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오늘날에 〈
오경五經을〉 배우는 사람들은 〈
경전經傳에
훈해訓解를 다는 것이〉 비유하면 의복을 화려하게 꾸밀 뿐만 아니라 허리띠와 수건에까지 수를 놓는 것과 같다. 〈이것은 배우는 방법이 잘못된 것이니,〉 어찌 《
노자老子》가 간략하냐 간략하지 않으냐에 달려 있는 것이겠는가.”
注+반鞶은 큰 띠이다. 세帨는 차는 수건이다. 옷에는 화려한 문식과 아름다운 수繡가 있고, 책에는 경전經傳과 훈해訓解가 있다. 화려하게 수놓은 의복衣服은 분명하여 살피기가 쉽고, 훈해訓解가 있는 책은 분명하여 깨닫기가 쉽다. ○오비吳祕가 말하였다. “반鞶은 큰 띠이고, 세帨는 차는 수건이니, 기물을 갖추어 문식하는 것이다. 옛날의 배우는 자들은 대체大體를 보존하였으니 이 때문에 쉬웠고, 지금의 배우는 자들은 경전經傳에 장구章句가 있는 것이, 의복을 화려하게 꾸미고 큰 띠와 차는 수건에 화려하게 수를 놓은 것과 같아서 그 문식이 더욱 번다하니, 이 때문에 어렵다는 말이다. 《노자老子》처럼 하면 쉽고 《노자老子》처럼 하지 않으면 어렵다는 것이 어디에 있는가. 반고班固가 ‘옛날에 배우는 자들은 농사짓고 또 식구들을 부양하면서 3년에 한 가지 경서에 통달하여 대체大體를 보존하고 경문經文을 음미하였을 뿐이다. 이 때문에 걸린 날짜는 적고 덕德을 쌓은 것은 많아서 30세가 되면 오경五經이 확립되었다. 후세後世에는 경經과 전傳이 이미 너무 괴리되어 널리 배운 자는 또 많이 듣고서 그 중에 의심스러운 것을 빼놓는 의리義理를 생각하지 않고 세세한 의리를 만들어 다른 사람의 힐난을 피하기를 힘쓰며, 견강부회한 말과 교묘한 말로 문자의 형체를 파괴하여 다섯 글자를 해설한 글이 2, 3만 자에 이르렀다.’라고 하였고, 《환담신론桓譚新論》에 ‘진근군秦近君이 〈요전堯典〉의 편목篇目 두 글자를 기록한 말이 10만 자에 이르렀고, 단지 「왈약계고曰若稽古」를 설명한 것만도 3만 자였다.’라고 하였다.” ○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반鞶은 음이 반盤이고, 세帨는 음이 세稅이고, 악惡는 음이 오烏이다. 반鞶과 세帨가 이미 외식外飾인데 또 이어서 수를 놓기까지 하였으니, 장구章句가 화려함이 많고 실제가 적음을 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