙軌則(準則으로 경도經道를 가리킴)을 세우는 것이다.
○ 주자朱子가 말씀하였다.
“《춘추春秋》의 대의大義 중에 성송란成宋亂注+《춘추春秋》 환공桓公 2년조年條에 “공公이 제후齊侯‧진후陳侯‧정백鄭伯과 직稷땅에서 만나 송宋나라의 난리를 성成(調停)했다.” 하였는데, 두예杜預의 주注에 “성成은 평平(화해)함이다. 송宋나라에 군주를 시해한 난리가 있었으므로 회합會合해서 평平하게 하고자 한 것이다.” 하였다.注+환공桓公 2년年 3월月에 “공公이 제후齊侯‧진후陳侯‧정백鄭伯과 직稷땅에서 만나 송宋나라의 난리를 조정했다.” 하였는데, 《호전胡傳》에 다음과 같이 평하였다. “화독華督은 군주를 시해한 역적이다. 모든 백성들이 원수로 여기지 않는 이가 없는데, 환공桓公이 제후들과 만나 뇌물을 받고서 화씨華氏를 세워 송공宋公를 돕게 하였으니, 너무 심하다. 그러므로 특별히 그 소행을 쓰기를 ‘송宋나라의 난리를 조정했다.’ 한 것이다.”과 송재고宋災故注+《춘추春秋》 양공襄公 30년조年條에 “진인晉人‧제인齊人‧송인宋人이 이리이리하였다. 전연澶淵에서 모였으니, 송宋나라에 재앙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였는데, 《좌전左傳》에 “송宋나라에 재앙이 있었기 때문에 제후諸侯의 대부大夫들이 모여서 송宋나라에 재물을 줄 것을 도모한 것이다.” 하였다.
○ 호씨胡氏(胡安國)가 이르기를 “《춘추春秋》 문공文公 4년조年條에 진후晉侯가 진秦나라를 쳤다고 했다.” 하였다.
○ 《호씨전胡氏傳》에 이르기를 “〈진후晉侯라고 쓴 것은〉 성인聖人이 보통사람의 심정으로 진晉나라 양공襄公을 대한 것이고, 〈진인秦人이라고 쓴 것은〉 왕자王者의 일로 진秦나라 목공穆公을 책한 것이니, 이 때문에 달리한 것이다.” 하였다.
○ 《춘추春秋》 문공文公 3년조年條에 “진인秦人이 진晉나라를 쳤다.” 하였는데, 《호씨전胡氏傳》에 이르기를 “폄하貶下하여 인人이라고 칭해서 책한 것이다.” 하였다.注+양공襄公 30년年 겨울 10월에 “채蔡나라 경공景公을 장례하였다. 진인晉人‧제인齊人‧송인宋人‧위인衛人‧정인鄭人‧조인曹人‧거인莒人‧주인邾人‧등인滕人‧설인薛人‧기인杞人‧소주인小邾人이 전연澶淵에서 만나니, 이는 송宋나라의 재앙 때문이다.” 하였는데, 《호전胡傳》에 다음과 같이 평하였다. “《춘추春秋》에 기록된 242년 사이에 제후들이 만난 일을 나열한 것이 또한 많으나 그 소행을 말한 것이 없었는데, 여기에서 유독 그 소행을 말함은 어째서인가? 천하의 대부大夫들을 두루 비판한 것이다. 채蔡나라 세자世子 반般이 임금을 시해한 것은 천하天下의 큰 변고이니, 사람의 도리道理에 용납할 수 없는 것인데 그 장례에 모이고 토벌하지 않았으며, 송宋나라에 재앙이 있음은 작은 일인데 열두 나라의 대부大夫들이 모여 송宋나라가 잃은 것을 보상해주려고 재물을 주었으니, 급선무를 안다고 이를 수 있겠는가.”와 같은 따위는 바로 성인聖人이 곧바로 나타낸 것이어서 주벌誅罰과 폄하貶下가 자연 분명하다.
그러나 호씨胡氏가 이르기를 ‘진후晉侯라고 쓴 것은 보통사람의 심정(常情)으로 진晉나라 양공襄公을 대한 것이요, 진인秦人이라고 쓴 것은 왕사王事로 진목공秦穆公을 책한 것이다.’注+문공文公 3년 여름 5월에 “진인秦人이 진晉을 정벌하였고, 4년 가을에 진후晉侯가 진秦을 정벌했다.” 하였는데, 《호전胡傳》에 다음과 같이 평하였다. “진晉나라 사람이 세 번이나 진秦나라 군대를 격파하였으니, 이것을 보복함은 바로 보통사람의 마음인데, 목공穆公이 황하黃河를 건너 배를 불태우자 폄하하여 인人이라 칭하였고, 진秦나라가 왕관王官과 교郊-晉나라 땅이름-를 점령한 것은 원한을 맺음이 진晉나라 군대처럼 심하지 않은데 양공襄公이 또 보복하였으니, 보통사람의 마음에 지나치다. 그런데도 진晉나라 임금의 작위를 칭한 것은 어째서인가? 성인聖人이 보통사람의 마음으로 진晉나라 양공襄公을 대하고 왕자王者의 일로 진秦나라 목공穆公을 책한 것이니, 이는 진백秦伯을 매우 좋게 여긴 것이다. 《춘추春秋》는 허물을 고치는 것을 훌륭하게 여기고 원한을 푸는 것을 가상히 여겼으니, 이는 왕자王者의 일이다.”라고 한 것과 같은 따위는 반드시 이와 같지는 않을 듯하니, 이른바 ‘은미한 말씀과 숨겨진 뜻으로서 때에 따라 조처함에 마땅함을 따른 것은 알기가 어렵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부분을 이른 것이다.”
61-8 온갖 물건을 본 뒤에 화공化工(造化)의 신묘神妙함을 알고, 여러 재목을 모은 뒤에 집 짓는 쓰임을 아는 것이니, 한 가지 일과 한 가지 의義에서 성인聖人의 마음씀을 엿보고자 한다면 상지上智(聖人)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춘추春秋》를 배우는 자는 반드시 우유優游하고 함영涵泳하여 묵묵히 알고 마음으로 통한 뒤에야 그 은미함에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성인聖人은 의義에 정밀하여 신묘神妙한 경지에 들어가서 널리 응하고 곡진히 마땅하게 하셨으니, 한 가지를 가지고 엿볼 수 없다.
그러므로 《춘추春秋》를 배우는 자는 반드시 우유優游하여 급박急迫하지 않고 함영涵泳하여 여유가 있어서 마음에 깨닫고 스스로 터득하여야 거의 은미하고 심오함에 깊이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61-9 후왕後王들이 《춘추春秋》의 대의大義를 안다면 비록 덕德이 우왕禹王‧탕왕湯王과 같은 분이 아니더라도 오히려 삼대三代의 정치를 본받을 수 있을 것이니, 진秦나라 이후로는 이 학문學問이 전해지지 못하였다.
나는 성인聖人의 뜻이 후세後世에 밝혀지지 못함을 서글프게 여겼으므로 전傳(주석)을 지어 밝혀서 후세사람들로 하여금 그 글을 통하여 그 뜻을 찾고, 그 뜻을 얻어 그 운용運用을 본받게 하고자 하노니, 이렇게 하면 삼대三代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전傳이 비록 성인聖人의 심오深奧함을 다하지는 못하였으나 거의 배우는 자가 그 문門을 얻어 들어갈 수는 있을 것이다.”
〈《이천선생문집伊川先生文集》에 보인다.〉
그 글을 통한 뒤에 그 뜻을 밝게 알고, 그 뜻을 얻은 뒤에 그 운용을 본받을 수 있는 것이다.


역주
역주1 漢家自有制度 : 前漢의 元帝는 성품이 인자하고 유약하며 儒學을 좋아하였다. 일찍이 太子였을 때에 宣帝가 법조문을 따지는 刑吏들을 등용하는 것을 보고는 “폐하께서는 儒學者를 등용하셔야 할 것입니다.” 하고 건의하자, 宣帝는 낯빛을 붉히며 “우리 漢나라에는 따로 제도가 있어, 보내 王道와 覇道를 뒤섞어 사용해 왔다.” 하였다. 《漢書 元帝本紀》

근사록집해(2) 책은 2019.04.2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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