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集評] ○ 哀江頭江水江花 猶感時花濺淚 恨別鳥驚心之類
皆因人情之甚悲 而借無心之物 以極言之也 - 朝鮮 李德弘, 《艮齋集》 〈古文前集質疑〉
○ 曲江 帝與妃遊幸之所 故有宮殿 而公追溯祿山亂自貴妃
故此詩直述其寵幸之盛 宴游之娛 而終以血汚遊魂 所以深刺之也 - 明 王嗣奭, 《杜臆》 卷2
○ 此詩興哀于馬嵬之事 專爲貴妃而作也 蘇黃門曰哀江頭卽長恨歌也 斯言當矣
玄宗之幸蜀也 出延秋門 過便橋 渡渭 自咸陽望馬嵬而西
則淸渭以西 劍閣以東 豈非蛾眉宛轉 血汚遊魂之處乎
人生有情淚沾臆 江水江花豈終極 卽所謂 天長地久有時盡 此恨綿綿無絶期也
興哀于無情之地 沈吟感嘆 瞀亂迷惑 雖胡騎滿城 至不知地之南北 昔人所謂有情痴也 - 淸 錢謙益, 《錢注杜詩》 卷1
○ 亂離事只敍得兩句 淸渭以下純以唱嘆出之 筆力高不可及 - 淸 王西樵의 말을 淸 楊倫, 《杜詩鏡銓》 卷3에서 인용
밝은 눈동자 흰 치아 가진 이 지금은 어디에 있나
[集評] 〈哀江頭〉의 ‘江水江花’는 (두보의 다른 시 〈春望〉의) ‘시절을 느껴 꽃에도 눈물 흘리고, 이별이 한스러워 새에게도 마음이 놀란다.’는 것과 같은 종류로,
모두 사람의 아주 슬픈 감정을 무심한 事物을 빌어와 극진히 말한 것이다.
곡강은 황제와 양귀비가 노닐던 곳이기 때문에 궁전이 있었는데 시인은 안녹산의 난이 양귀비에게서 비롯되었음을 회상하였다.
그러므로 이 시는 그 대단했던 총애와 연회의 즐거움을 곧바로 서술하고 ‘피에 더럽혀져 떠도는 혼’으로 끝맺고 있으니, 깊이 풍자한 것이다.
이 시는 馬嵬의 일에서 슬픔이 일어나 오직 양귀비를 위해 쓴 것이다. 蘇黃門은 “〈哀江頭〉가 바로 〈長恨歌〉이다.”라고 했는데 이 말은 타당하다.
‘맑은 위수와 劍閣’은 당 현종과 양귀비에게 뜻을 부친 것이다.
현종이 촉으로 갈 때 延秋門을 나와 便橋를 지나 위수를 건너 咸陽에서 馬嵬를 바라보며 서쪽으로 갔다.
그러하니 맑은 위수의 서쪽, 검각의 동쪽이 어찌 ‘아름다운 눈썹을 한 이’가 ‘피에 더럽혀져 떠도는 혼’이 된 곳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저기로 떠나고 여기에 남아 서로 소식 없구나’라고 한 것이다.
‘행궁에서 달을 보고’ ‘비 내리는 밤에 방울소리 들으면서’ ‘적막함 속에서 상심’하는 모습을 이 한 마디로 다 표현하였다.
‘인생살이 정이 있는지라 눈물 가슴 적시는데, 강물과 강꽃이 어찌 끝이 있으리오’라는 말은 이른바 ‘하늘은 무한하고 땅은 유구하더라도 끝이 있겠지만, 이 한은 영원히 끝나는 날 없으리라’와 같다.
無情한 땅에서 슬픔이 일어 깊이 읊으며 감탄하고 눈이 어두워지고 정신 아득해 오랑캐가 성에 가득한데도 남북 방향을 알지 못하는 데에 이르렀으니 옛 사람이 말한 바, ‘情이 깊어 바보가 된’ 경우이다.
난리에 관한 일은 단지 두 구절로 서술하였고 ‘맑은 위수’ 이하는 순전히 감탄으로 썼는데 筆力이 높아 미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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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8 애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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