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曆二年十月十九日
見
舞
壯其
問其所師 曰余公孫大娘弟子也
[集評] ○ 杜甫公孫大娘舞劍器歌 來如雷霆收震怒 罷如江海凝淸光
此只形容其人之神彩從容 謂其始氣像威武 其終精神凝遠也
劍器武舞之曲名 其舞用女妓雄妝 空手而舞 非用刀劍也
杜又云妙舞 此曲可見 - 朝鮮 李翼, 《星湖僿說》 〈詩文門‧舞劍器〉
○ 來如雷霆收震怒 雷霆震怒 轟然之後 累累遠馳 赫有餘怒
鍾總評題是公孫大娘弟子 而序與詩 情事俱屬公孫氏 便自穆然深思
詩云 感時撫事增惋傷 則五十年間似反掌數句 乃其賦詩本旨
足繭荒山 從此而來 尤使人穆然深思 - 明 王嗣奭, 《杜臆》 卷9
首八句 先寫公孫劍器之妙 忽然而伏 忽然而起 狀其舞姿也
有末句 益顯上三句之騰踔 有上三句 尤難末句之安閑
舞之妙 已就公孫詳寫 此只以神揚揚三字括之 可識虛實互用之法
行失其所往 止失其所居 作者讀者 俱欲噭然一哭 - 淸 浦起龍, 《讀杜心解》
〈공손대랑의 제자가 검기무 추는 것을 보고 병서〉
大曆 2년(767년, 唐 代宗 5) 10월 19일 夔州府 別駕 元持댁에서 臨潁人 李十二娘의 검기무를 보고 그 빛나고 호탕한 모습이 훌륭하다고 생각해 그 스승을 물으니, “저는 공손대랑의 제자입니다.”라고 하였다.
개원 3년(715년, 당 현종 4) 내가 아직 어렸을 때, 郾城에서 공손씨가 검기혼탈무를 추는 걸 본 기억이 있는데, 활발한 변화가 끝이 없어 당시에 홀로 으뜸이었다.
황제 앞에서 춤추던 宜春園‧梨園 두 敎坊 나인에서부터 外供奉에 이르기까지 이 춤을 알고 있는 사람은 현종 초까지 공손씨 한 사람뿐이었다.
옥같은 얼굴에 비단 옷 입은 공손씨도 사라져 버렸는데 하물며 내 흰머리 나는 것이야.
이 제자의 유래를 알고 나니 그 변화 가득한 춤이 스승의 춤과 다르지 않음을 알겠다.
옛일을 더듬으며 슬퍼하면서 애오라지 〈검기행〉을 쓴다.
예전에 吳人 장욱이 서첩에 草書를 잘 썼는데, 자주 鄴縣에서 공손대랑이 西河劍器舞 추는 걸 보았다.
이로부터 초서가 크게 진척되어 호방하고 激蕩하게 되었으니, 공손씨 춤이 어떠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러날 때는 강과 바다에 맑은 빛 엉기듯 하였지
시절을 느끼며 옛 일 더듬어보니 서글픔만 더해진다
굳은살 박힌 발로 가야 할 황량한 산야 수심만 도리어 빠르구나
[集評] ○ 두보의 〈公孫大娘舞劍器歌〉에, ‘나올 때는 천둥소리가 진노를 거둬들이듯, 강과 바다에 맑은 빛 엉기듯’이라고 하였는데,
이는 단지 그 사람의 神彩가 종용함을 형용한 것으로, 처음에는 기상이 위엄있고 씩씩하며 나중에는 정신이 嚴正하고 深遠함을 이른 것이다.
劍器는 武舞의 曲이름인데, 그 춤은 女妓를 雄傑하게 단장시켜 空手로 춤추게 하는 것이요 刀劍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文獻通考》에, “검기란 아마도 칼을 받아들이는 물건을 가리킨 듯하다.” 하였으니 空手를 이른다.
두보 역시 ‘묘한 춤[妙舞]’이라 하였으니 이 곡을 알 수 있다.
○ ‘나올 때는 천둥소리가 진노를 거둬들이는 듯’이라는 시 구절은 천둥우레가 진노하듯 울리면서 우르릉 울린 뒤에도 소리가 계속 멀리까지 달려가므로 뚜렷이 남는 진동이 있다.
그러므로 ‘거둬들인다[收]’는 글자의 묘함을 알 수 있다.
만약 우르릉하는 소리가 조용히 끝나 멈춰버렸다면 진노했다해도 기이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러날 때는 강과 바다에 맑은 빛 서리는 듯’이라는 시구를 두고 鍾惺(明代의 작가)은 “이 말이 유독 묘하다.”고 했는데 참으로 그렇다.
종성은 총평하면서, “제목은 公孫大娘의 弟子이지만 서문과 시에는 감정과 일이 모두 公孫氏에게 속하니 저절로 깊은 생각에 조용히 잠기게 된다.”고 하였다.
나는 이것으로는 미진하다고 생각하니, 그는 감정과 일이 모두 현종에게 속한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그러므로 서문에, “옛일을 더듬으며 슬퍼하면서 애오라지 검기행을 쓴다.”고 했으니 그 뜻이 劍器에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겠다.
시에 ‘시절을 느끼며 일 더듬어보니 서글픔만 더해진다.’고 하였으니, 바로 ‘오십년 사이에 손바닥 뒤집듯 세월이 빠르다.’는 몇 구절이 바로 시를 지은 本旨이다.
‘굳은 살 박힌 발로 가야 할 황량한 산야’ 여기서부터는 사람을 더욱 조용히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 서문에서는 제자로부터 거꾸로 올라가 공손씨에 이르렀고, 시에서는 공손씨로부터 순서에 따라 제자를 나타냈다.
첫 여덟 구는 먼저 공손씨의 검기가 묘하다는 것을 묘사하면서 홀연 잠복했다가 홀연 일어나 그 춤추는 자세를 형상화했다.
홀연히 시작했다가 홀연히 마치면서 시작과 끝을 총괄해서 형용한 것이다.
末句가 있기 때문에 바로 위 세 구의 역동적인 동작이 더욱 드러나며, 위의 세 구가 있기 때문에 末句가 안이하고 한가롭게 되기가 더욱 어렵다.
서문에서 말한 ‘빛나고 호탕한 모습’이 바로 이와 같은 것이다.
‘붉은 입술’ 여섯 구는 李娘만 따로 떨어져 있어 마치 시 가운데 敍事를 한 것 같다.
춤의 묘함에 대해서는 이미 공손씨에서 상세하게 묘사했으므로 여기서는 다만 ‘신령스러움 너울거린다.[神揚揚]’라는 세 글자만으로 포괄하였으니 虛實을 번갈아 쓰는 법을 알 수 있다.
‘시절을 느끼며 일 더듬어보니’라는 구절에서 시를 쓴 本旨를 드러내 보인다.
‘先帝’ 여섯 구는 지나간 일을 감개하고 있는데 이것이 本旨이다.
공손씨를 언급하면서 총체적으로 女樂에까지 미치고 女樂을 언급하면서 바로 先帝를 깊이 느낀다.
그러므로 아래 단락에서 마침내 ‘金粟堆’라는 말로 전환이 생기는데 이 이하는 바로 가슴 아픈 감정을 쓰고 있다.
한 구절은 先帝에 부치고 한 구절은 자기 자신에게로 수렴해 돌아온다.
‘성대한 술자리’ ‘슬픔과 즐거움’이란 말은 別駕宅을 아울러 가리키기도 한다.
마지막 두 구절은 이른바 ‘이를 대하니 망망해져서 온갖 실마리가 엇갈려 모여든다.[對此茫茫 百端交集]’는 것이다.
떠나려하니 갈 곳을 잃었고 머무르려 하나 살 곳을 잃었으니 작자나 독자나 모두 소리 내어 한바탕 울고 싶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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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4 관공손대랑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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