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가 물었다. “굴원은 지혜로웠습니까?”
注+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굴屈은 구九와 물勿의 반절反切이다.” 양자揚子가 말하였다. “〈굴원의 깨끗한 지조와 뛰어난 재주는〉 옥과 같고 옥돌과 같았으나 〈참소를 당하여 쫓겨나자〉 변하여
단청丹靑이 되었으니, 어찌 지혜롭다 하겠는가. 어찌 지혜롭다 하겠는가.”
注+지자智者는 천명天命에 통달하고 행하고 숨을 때를 자세히 알아서 옥과 옥돌이 갈아도 얇아지지 않는 것과 같다. 그런데 지금 굴원은 방축放逐 당하자 울분을 못 이겨 이에 변하였으니, 비록 문채가 있으나 단청丹靑의 부류일 뿐이다. ○송함宋咸이 말하였다. “옳지 않다. 굴원屈原이 초왕楚王을 섬겨 〈조정에〉 들어가서는 국사를 의논하고 나와서는 빈객을 접대하여 방정方正하고 충의忠義를 다하니 하자와 오점이 없어 옥처럼 깨끗하였다. 그러나 상관대부上官大夫 자란子蘭의 참소를 당하여 마침내 쫓겨났으니, 이는 굴원이 단청丹靑(참소)에 의해 변한 것이요, 이에 다시 궁달窮達의 명命을 따지지 않고 스스로 물에 뛰어들어 죽었으니, 이는 지혜가 부족한 것이다. 단청丹靑은 참소를 비유한 것이다.” ○오비吳祕가 말하였다. “굴원이 공명정대한 자질을 타고나 본래 초나라의 충신이 된 것은 옥과 같고 옥돌과 같은 것이요, 상관대부上官大夫 자란子蘭의 참소를 받아 임금에게 버림을 받았는데도 은둔하지 않고 마침내 문재文才를 드러내어 후세에 전해져서 마침내 초楚나라의 사신辭臣이 된 것은 단청으로 변한 것이다. 때를 만나고 못 만나는 것은 명命인데 하필 물에 뛰어들어 죽는단 말인가. 그러니 어찌 지혜롭다고 하겠는가, 어찌 지혜롭다고 하겠는가. 지혜로운 것이 아니다.” ○사마광司馬光이 말하였다. “《음의音義》에 ‘형瑩은 음이 영營이고, 또 다른 음은 영榮이고, 또 오烏와 정定의 반절反切이니, 돌 중에 옥 다음가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옥영玉瑩은 지조가 개결함을 비유한 것이고, 단청丹靑은 문채文彩가 있음을 비유한 것이다. 굴원屈原이 비록 이와 같이 아름다운 행실과 재능이 있었으나 천리를 즐거워하고 천명을 알지 못하여 비분강개하여 스스로 물에 뛰어들어 죽음에 이르렀으니, 지혜롭다고 할 수 없음을 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