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潔其身也 稟君子達人之高行 蛻其皮也 有仙都羽化之靈姿
有目斯開 不以道昏而昧其視 有翼自薄 不以俗厚而易其眞
三四句由蟬說到己身 層次井然 而玄鬢白頭 于句法流轉中 兼工琢句
大凡詠物詩 或見物興感 或借物自況 或借物寓意 方有題外之味 不拘拘迹相 詩經興賦比三體中之比體也 - 現代 兪陛雲, 《詩境淺說》
내가 갇혀 있던 곳의 감옥 담 서쪽은 법관들이 공무를 처리하는 곳이었다.
늙은 홰나무 몇 그루가 있었는데 살려는 기운이 있음을 알 수는 있었지만 殷仲文의 늙은 나무와 똑같았고 여기서 송사를 처리하니 주나라 召伯의 감당나무인 셈이었다.
매양 저녁노을이 낮게 깔린 나무 그늘에 비출 때면 가을 매미가 계속 우는데, 소리가 깊이 탄식하는 것 같아서 일찍이 들었던 것보다 더 간절했다.
아마도 사람의 마음이 종전과 달라서 혹 벌레 소리가 이전에 듣던 것보다 슬퍼서였을 것이다.
아! 매미 우는 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그 덕은 현자를 닮았다.
그러므로 자기 몸을 깨끗이 하여 君子‧達人의 고귀한 행실의 資稟을 갖추었고, 자기 허물을 벗어 신선이 사는 곳으로 날아오르는 신령한 자태를 가지고 있다.
때를 기다렸다 나타나 음양의 법칙을 따르고, 계절에 맞춰 변화해 출처의 기회를 잘 살핀다.
눈은 항상 뜨고 있어서 세상의 道가 어둡다고 하여 보지 않는 것이 아니고, 날개는 저절로 얇아서 세상 풍속이 후하다고 하여 그 참됨을 바꾸지 않는다.
높은 나무에서 미풍을 맞아 읊조리니 소리는 하늘이 준 훌륭한 품성을 바탕으로 하고, 높은 가을 하늘에서 내린 이슬을 마시니 자신의 맑음[淸]을 남들이 알까 두려워한다.
나는 길을 잃고 어려움과 근심 속에 있다가 감금되는 때를 만나게 되었다.
슬퍼하고 가슴아파하지는 않지만 스스로를 원망하니, 가을이 되기도 전에 먼저 쇠락한 꼴이었다.
처량하게 우는 가을 매미 소리를 듣자니 平反하라는 奏議가 올라간 것을 알겠으나, 매미를 잡아먹으려 하는 사마귀 그림자를 보니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에 겁난다
. 느낀 바가 있어 시를 지어 知己에게 준다.
정이란 사물에 따라 응하는 것이니 가냘픈 날개가 나부껴 떨어짐을 슬퍼해주길 바라며, 이 말을 남에게 부쳐 알리노니 남은 소리가 적막해지고 말았음을 가여워해 주기 바란다.
글 자랑하기 위해 쓴 것이 아니고 깊은 근심을 가져와 대신한 것이다.
[集評]○ 起句는 옥중에서 매미 울음소리 듣고 있음을 말하고 있는데 본래 제목이 있어야 하는 자리이다.
3‧4구는 매미로부터 자신에게로 설명이 이동하는데 層次가 정연하고, 玄鬢과 白頭는 句法이 흐르고 전환하는 가운데 훌륭한 조탁 솜씨를 겸하고 있는 句이다.
5구는 매미가 이슬이 무거워 젖은 날개로 날기 어려움을 말하고 있는데, 이는 자신이 참소가 심해 마음속의 원통함을 말할 수 없는 사정과 같다.
6구는 매미가 바람이 많이 불어 울음소리가 쉽게 사라져버린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헐뜯는 말이 많아 자신의 말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는 사정과 같다.
마지막 두 구는 개연히 매미를 빌어 자신에게 비유한 뜻을 설명하고 있다.
이 시는 비유가 가장 명확하고 딱 들어맞는다.
대체로 詠物詩는, 혹은 사물을 보고 느낌을 일으키기도 하고, 혹은 사물을 빌어 스스로를 비유하기도 하고, 혹은 사물을 빌어 뜻을 부치기도 하는데, 제목 밖의 맛은 있으되
는 생각에 얽매이지 않아야 《詩經》의 興‧賦‧比 三體 가운데 比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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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 재옥영선 병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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