昔堯之治天下也
에 케하니 요 桀之治天下也
에 케하니 是
는 不愉也
라
하고 大怒邪
에는 毗於陰
하나니 陰陽
이 竝毗
하면 四時 不至
하며 寒暑之和 不成
하야 其反傷人之形乎
인저
使人
으로 喜怒 失位
하며 居處 無常
하며 思慮 不自得
하며 하야 於是乎
에 天下
한 而後
에야 하나니
故
로 天下之大
로도 不足以賞罰
이어늘 自三代以下者
하나니 彼
는 何暇
에 安其
哉
리오
인댄 是 淫於色也
오 說聰邪
인댄 是 淫於聲也
오 說仁邪
인댄 是 亂於德也
오 說義邪
인댄 是 悖於理也
오 說禮邪
인댄 오 說樂邪
인댄 오 說聖邪
인댄 오 說知邪
인댄 니라
天下 將不安其性命之情
인댄 之八者 乃始
而亂天下也
이어늘
故
로 君子 苟能
하며 하면 하며 하며 하야 하리니 리오
천하를 있는 그대로 놓아둔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천하를 다스린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천하를 있는 그대로 두는 까닭은 천하 사람들이 〈지知와 욕欲의 작위作爲때문에〉 타고난 본성本性을 어지럽힐까 염려해서이고, 놓아두는 까닭은 천하 사람들이 타고난 덕을 바꿀까 염려해서이다.
천하 사람들이 자기 본성을 어지럽히지 않고 자신의 덕을 바꾸지 않는다면 〈따로 특별히〉 천하를 다스릴 일이 있겠는가.
옛날 요堯임금이 천하를 다스릴 적에는 천하 사람들로 하여금 기뻐하면서 자신의 본성을 작위적으로 즐기게 했으니 이는 편안하게 한 것이 아니고, 걸桀이 천하를 다스릴 적에는 천하 사람들로 하여금 고달프게 자신의 본성을 괴롭히게 했으니 이는 즐겁게 한 것이 아니다.
편안하지 않고 즐겁게 하지 못한 것은 타고난 덕이 아닌데 타고난 덕이 아니고서 장구할 수 있는 경우는 천하에 하나도 없다.
사람들이 지나치게 기뻐하면 자연계의 양기陽氣가 손상되고 지나치게 화를 내면 자연계의 음기陰氣가 손상되는데 음양陰陽이 모두 손상되면 사계절이 제때에 이르지 않으며 자연계의 춥고 더운 계절의 조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도리어 사람의 몸을 손상하게 된다.
사람들로 하여금 기뻐하고 노여워함에 마땅함을 잃어버리게 하고 거처함에 일정함이 없게 하고 생각함에 스스로 터득하지 못하게 하고 중용의 도리를 아름답게 이루지 못하게 하니 이렇게 되자 천하 사람들이 비로소 거만한 태도로 남을 나무라고 사람들에게 사납게 굴게 되었으니 이렇게 된 뒤에 도척盜跖이나 증삼曾參, 사추史鰌와 같은 자들의 행위가 나타나게 된 것이다.
그 때문에 온 천하의 재물을 다 동원하여 잘하는 이에게 상을 주어도 〈다 상 주기에〉 부족하며 온 천하의 형벌을 다 동원해서 악한 자들을 처벌해도 〈다 처벌하기에〉 부족하다.
이처럼 천하의 광대함으로도 상 주고 벌 주기에 부족한데도 삼대 이후의 위정자들은 시끄럽게 떠들어 대면서 끝내 상벌을 일삼으니 저들이 어느 겨를에 타고난 성명性命의 자연스런 실정實情에 마음 편안히 머물 수 있겠는가.
뿐만 아니라 눈 밝은 것을 좋아한다면 이는 아름다운 색깔을 탐닉耽溺하는 것이고, 귀 밝은 것을 좋아한다면 이는 아름다운 소리를 탐닉하는 것이고, 인仁을 좋아한다면 이는 사람이 본래 타고난 덕德을 어지럽히는 것이고, 의義를 좋아한다면 이는 자연의 조리를 어기는 것이고, 예禮를 좋아한다면 이는 기교技巧를 조장助長하는 것이고, 악을 좋아한다면 이는 넘침을 조장하는 것이고, 성인을 좋아한다면 이는 재주를 조장하는 것이고, 지식을 좋아한다면 이는 헐뜯음을 조장하는 것이다.
천하 사람들이 타고난 성명性命의 실정을 편안히 누릴 수 있다면 이 여덟 가지(明‧총聰‧인仁‧의義‧예禮‧악樂‧성聖‧지知)는 있어도 그만이고 없어도 그만이다.
그러나 천하 사람들이 타고난 성명의 정을 편안히 누리지 못한다면 이 여덟 가지는 비로소 서로 얽히고설켜서 번거롭게 흔들어 대며 천하를 어지럽힐 것이다.
그런데도 천하 사람들은 마침내 그것을 높이고 애석히 여기니 천하 사람들의 미혹됨이 심하다.
어찌 지나다 들러 보기만 하고 그냥 떠나가겠는가.
〈들러 보기만 하고 그냥 지나쳐 가 버리면 그래도 괜찮은데〉 마침내 재계하여 그것을 말하고, 꿇어앉아 그것을 〈위정자들에게〉 올리고, 북 치며 노래하며 춤을 추면서 찬양하니 내가 이것을 어찌하겠는가.
그 때문에 군자君子가 어쩔 수 없이 천하를 다스리게 되면 무위無爲보다 나은 것이 없다.
무위한 뒤에야 타고난 성명性命의 정을 편안히 누릴 수 있다.
그러므로 자기 몸을 천하를 돌보는 것보다 중시하는 사람에게 천하를 맡길 수 있으며 자기 몸을 천하를 돌보는 것보다 아끼는 사람에게 천하를 맡길 수 있다.
그 때문에 군자가 자신의 오장五藏을 해부하지 않고 자기의 총명을 끄집어내지 않을 수 있다면 직무를 방기放棄하고 가만히 있어도 용처럼 자유롭게 출현할 수 있을 것이며 깊은 물처럼 침묵하고 있어도 우레처럼 커다란 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며 정신이 움직이면 천지가 따라서 조용히 아무 하는 일이 없어도 만물이 저절로 생육될 것이니 내 어느 겨를에 천하를 다스리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