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止於慈
하고 子止於孝
하고 君止於仁
하고 臣止於敬
하야 萬物庶事 莫不各有其所
注+易經艮卦彖傳曰 艮은 止也니 時止則止하고 時行則行이라하니라 ○ 又曰 艮其止는 止其所也라하니라 ○ 大學曰 爲人君하야는 止於仁하고 爲人臣하야는 止於敬하고 爲人子하야는 止於孝하고 爲人父하야는 止於慈하고 與國人交엔 止於信이라하니라하니 得其所則安
하고 失其所則悖
하나니
聖人所以能使天下順治는 非能爲物作則也라 唯止之를 各於其所而已니라
事物이 各有天然之則하니 聖人이 非能爲物作則이요 但處之를 各當其則而已니라
物必有則하니 則者는 理也니 卽至善之所在而爲物所當止者也라
以其各有是當然之理言之하면 謂之則이요 以其當然之理一定不可易言之하면 謂之所요 以其適合於一定不易之理言之하면 謂之止니 如父子君臣은 物也요 慈孝仁敬은 則也요 止於慈孝仁敬은 止於其所也라
推之萬物庶事에 皆然하니 得之則安이요 失之則悖라
聖人이 自盡其則하고 而因以盡天下之則하야其修道以品節之하야 而能使天下順治者는 非能爲物作則하야 而有加於其物之外也라
物自有其當止者어늘 而我因而止之하야 物物止於其所면 卽物物各當其則이니
所謂因物付物而己不與니 卽以其人之道로 還治其人之身也라
夫天生物而各正其性命하고 聖人治天下而萬物各得其所하니 聖人亦順乎天而已矣니라
11. 〈이천선생伊川先生이 말씀하였다.〉
“사물事物이 있으면 반드시 법칙法則이 있다.
부모는 사랑에 그치고, 자식은
효孝에 그치고, 군주는
인仁에 그치고, 신하는
경敬에 그쳐서
만물萬物과 모든 일이 각각 제자리가 있으니,
注+《주역周易》 간괘艮卦 〈단전彖傳〉에 “간艮은 그침이니 때가 그쳐야 하면 그치고 때가 행하여야 하면 행한다.” 하였다.
○ 또 말하였다. “그쳐야 할 데에 그친다는 것은 제자리에 그치는 것이다.”
○ 《대학大學》에 말하였다. “인군人君이 되어서는 인仁에 그치고 인신人臣이 되어서는 경敬에 그치고 인자人子가 되어서는 효孝에 그치고 인부人父가 되어서는 사랑에 그치고 국인國人과 더불어 사귈 때에는 신信에 그친다.”〈그침이〉 제자리를 얻으면 편안하고 제자리를 잃으면 어그러진다.
성인聖人이 천하天下로 하여금 순히 다스려지게 한 것은 사물을 위하여 법칙法則을 만든 것이 아니요, 다만 그치기를 각각 제자리에 하기 때문일 뿐이다.”
사물事物이 각각 천연天然의 법칙法則이 있으니, 성인聖人이 사물을 위하여 법칙을 만든 것이 아니요, 다만 처하기를 각각 그 법칙에 마땅하게 할 뿐이다.
[張伯行 註] 이는 성인聖人이 사물에 따라 사물을 맡기는 다스림을 말씀한 것이다.
사물은 반드시 법칙이 있으니, 법칙이라는 것은 이치理致이니 곧 지선至善이 있는 곳으로 사물이 마땅히 그쳐야 할 바가 되는 것이다.
각기 당연한 이치가 있는 것으로 말하면 칙則이라 이르고, 당연한 이치가 일정하여 바뀔 수 없는 것으로 말하면 소所(제자리)라 이르고, 일정하여 바뀔 수 없는 이치에 적합하게 하는 것으로 말하면 지止라 이르니, 예컨대 부자父子와 군신君臣 같은 것은 사물이요, 자慈‧효孝‧인仁‧경敬은 칙則이요, 자慈‧효孝‧인仁‧경敬에 그침은 제자리에 그치는 것이다.
이것을 만사만물萬事萬物에 미룸에 모두 그러하니, 이것을 얻으면 편안하고 이것을 잃으면 어그러진다.
그러한 까닭은 〈이 이치가〉 천명天命과 인심人心에 본래 갖추어져 있는 것이니, 마음으로 생각하여 얻고 잃는 것이 아니다.
성인聖人이 스스로 법칙을 다하고 인하여 천하天下의 법칙을 다해서 도道를 하나하나 품절品節하여 천하로 하여금 순히 다스리게 하는 것은 사물을 위하여 법칙을 만들어서 그 물건의 밖에 가함이 있는 것이 아니다.
사물에는 본래 그쳐야 할 바가 있는데, 내가 인하여 거기에 그쳐서 사물마다 제자리에 그치면 곧 사물마다 각기 그 법칙에 마땅한 것이다.
이른바 ‘사물을 따라 사물에 맡겨서 자기와 관여되지 않는다.’는 것이니, 바로 그 사람의 도리로 다시 그 사람의 몸을 다스리는 것이다.
하늘이 물건을 냄에 각기 그 성명性命을 간직하고, 성인聖人이 천하를 다스림에 만물萬物이 각기 제자리를 얻으니, 성인聖人 또한 하늘을 순히 따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