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集評] ○ 余讀杜草堂詩 見楊花雪落覆白蘋 靑鳥飛去銜紅巾 豈非犬戎直來坐御床之兆也
此草堂之所以爲詩史也 - 朝鮮 洪汝河, 《木齋先生文集》 卷6, 〈題麗人行後〉
○ 劉批云 楊花靑鳥兩語 極當時擁從如雲衝拂開合 偉麗俊捷之盛 作者之意 未必人人能識也
夢弼註 引後魏太后所淫楊白花事 以爲刺楊氏 意雖近而未免有牽合之病也 - 朝鮮 金隆, 《勿巖集》 卷4, 〈古文眞寶前集講錄〉
○ 甫有炙手可熱 愼莫見嗔於丞相之句 所以戒當世之士大夫 無以譏切其黨以取禍害
今此詩以麗人名篇 豈非刺貴妃之黨徒以艶麗之色寵貴乎
杜甫深意於玆可見 - 宋 師尹, 《分門集註杜工部詩》
○ 態濃意遠 骨肉勻 畫出一介國色 狀姿色曰 骨肉勻 狀服飾曰 穩稱身 可謂善于形容
紫駝之峰二句 語對意對而詞義不對 與裙拖六幅 鬢挽巫山 具別一對法 詩聯變體 - 明 王嗣奭, 《杜臆》 卷1
○ (結處) 意在言外 三百篇之致也 - 淸 王士禎, 《帶經堂詩話》 卷30
○ 似謠似諺 無一語鋪敍之痕 若入長慶手 則筋骨露矣 - 淸 吳農祥, 《杜詩集評》 卷5
○ 描寫麗人 但在衣飾飮食上盡力鋪張其豪侈之態 此作者深意也 - 淸 査愼行, 《杜詩集評》 卷5
○ 無一刺譏語 描摹處 語語刺譏 無一慨歎聲 点逗處 聲聲慨歎 - 淸 浦起龍, 《讀杜心解》 卷二之一
○ 麗人行 前半竭力形容楊氏姊妹之游冶淫佚 後半敍國忠之氣焰逼人
絶不作一斷語 使人于意外得之 此詩之善譏也 - 淸 施補華, 《峴傭說詩》
자태는 농염하고 뜻은 고원하여 온화하고도 참되며
그 가운데 구름 같은 휘장 안의 황후의 친척은
虢國夫人 秦國夫人 같은 큰 나라 이름을 받았네
상아 젓가락 배부른 탓에 한참을 음식에 대지 않는데
鸞刀로 가늘게 써느라 공연히 분주하기만 하구나
환관의 날듯이 달리는 말들 먼지조차 일지 않고
수많은 빈객과 시종들 顯達한 사람들로 가득 찼네
나중에 온 말 탄 분은 어찌 그리 거들먹거리는지
수레 앞에 당도하자 말에서 내려 비단 자리에 드네
[集評] 내가 杜草堂(杜甫)의 시를 읽다가 ‘楊花雪落覆白蘋 靑鳥飛去銜紅巾’을 보았으니, 어찌 犬戎이 곧장 와서 御床에 앉을 징조가 아니겠는가.
南宋 사람 劉辰翁이 批注하기를, “楊花와 靑鳥의 두 내용은 당시 앞뒤에서 옹위하는 무리가 구름처럼 많아 서로 부딪치고 모였다 흩어져 화려하고 성대한 모습을 극언한 것이니, 작자의 뜻을 사람마다 모두 알 수는 없다.” 하였다.
대개 楊花는 時物이고 白蘋은 水草이므로 보이는 바의 물건을 따라 형상하였을 뿐이다.
蔡夢弼의 注에, “後魏의 胡太后가 楊白花와 사통한 일을 인용하여 楊國忠을 풍자한 것이다.” 하였으니, 뜻은 비록 근사하나 牽强附會한 잘못을 면치 못하였다.
단지 ‘데일만큼 뜨거운 손이니, 삼가 승상에게 분노를 사지 말라.’는 구절만 쓴 것은 당대 사대부들이 그 무리들을 비판하고 바로잡다가 화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경계한 것이다.
《詩經》을 보면 〈碩人〉에 莊姜과 申后를 아름답다 하였으니, 대개 그 크고 아름다운 덕을 취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 시에서 ‘麗人’으로 제목을 삼은 것은 어찌 양귀비의 무리들이 아름다운 외모로 총애를 받고 귀하게 된 것을 풍자한 것이 아니겠는가.
‘態濃意遠’과 ‘骨肉勻’은 하나의 傾國之色을 그려냈고, 姿色을 형상하여 ‘骨肉勻’이라 하고, 服飾을 형상하여 ‘穩稱身’이라 하였으니, 形容을 잘했다고 할 만하다.
‘紫駝之峰’ 두 句는 말이 對를 이루고 의미가 對를 이루지만 詞義가 對를 이루진 않으니, ‘裙拖六幅’ ‘鬢挽巫山’과 더불어 따로 하나의 對句法을 갖춘 것이요, 詩聯의 變體이다.
마지막 부분에, 뜻이 말 밖에 있으니, 《詩經》이 담고 있는 의미와 같다.
노래 같기도 하고 이야기 같기도 해서, 한 마디 말도 의도적으로 구조를 짠 흔적이 없다. 만일 長慶(白居易)의 손에 들어갔다면 근육과 뼈가 드러났을 것이다.
麗人을 묘사하는데 다만 옷과 음식에 있어서 호사와 사치를 늘어놓는 데 힘을 다하였으니, 이것이 작자의 깊은 뜻이다.
하나도 비난하는 말이 없지만 묘사한 곳에는 말마다 비난이요, 하나도 개탄하는 소리가 없지만 구두를 떼는 곳에는 소리마다 개탄이다.
〈여인행〉은 전반부에서는 양씨 자매의 사치와 무절제함을 형용하는 데 진력하였고, 후반부에서는 양국충의 권세가 사람들을 압박하는 것을 서술하였다.
한 마디도 단정하는 말을 하지 않았지만 읽는 이로 하여금 뜻 밖에서 깨닫게 하니, 이 시가 풍자를 잘한 것이다.
1
087 여인행
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