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揚子가 말하였다. “〈자연의 이치에 부합하는 것이〉 어찌 형명학뿐이겠는가. 바둑과 검술, 곡예와 마술도 모두 자연의 이치에 부합하지만 〈도가 아니다.〉
注+송함宋咸이 말하였다. “비록 하찮은 기예라도 모두 자연스럽지만 정도에 맞는 행위가 아니면 군자는 부끄러워한다는 말이다.” ○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이궤본李軌本에는 ‘자自’가 ‘목目’으로 되어 있으나, 지금 송함본宋咸本‧오비본吳祕本을 따랐다. 만약 자연스러운 것을 모두 도道라고 이른다면 바둑은 지혜와 기교로 사람을 미혹시키고자 하는 것이로되 때로는 스스로 미혹되기도 하고, 검술은 남을 해치고자 하는 것이로되 때로는 자신을 해치기도 하며, 형명刑名은 남을 제재하고자 하는 것이로되 때로는 스스로 제재당하기도 하니, 이 역시 자연스러운 것이다.” 큰 것(
예악禮樂)을 따르면
정도正道가 되고, 작은 것(
형명刑名)을 따르면
사도邪道가 된다.”
注+큰 것은 성인聖人의 말씀이고, 작은 것은 제자諸子의 말이다. ○송함宋咸이 말하였다. “아니다. 형명刑名은 위기圍碁나 격검擊劍과 같으니, 비록 자연스럽더라도 정도正道의 법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 글에서 왕도王道를 보여준 것이다. 대大는 대도大道이니 인덕仁德의 교화를 이르고, 소小는 소도小道이니 형명刑名의 간사함을 이른다. 이궤李軌의 주註에 따로 일단一段을 만들어 성인聖人과 제자諸子로 해석한 것은 옳지 않다.” ○오비吳祕가 말하였다. “대大는 예악禮樂이고 소小는 형명刑名이다. 형刑은 정치를 보조하는 것인데 예禮를 버리고 형刑을 취하니, 예악禮樂을 버리고 오로지 형명刑名만 따르고서 지치至治에 이른 경우는 있지 않다.” ○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예악禮樂은 만세토록 안고安固하게 할 수 있으니 쓰임이 크고, 형명刑名은 일시적으로 겁내게 할 수가 있으나 쓰임이 작다. 자연스러운 도인 것은 똑같지만 간사함과 바름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