君子 有其道者는 未必爲其服也요 爲其服者도 未必知其道也니다
於是에 哀公이 號之한대 五日而魯國에 無敢儒服者요
獨有一丈夫 儒服而立乎公門이어늘 公이 卽召而問以國事한대 千轉萬變而不窮하더라
장자莊子가 노魯나라 애공哀公을 만났는데 애공이 이렇게 말했다.
“우리 노魯나라에는 공자孔子의 가르침을 받드는 유자儒者들은 많은데, 당신의 도道를 닦는 이는 적소이다.”
“온 노나라가 유복儒服을 입은 사람들인데 어찌 적다 합니까?”
“제가 들으니 유자가 둥근 갓을 머리에 쓰고 있는 것은 천시天時를 아는 것을 상징하고 네모난 신발을 신고 있는 것은 지형地形을 잘 아는 것을 상징하며 옥玉 장식을 허리에 차고 있는 것은 일이 생겼을 때 결단決斷을 내릴 줄 아는 것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군자가 그 도道를 가지게 되면 반드시 그런 복장을 하지는 아니하고 그런 복장을 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반드시 그 도道를 알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공公께서 진실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시면 어디 나라 안에 명령을 내려서 ‘이 〈유자儒者의〉 도道를 지니고 있지 않으면서 이 〈유자의〉 옷을 입고 있는 자는 그 죄가 사죄死罪에 해당한다.’고 해 보십시오.”라고 했다.
이에 애공이 명령을 내렸더니, 5일이 지나자 노나라 안에 감히 유복을 입는 자가 아무도 없게 되었다.
그런데 단 한 사람의 장부가 유복儒服을 입고 공문公門 앞에 서 있거늘, 공公이 바로 불러서 국사國事를 물었더니 천변만화千變萬化하는 어떤 난제에도 막힘이 없었다.
“노나라를 통틀어 유자儒者가 한 사람일 뿐이니 많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