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莊子(1)

장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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讓天下於
임금이 허유許由에게 천하를 물려주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日月 出矣어늘不息 其於光也
“해와 달이 돋아 세상이 환하게 밝아졌는데도 횃불이 꺼지지 않고 있는 것은 그 빛을 밝힘에 또한 공연히 어렵기만 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降矣어늘 而猶 其於澤也
때맞추어 단비가 내리는데도 여전히 물 대는 일을 계속하는 것은 그 논밭을 윤택하게 함에 또한 공연히 수고롭기만 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선생께서 천자의 자리에 오르시면 곧 천하가 잘 다스려질 터인데 그런데도 내가 아직도 천하를 맡아 가지고 있으니, 내 스스로 돌이켜보아도 만족할 수가 없습니다.
하노이다
청컨대 천하를 바치고자 하니 맡아 주기 바랍니다.”
許由曰
허유許由가 말하였다.
治天下하야 어늘 而我猶代子
“그대가 천하를 다스려 천하가 이미 잘 다스려지고 있는데, 그런데도 내가 오히려 그대를 대신한다면 나더러 장차 〈천자라는〉 명예名譽를 구하라는 것인가요.
명예라고 하는 것은 실질의 손님이니, 그러면 나더러 장차 손님이라고 하는 〈비본질적非本質的인〉 것이 되라는 것인가요.
不過一枝하며 不過滿腹이니
뱁새가 깊은 숲 속에 둥지를 짓고 살 때에 〈필요한 것은 숲 속 전체가 아니라〉 나뭇가지 하나에 지나지 않고, 두더지가 황하黃河의 물을 마실 때에 〈필요한 것은 황하의 물 전체가 아니라〉 자기 배를 채우는 데 지나지 않습니다.
돌아가 쉬십시오, 임금이시여.
나는 천하를 가지고 할 일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게다가 〈제사 때〉 숙수熟手가 음식을 잘못 만든다고 해서 시축尸祝이 술단지나 제사상을 뛰어 넘어가서 숙수 일을 대신하지는 않는 법입니다.
역주
역주1 : 인명. 南宋 蔡沈(1167~1230)의 《書經集傳》 序에는 “二帝三王이 천하를 다스린 大經大法이 모두 이 책(《書經》)에 실려 있다[二帝三王治天下之大經大法 皆載此書].”고 했는데, 儒家에서 숭앙하는 古之聖王은 바로 二帝三王이다. 그리고 이 二帝三王의 첫머리에 자리하고 있는 天子가 바로 堯‧舜이다. 덧붙여 말하면 二帝는 堯와 舜이고 三王은 夏‧殷‧周 三代의 聖王 즉 禹王(夏)과 湯王(殷) 및 周의 文王과 武王을 말한다. 蔡沈의 《書經集傳》 〈虞書〉편 註에 의하면 堯는 70년의 治世 後에 舜을 民間에서 발탁하여 攝政케 하고 3년 뒤에는 舜에게 帝位를 물려주어 聽政하지 않은 뒤에도 28년을 더 살다가 崩하였다고 한다. 이것이 이른바 禪讓의 說話이다. 이것은 뒤에 舜이 禹에게 선양한 것과 함께 中國政治史上 禪讓이라고 하는 정권 교체의 한 패턴을 이루는데, 이른바 放伐이라는 무력 혁명에 의한 정권 교체의, 다른 한 패턴과 대비된다. 《孟子》 〈萬章 上〉의 제5장에는 堯가 舜에게 한 禪讓이 堯가 자기 마음대로 天下를 물려 준 것이 아니고, 하늘이 주고 백성이 준[天與之 人與之] 것이라는 民本思想에 입각한 孟子의 독특한 해석이 보인다. 이로 미루어 보더라도 堯가 舜에게 禪讓한 說話가 戰國時代 초기에는 존재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莊子》에도 〈天地〉편에 “요가 순에게 주고, 순이 우에게 주었다[堯授舜 舜授禹].”라는 말이 있고, 〈天運〉편에 역시 ‘堯授舜 舜授禹’라는 말이 있으며, 〈秋水〉편에는 “옛날 요순이 帝位를 선양하였다[昔者堯舜禪而帝].”라는 말이 보이고, 〈徐無鬼〉편의 ‘卷婁者 舜也’ 이하의 文章에서 禪讓說話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이 편의 이 설화에서는 堯가 天下를 물려주려는 상대가 許由로 되어 있다.
역주2 許由 : 인명. 전국시대에 그 이름이 나타나기 시작한 중국 고대의 隱者. 架空의 인물로, 여기서는 堯와 동시대의 사람으로 등장하고 있으니 中國 最古의 隱者라고 할 수 있다. 《中國의 隱者》라는 책(井波律子著)에서는 隱者의 연원으로 許由의 이름을 들고 있다. 〈天地〉편에는 또 許由를 堯의 스승이라고 하는 記述이 보이고 있다[堯之師曰許由 許由之師曰齧缺 齧缺之師曰王倪 王倪之師曰被衣]. 이 설화는 許由가 堯의 선양을 거절하면서 귀를 더럽혔다 하여 귀를 씻은 洗耳전설과 함께 후대 중국인의 精神史 위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역주3 爝火(작화) : 관솔불. 횃불. 林希逸은 炬火라고 풀이했다.
역주4 不亦難乎 : 또한 어렵지 않겠는가. 공연히 어렵기만 하다는 뜻. 임희일은 “일월이 이미 밝은데 어찌 불을 쓰겠는가[日月旣明 何用把火].”라고 풀이했다.
역주5 時雨 : 때맞추어 단비가 내림. 時는 適時(timely)의 뜻. 계절에 따라 그 계절에 가장 알맞은 음식을 時食이라 함과 같다.
역주6 浸灌 : 浸은 적시다, 灌은 물을 대다는 뜻으로 논밭에 물을 부어 적셔 주는 일.
역주7 不亦勞乎 : 또한 수고롭지 않겠는가. 공연히 수고롭기만 하다는 뜻. 林希逸은 “이미 때맞은 비가 내리는데 어찌 독을 쓰겠는가[時雨旣降 何用抱甕].”라고 풀이했다.
역주8 夫子立而天下治 : 선생이 천자의 자리에 오르면 천하가 다스려질 것임. 〈天地〉편에 “요의 스승은 허유이다[堯之師曰許由].”라는 말이 나온다. 夫子는 선생님. 而는 則과 같다.
역주9 我猶尸之 : 내가 아직도 천하를 맡아 가지고 있음. 尸는 主의 뜻으로 주인 노릇하다, 다스리다, 담당하다의 뜻. 成玄英, 林希逸 모두 尸를 主로 풀이했다.
역주10 吾自視缺然 : 내 스스로 돌이켜 보아도 만족할 수 없음. 《孟子》 〈盡心 上〉의 “韓氏나 魏氏와 같은 富貴를 보태 주더라도 만일 그 부귀를 스스로 하찮게 여긴다면 〈그 사람은〉 남보다 훨씬 뛰어난 사람이다[附之以韓魏之家 其自視欿然 則過人遠矣].”라고 한 말이 나오는데, 自視欿然과 自視缺然은 비슷한 의미의 말이다. 欿은 만족해 하지 않고 모자라게 여긴다라는 뜻이다. 성현영은 ‘스스로 서운하여 만족하지 못함[自視缺然不足]’이라고 풀이했다.
역주11 請致天下 : 청컨대 천하를 바치고자 함. 致는 주다, 바치다는 뜻. 성현영은 “청컨대 제위를 현인에게 선양하려고 한다[請將帝位讓與賢人].”로 풀이했고, 林希逸은 “천하를 그대에게 주겠다는 말이다[言以天下歸之汝也].”라고 풀이했다.
역주12 : 남자의 경칭. 여기서는 당신, 그대란 뜻의 2인칭 대명사.
역주13 天下旣已治也 : 천하가 이미 다스려짐. 旣已는 이미의 뜻. 이미 다 잘 다스려지고 있다는 뜻으로 旣已治也라고 한 것인데 旣는 이미의 뜻도 있으나 다[盡]의 뜻도 있다. 成玄英은 旣를 盡으로 풀이했다. 또 현토본에는 已가 以로 되어 있다.
역주14 吾將爲名乎 : 나더러 장차 〈천자라는〉 名譽를 구하라는 것인가. 爲名은 천자라고 하는 이름을 추구하다, 이름 때문에 한다는 뜻.
역주15 名者實之賓也 : 명예는 실질의 손님임. 이름이니 명예니 하는 것들은 實體(實質‧眞實)라는 주인의 손님으로 非本質的인 虛像이라는 뜻.
역주16 吾將爲賓乎 : 나더러 장차 손님이 되라는 것인가. 본문의 해석은 명예니 이름이니 하는 虛像이나 追求하라는 것인가로 풀이하는 일반적인 해석을 따랐다. 그런데 앞의 吾將爲名乎와 이 吾將爲賓乎의 두 乎자를 의문형 종결사로 보지 않고 뒤의 문장과 이어지는 條件文을 만들기 위해 앞서서 제시하는 어조사로 보는 견해도 있다. 兪樾의 경우 《諸子平議(莊子平議)》에서 吾將爲賓乎의 賓자를 實자로 改作해서 吾將爲實乎의 뜻으로 읽는데, 池田知久가 그것을 따르고 있다. 곧 이 부분의 글은 “내가 장차 이름을 위한다고 할진댄 이름이란 실질의 손님에 불과한 것이고, 내가 장차 실질을 위한다고 할진댄 〈그 실질이란 집 짓고 살고 마시고 먹는 것인데〉 뱁새가 깊은 숲 속에 집을 짓고 살 때에 필요한 것은 나뭇가지 하나에 불과하고 두더지가 황하의 물을 마실 때에 필요한 것은 자기 배를 채우는 데 불과하다.”는 뜻이 된다. 참고할 만한 해석이기는 하나 여기서는 취하지 않았다.
역주17 鷦鷯巢於深林 : 뱁새가 깊은 숲 속에 둥지를 지음. 《文選》의 張華의 〈鷦鷯賦〉의 李善 註 등이 이를 인용하여 ‘鷦鷯巢林’이라 하고 있는 것처럼 於深 두 글자가 없는 텍스트가 있었던 것 같다. 아래의 ‘偃鼠飮河’와의 對句로도 그렇고 의미로 보더라도 그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池田知久). 鷦鷯는 뱁새라 하기도 하고 굴뚝새라고도 한다.
역주18 偃鼠飮河 : 두더지가 黃河의 물을 마심. 偃鼠는 두더지. 河는 黃河이니 보통명사의 固有名詞化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역주19 歸休乎君 : 돌아가 다 잊어버리고 쉬십시오, 임금이시여. 君其歸休乎와 같음. 安東林은 Watson의 영역 ‘Go home and forget the matter, my Lord’를 제시하고 있는데 참고할 만하다.
역주20 予無所用天下爲 : 나는 천하를 가지고 할 일이 아무 것도 없음. 予는 我, 用은 以와 같음.
역주21 庖人雖不治庖 尸祝不越樽(준)俎而代之矣 : 熟手가 음식을 잘못 만든다고 해서 尸祝이 술단지나 제사상을 뛰어 넘어가서 숙수 일을 대신하지는 않음. 成玄英은 庖人을 푸주간을 담당하는 사람[掌庖廚之人]으로 풀이했다. 治庖는 주방을 다스리다, 제사상을 차린다는 뜻. 尸祝의 尸는 太廟 안의 神主(성현영), 祝은 귀신의 말을 전하는 사람(陸德明). 보통 尸라 할 때에는 제사 때 신위 자리에 대신 앉히는 어린 尸童을 말하고 祝이라 하면 제사 때 祝文 읽는 祭官을 의미한다. 여기서 尸祝은 神의 세계에 속하는 人間을 상징하는데 許由가 자신을 이에 비유한 것이다. 또한 庖人은 堯를 비유한 것인데 “〈제사 때〉 숙수가 음식을 잘못 만든다고 해서 尸祝이 술단지와 제사상을 뛰어 넘어가서 숙수 일을 대신하지는 않는다.”고 함은 宇宙의 絶對者이기를 지향하는 神의 세계에 속한 인간은 주방 일과 같은 세속의 俗事에 손을 대지 않는다는 뜻이다. 樽은 술단지, 또는 술독. 즉 酒器이고 俎는 제사 고기 담는 그릇 즉 祭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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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2장 3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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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제2장 400

장자(1) 책은 2019.04.23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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