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集評] ○ 天寶亂後 當時實有其人 故形容曲盡其情
楊億詩 獨自憑欄干 衣襟生暮寒 本杜天寒翠袖句 而低昻自見 彼何以不服杜耶 - 淸 仇兆鰲, 《杜詩詳註》 卷7
○ 依仇本分三段 幽居在空谷一句 領一篇 筆高品高
首段敍不得宗黨之力 提出良家子三字 見其出身正大 中段敍見棄其婦之曲 末段美其潔淸自矢之操
此感實有之事 以寫寄慨之情 - 淸 浦起龍, 《讀杜心解》 卷1
○ 結句不着議論 而淸潔貞正意 隱然言外 是爲詩品 - 淸 沈德潛, 《唐詩別裁集》 卷2
[集評] ○ 天寶의 亂 이후에 실제로 이러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그 情을 곡진하게 형용하였다.
옛사람들이 이르기를, “버림받은 부인을 쫓겨난 신하에 비유하여, 新進은 날뛰고 老成한 사람은 영락해 물러나는 것을 슬퍼하여 지었다.”고 하였다.
근거 없는 것을 자기마음대로 쓴 것이라면 진실하고 간절하기가 이와 같을 수 없을 것이다.
楊億 시에, “혼자 빈 난간에 기대니, 옷깃에서 저물녘의 찬 기운이 생긴다.[獨自憑欄干 衣襟生暮寒]”는 시구는 두보의 ‘天寒翠袖’ 句에 근본을 두고 있는 것으로 그 높고 낮음이 저절로 드러나니 저 양억이 어떻게 두보에게 굴복하지 않겠는가.
○ 仇兆鰲가 세 단락으로 나눈 것에 따르면, ‘빈 계곡에 숨어 사네[幽居在空谷]’ 한 구절이 전편을 통괄해 솜씨도 높고 품격도 높다.
첫 단락은 친척의 도움을 얻지 못했음을 서술했는데 ‘양가집 자식’이란 말을 써서 그의 출신이 正大함을 드러내었고, 가운데 단락은 버림받은 그 여자의 곡절을 서술했으며, 마지막 단락은 청결하고 곧은 지조를 찬미하였다.
○ ‘산에 있으면 맑지만, 산을 나가면 탁해진다.’는 말은 곧은 선비의 마음이요, 벼슬하는 사람의 말이라 할 수 있다.
이후부터 南朝의 제나라와 양나라 때까지 이처럼 道를 담은 말을 볼 수 없다.
다만 경치를 묘사하는 것으로 끝맺었는데 사물의 형상[色相]에서 다 벗어났다.
이 시는 실제 있었던 일에서 느껴 감개를 담은 情을 묘사한 것이다.
마지막 구절에 의론을 부치지 않았는데도 청결하면서 곧은 뜻이 은연중 말 밖에 드러나니 이것이 바로 시의 품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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