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文啓는 以文德起迪其民也니 蓋取書中之義하여 以名篇하니라
原注
政之所施에 而人莫知其化하고 時之所在에 而人莫知其移라
聖人守此無爲之政하여 而萬物自化而爲善하니 何有窮盡이리오
優而游之하야 展轉求之니 求而得之면 不可不藏이요 旣以藏之면 不可不行이요 旣以行之면 勿復明之니이다
原注
故로 當展轉求之라하니 展者는 轉之半이요 轉者는 展之周니 欲其反覆而求之也라
求而能得之면 不可不藏之於密이요 旣以藏之於密이면 又不可不行之於人이요 旣以行之於人이면 勿復自彰明之라
夫天地不自明故로 能長生하고 聖人不自明故로 能名彰이니이다
原注
夫天地惟其不自明也라 故로 能長生萬物하고 聖人惟其不自明也라 故로 能名譽彰顯이라
言天不自明故로 日月得而明也니 若天之精氣呈露而自明이면 日月亦不能明矣라
謂天地隱德弗曜하여 而萬物得以長生하고 聖人隱德弗曜하여 而名譽得以彰顯也라
古之聖人이 聚人而爲家하고 聚家而爲國하고 聚國而爲天下하여 分封賢人하여 以爲萬國하니 命之曰大紀니이다
原注
上古聖人이 聚人而爲之家하고 聚家而爲之國하고 聚國而爲之天下하여 分封賢德之人하여 以爲萬國諸侯하니 命之曰大紀라하니
陳其政敎하고 順其民俗하여 群曲化直하여 變於形容하고 萬國不通이나 各樂其所하여 人愛其上하나니 命之曰大定이니이다
原注
敷陳其政事敎化하고 順從其民之風俗하여 使群曲皆化爲直하여 而變於形容하고
萬國風俗이 雖不通이나 各得樂其所하여 人皆愛其上하나니 命之曰大定이라하니
聖人은 務靜之하고 賢人은 務正之하고 愚人은 不能正이라 故로 與人爭이니
上勞則刑繁하고 刑繁則民憂하고 民憂則流亡하여 上下不安其生하여 累世不休면 命之曰大失이니이다
原注
聖人은 務靜以待之하고 賢人은 務正以率之하고 愚人은 不能正以率下라 故로 與人必爭하나니 上之人勞면 則刑罰繁多하고 刑罰繁多면 則民心生憂하고 民心生憂면 則思流離逃亡하여 上下皆不能安其生하여 而累世不能休息하나니
天下之人은 如流水하여 障之則止하고 啓之則行하고 靜之則淸이니이다
原注
天下之人情은 譬如流水하여 遮障之則停止하고 開啓之則通行하고 靜澄之則潔淸이라
原注
聖人은 旣見其物之始면 則知其物之終이라하니 謂見其民之所以始면 則知其民之所以終也라
天有常形하고 民有常生하니 與天下共其生이면 而天下靜矣니이다
原注
天之常形은 謂春而生, 夏而長, 秋而成, 冬而藏也요 民之常生은 謂春而耕, 夏而耘, 秋而斂, 冬而息也라
夫民化而從政이라 是以로 天無爲而成事하고 民無與而自富하나니 此聖人之德也니이다
公言이 乃協予懷하니 夙夜念之不忘하여 以用爲常호리라
原注
太上者는 因民而成治하고 其次者는 用化以成俗하니
夫民化於下하여 而從人君之政이라 是以로 天道無爲而成事하나니
民無所與而自致富하나니 謂不奪其時하고 薄其賦斂하여 使民安其田野하여 家給人足하니 是無與而自富니 此乃聖人之德也라
公言이 乃協予之所懷하니 當早夜念之而不忘하여 用以爲治國之常道也라
原注
문계文啓란 문덕文德으로써 백성을 일으키고 인도하는 것이니, 글 가운데의 뜻을 취하여 편명篇名으로 삼은 것이다.
原注
《시경詩經》에 ‘온갖 복록福祿이 이에 모인다.[百祿是遒]’라고 하였는데, 《집전集傳》에 ‘주遒’를 ‘취聚’로 훈訓하였다.
정사를 시행하는 바에 그 교화를 알지 못하고, 시절이 있는 곳에 그 바뀜을 알지 못합니다.
성인聖人이 이것을 지켜서 만물이 교화되니, 어찌 다함이 있겠습니까.
原注
정사를 시행하는 바에 사람들이 그 교화되는 줄을 알지 못하고, 시절이 있는 곳에 사람들이 그 바뀌는 줄을 알지 못한다.
이는 이른바 ‘성인聖人은 함이 없이[無爲] 다스림을 이루고, 천도天道는 함이 없이 일을 이룬다.’는 것이다.
성인聖人은 이 무위無爲의 정사를 지켜서 만물이 저절로 교화되어 선善을 하니, 어찌 다함이 있겠는가.
이는 또한 천도天道가 끝나면 다시 시작되어서 순환하여 끝이 없는 것과 같은 것이다.
넉넉히(여유롭게) 노닐어서 전전展轉하여 구해야 하니, 구해서 얻으면 은밀한 마음속에 감춰두지 않을 수 없고, 이미 마음속에 감춰두면 남에게 행하지 않을 수 없고, 이미 남에게 행했으면 다시 밝히지 않습니다.
原注
‘넉넉히 노닌다[優游]는 것’은 자유로운 모양이다.
윗글을 이어 말하기를 “성인聖人이 무위자연無爲自然인 까닭은 넉넉히 노닐어 자유로울 뿐이다.
그러므로 마땅히 전전展轉하여 구해야 한다.” 하였으니, 전展은 전轉의 반半이요, 전轉은 전展의 한 바퀴이니, 그 반복하여 구하고자 한 것이다.
구하여 능히 얻으면 이것을 은밀한 마음속에 감춰두지 않을 수 없고, 이미 은밀한 마음속에 감춰두었으면 또 이것을 남에게 행하지 않을 수 없고, 이미 남에게 행하였으면 다시 스스로 밝히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하늘과 땅이 스스로 밝히지 않기 때문에 능히 만물을 생장하고, 성인聖人이 스스로 밝히지 않기 때문에 능히 명예가 드러나는 것입니다.
原注
하늘과 땅이 스스로 밝히지 않기 때문에 능히 만물을 생장하고, 성인聖人이 스스로 밝히지 않기 때문에 능히 명예가 밝게 드러나는 것이다.
의서醫書에 이르기를 “하늘이 밝으면 해와 달이 밝지 못할 것이다.[天明則日月不明]” 하였다.
하늘이 스스로 밝지 않기 때문에 해와 달이 밝음을 말한 것이니, 만약 하늘의 정기가 크게 드러나서 스스로 밝다면, 해와 달은 밝지 못할 것이다.
이는 하늘과 땅이 덕을 숨기고 밝히지 않아서 만물이 생장하게 되고, 성인聖人이 덕을 숨기고 밝히지 않아서 명예가 크게 드러나게 됨을 말한 것이다.
옛날 성인聖人이 사람을 모아 집을 만들고, 집을 모아 나라를 만들고, 나라를 모아 천하를 만들어서, 어진 사람을 나누어 봉封하여 만국萬國을 만들었으니, 이를 명명하여 ‘대기大紀’라 합니다.
原注
상고上古의 성인聖人이 사람을 모아 집을 만들고, 집을 모아 나라를 만들고, 나라를 모아 천하를 만들어서, 어진 덕이 있는 사람을 나누어 봉封하여 만국萬國의 제후로 삼았으니, 이를 명명하여 ‘대기大紀’라 한다.
정사政事와 교화敎化를 펴고 백성의 풍속을 순종하여 여러 굽은 것이 곧아져서 형용이 변하고, 만국萬國의 풍속이 서로 통하지 못하나 각기 그 거처를 즐거워하여 사람들이 그 윗사람을 사랑하니, 이를 명명하여 ‘대정大定’이라 합니다.
原注
정사와 교화를 펴고 백성들의 풍속을 순종해서 여러 굽은 자들로 하여금 모두 변화하여 정직해져서 형용이 변하게 하고,
만국萬國의 풍속風俗이 비록 통하지 못하나 각기 제 사는 곳을 즐거워하여 사람들이 모두 그 윗사람을 사랑하니, 이를 명명하여 ‘대정大定’이라 한다.
대정大定이란 천하天下가 크게 평정平定되는 것이다.
성인聖人은 고요하기를 힘쓰고, 현인賢人은 바로잡기를 힘쓰고, 어리석은 사람은 바르지 못하므로 남과 다투니,
윗사람이 수고로우면 형벌이 많아지고, 형벌이 많아지면 백성들이 근심하고, 백성들이 근심하면 유리流離하고 도망하여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사는 것을 편안히 여기지 못해서 여러 대 동안 편안히 쉬지 못하면, 이를 명명하여 ‘대실大失’이라 합니다.
原注
성인聖人은 고요히 기다리기를 힘쓰고, 현인賢人은 바름으로써 솔선하기를 힘쓰고, 어리석은 사람은 바름으로써 아랫사람에게 솔선하지 못하므로 남과 반드시 다투니, 윗사람이 수고로우면 형벌이 많아지고, 형벌이 많아지면 백성들의 마음에 근심이 생기고, 백성들의 마음에 근심이 생기면 유리하고 도망할 것을 생각하여,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모두 그 사는 것을 편안히 여기지 못해서 여러 대 동안 편안히 휴식하지 못한다.
대실大失이란 국가國家의 정령政令이 크게 잘못된 것이다.
천하天下의 사람들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막으면 멈추고 열어놓으면 가고 고요하게 하면 깨끗해집니다.
原注
천하天下의 인정人情은 비유하면 흐르는 물과 같아서, 막아놓으면 정지되고 열어놓으면 통행하여 흘러가고 고요하고 맑게 하면 깨끗해지는 것이다.
성인聖人은 그 처음을 보면 그 끝을 압니다.”
原注
성인聖人은 이미 사물의 시작을 보면 그 사물의 종말을 안다.” 하였으니, 이는 그 백성의 시작하는 바를 보면 그 백성의 끝마칠 바를 앎을 말한 것이다.
“하늘은 떳떳한 형체가 있고, 백성은 떳떳하게 살려는(낳는) 뜻이 있으니, 천하天下와 그 살려는 것을 함께하면 천하天下가 조용해집니다.
原注
성인聖人이 고요함에 힘쓰는 방도는 어떻게 하는가?
하늘은 떳떳한 형체가 있고, 백성은 떳떳하게 살려는 뜻이 있다.
하늘의 떳떳한 형체는 봄에 낳고 여름에 자라고 가을에 이루고 겨울에 갈무리함을 이르며, 백성의 떳떳한 삶은 봄에 밭 갈고 여름에 김매고 가을에 거두고 겨울에 쉼을 이른다.
능히 천하天下와 그 낳고 낳는 이치를 함께하면 천하天下가 저절로 조용해지는 것이다.
태상太上(가장 좋은 것)은 그대로 백성을 따르는 것이고 그 다음은 백성을 교화시키는 것입니다.
백성들이 교화되어 정사를 따르기 때문에 하늘은 함이 없이 일을 이루고, 백성은 내려주는 것이 없이도 저절로 부유해지니, 이는 성인聖人의 덕입니다.”
“공公의 말이 바로 내 마음과 합하니, 내 밤낮으로 생각하고 잊지 않아서, 이것으로써 떳떳함을 삼겠노라.”
原注
태상太上은 그대로 백성을 따라 훌륭한 정치를 이룩하는 것이고, 그 다음은 교화를 써서 풍속을 이루는 것이다.
백성들이 아래에서 교화되어 군주의 정사를 따르기 때문에 천도天道는 하는 것이 없이 사물을 이루는 것이다.
백성들이 위에서 내려주는 것이 없이도 스스로 부유해지니, 이는 농사짓는 철을 빼앗지 않고 세금 거두는 것을 적게 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자신의 전야田野를 편안히 여겨 집집마다 풍족하고 사람마다 풍족함을 이르니, 이는 백성들이 위에서 내려주는 것이 없이도 스스로 부유해지는 것이니, 이는 바로 성인聖人의 덕이다.
공公의 말이 바로 내가 생각하는 바와 같으니, 내 마땅히 밤낮으로 생각하고 잊지 않아서, 이로써 나라를 다스리는 떳떳한 방도로 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