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釋氏之說을 若欲窮其說而去取之면 則其說을 未能窮에 固已化而爲佛矣리라
固難爲取其心이요 不取其迹이니 有是心則有是迹이라
故不若且於迹上에 斷定不與聖人合이니 其言이 有合處는 則吾道固已有요 有不合者는 固所不取니 如是立定이면 却省易니라
此言은 雖爲初學立心未定者設이나 然孟子闢楊墨도 亦不過考其迹而推其心하야 極之於無父無君이니 此實辨異端之要領也니라
9. 〈이천선생伊川先生이 말씀하였다.〉
“석씨釋氏의 학설學說을 만약 그 말을 연구하여 거취去取(취사선택)하려 하면 그 말을 궁구하기 전에 진실로 이미 화하여 불자佛者가 될 것이다.
다만 우선 행적상行迹上에서 상고하여야 할 것이니, 그들이 가르침을 베풂이 이와 같다면 그 마음이 과연 어떠하겠는가.
진실로 그 마음만 취하고 그 자취를 취하지 않기가 어려우니, 이 마음이 있으면 이 자취가 있는 것이다.
왕통王通은 ‘마음과 행적이 다르다.’고 말하였는데, 이는 바로 어지러운 말이다.
그러므로 우선 행적상行迹上에서 성인聖人과 부합하지 않음을 단정하는 것만 못하니 그 말이 〈성인聖人과〉 부합하는 부분은 우리 도道에 진실로 이미 있는 것이고, 부합하지 않는 부분은 진실로 취하지 않아야 할 바이니, 이와 같이 마음을 세워 정하면 힘이 덜어지고 쉬워진다.”
이 말씀은 비록 마음을 세움이 안정되지 못한 초학자初學者를 위하여 말씀한 것이나, 맹자孟子가 양楊‧묵墨을 물리친 것도 그 자취를 상고하고 그 마음을 미루어 확충하여 무부無父, 무군無君에 이름에 불과하니, 이는 실로 이단異端을 분별하는 요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