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편 내부를 방비하라
‘備內’는 군주의 내부를 방비한다는 뜻으로, 곧 그 내부란 궁 안의 후비, 태자, 측근 신하 등을 가리킨다. 이들은 항상 군주 곁에서 총애를 받지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군주의 죽음을 바라기 때문에 늘 대비해야 한다고 하였다. 여기에는 인간은 본래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韓非子의 인간관이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인간 불신의 입장에서 실제 역사적 사실을 제시함으로써 자신의 논리를 강화하고 있다. 곧 군주는 성공적인 통치를 위해서 측근의 그 누구도 믿어서는 안 되며 오직 法術에 근거해서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에 의지해야 한다는 충고를 담았다. 본 편의 내용은 두 단락으로 구분하여 볼 수 있다. 첫째 단락에서는 군주의 처자식은 군주의 이른 죽음이 자기들에게 유리하다고 여겨 군주를 시해하고자 하므로 이를 방비하는 방법에 대해 논하였고, 둘째 단락에서는 존귀한 대신은 늘 권세에 빙자하여 파당을 결성하여 군주를 배반하기 때문에, 군주는 결코 대신들이 백성들의 요역을 덜어주는 은택을 베풀도록 하거나 나라의 권세를 좌지우지하도록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