噴則大者는 如珠하고 小者는 如霧하야 雜而下者 不可勝數也니라
今子
는 起於北海
하야 蓬蓬然入於南海
호대 而似無有
는 何也
오
〈외발 짐승〉 기夔는 〈발이 많은〉 노래기[蚿]를 부러워하고 노래기는 〈발이 없는〉 뱀을 부러워하고 뱀은 〈모습이 없는〉 바람을 부러워하고 바람은 〈움직이지 않고도 작용하는〉 눈을 부러워하고 눈은 〈물物을 보지 않고도 모든 것을 다 아는〉 마음을 부러워하였다.
“나는 외발로 깡충거리며 다니지만 막힘없이 걸어 다니는 그대에는 도저히 미치지 못한다.
그대는 그 많은 발을 잘 쓰고 있는데 도대체 어떻게 발을 움직여 걸어다니는 것인가?”
그대도 저 침을 퉁기는 사람을 보았을 것이다.
재채기를 해서 침을 뿜어내면 큰 것은 구슬 같고 작은 것은 안개 같아 크고 작은 것이 뒤섞여서 흩어져 떨어지는데 그 숫자는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지금 나도 〈타고난 그대로의 그 많은 발의〉 자연自然의 기능機能[天機]을 그저 움직이게 할 뿐 어째서 그러한지를 알지 못한다.”
“나는 많은 발로 걷고 있는데도 발이 없는 그대의 속도를 따르지 못한다.
“무릇 저절로 그러한 자연의 기능이 움직이는 것은 어떻게 바꿀 수가 없는 것이다.
내 무엇 때문에 발 따위를 쓸 필요가 있겠는가.”
“나는 내 등이나 겨드랑이를 움직여서 걸어간다.
그러니까 이것은 발이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런데 지금 그대는 휙휙 소리 내며 북해北海에서 일어나 휙휙 소리 내며 남해南海로 들어가고 있는데도 형체도 아무 것도 없는 무無와 같으니 무슨 까닭인가?”
나는 휙휙 소리 내며 북쪽 바다에서 일어나 남쪽 바다로 들어간다.
그러나 사람이 나를 손가락으로 찌르는 것만으로도 나를 이기고 나를 발로 밟는 것만으로도 또한 나를 이길 수 있다.
비록 그러나 저 큰 나무를 꺾고 큰 집을 날려 버리는 것은 다만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므로 나는 여러 작은 패배가 있음으로써 큰 승리를 거둘 수 있다.
커다란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것은 오직 성인聖人만이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