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어느 날 감하후監河侯에게 곡식을 빌리러 갔다.
내가 나중에 봉읍에서 나오는 세금을 받아서 선생에게 3백 금을 빌려드리겠습니다.
장주가 발끈 성을 내어 얼굴빛을 바꾸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어저께 이리로 올 때 도중에 나를 부르는 자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돌아보았더니, 수레바퀴 자국 물 고인 곳에 붕어가 한 마리 있었습니다.
너는 거기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 하고 물었더니 붕어가 대답하여 말하기를 ‘나는 동해의 물결에서 튕겨져 나온 해신海神의 신하입니다.
그대는 한 말 한 되의 작은 물이라도 있으면 그것이라도 좋으니 그것을 가지고 나를 좀 살려주십시오.’라고 하였습니다.
내가 바야흐로 남쪽으로 오吳나라와 월越나라의 왕들에게 유세를 하러 가려고 하는데, 그때 가서 서강西江의 물을 거꾸로 흐르게 해서 그 물로 그대를 맞이할 테니 그러면 되겠는가?’ 하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붕어가 발끈 성을 내어 얼굴빛을 바꾸며 말하기를 ‘나는 지금 내가 늘 함께 하는 물을 잃어버려 내가 몸 둘 곳이 없어졌습니다.
지금 나는 한 말 한 되의 물만 있으면 충분히 살 수 있을 따름입니다.
그런데 지금 그대가 이처럼 말하니 차라리 일찌감치 나를 건어물 가게에 가서 찾는 것이 더 나을 것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