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集評] ○ 韋蘇州詩云 落葉滿空山 何處尋行跡 東坡用其韻曰 寄語庵中人 飛空本無迹 此非才不逮 蓋絶唱不當和也 - 宋 許顗, 《彦周詩話》
○ 化工筆 與淵明 采菊東籬下 悠然見南山 妙處不關言語意思 - 淸 沈德潛, 《唐詩別裁集》 卷3
○ 寄全椒山中道士一作 東坡刻意學之而終不似 盖東坡用力 韋公不用力 東坡尙意 韋公不尙意 微妙之詣也 - 淸 施補華, 《峴傭說詩》
[集評] 韋蘇州(위응물) 시에, “낙엽이 빈산에 가득하니, 어디서 발자취 찾을 수 있을까.[落葉滿空山 何處尋行跡]”라 하였는데, 동파가 그 韻을 써서 “초막에 있는 사람에게 말을 전하고자 하나, 허공을 날아다녀 본래 자취가 없구나.[寄語庵中人 飛空本無迹]”라 하였다. 이는 재주가 미치지 못해서가 아니요, 대개 絶唱은 和韻하는 데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물주의 필법이다. 도연명의 “동쪽 울타리 아래서 국화 따다가, 아득히 남산이 바라보이네[采菊東籬下 悠然見南山]”라는 것과 더불어 오묘한 곳은 언어나 意思와는 무관한 것이다.
〈寄全椒山中道士〉 한 편은 동파가 각별히 힘을 써서 배웠지만 끝내 닮지 못하였다. 대개 동파는 힘을 썼으나 위응물은 힘을 쓰지 않았고, 동파는 의도적인 것을 추구했으나 위응물은 의도적인 것을 추구하지 않았기에 미묘한 지경에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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