伏奉正月十四日
컨대 以收復淮西
로 群臣請刻石紀功
하야 明示天下
하야 爲將來法式
하니 陛下推勞臣下
하사 允其志願
하고 使臣撰平淮西碑文者
니이다
非其所任이라 爲愧爲恐하야 經涉旬月토록 不敢措手니이다
自古
之君
이 旣立殊功異德卓絶之跡
이면 必有奇能博辯之士
가 爲時而生
하야 持簡操筆
하야 從而寫之
호되 各有
이니이다
其
는 則堯舜二典
과 과 과 요 於
엔 則
은 歸美殷宗
하고 과 는 周王是歌
니이다
하고 하니 號以爲
하고 하야 置師弟子
하야 讀而講之
하니 從始至今
히 莫敢指斥
이니이다
嚮使撰次不得其人하야 文字曖昧면 雖有美實이라도 其誰觀之릿가
然而淮西之功은 尤爲俊偉하고 碑石所刻은 動流億年하니 必得作者然後에 可盡能事니이다
와 이 不可一二遽數
니 召而使之
면 無有不可
니이다
至於臣者
하야는 自知最爲淺陋
로되 顧貪恩待
하야 나
하야 乾坤之容
과 日月之光
을 知其不可繪畫
나 强顔爲之
하야 以
하니 罪當誅死
니이다
01. 〈평회서비문平淮西碑文〉을 지어 올린 표문表文
비문碑文만이 당세當世에 으뜸일 뿐만 아니라 표문表文 또한 뛰어나다.
삼가 정월 14일에 내린 칙첩勅牒을 받아 보니, 회서淮西를 수복收復한 일로 군신群臣들이 비석에 그 공을 새겨 천하에 밝게 보여 장래의 법식法式으로 삼기를 청원하니, 폐하陛下께서는 그 공로를 신하들에게 사양하시고 그 청원을 윤허允許하시고서 신에게 〈평회서비문平淮西碑文〉을 짓게 하신 내용이었습니다.
신은 이 명을 받고는 놀라고 두려워 정신이 어지러웠습니다.
이 일은 신이 감당할 수 있는 바가 아니어서 부끄럽고 황공하여 한 달이 지나도록 감히 손도 대지 못하였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예로부터 신성神聖한 제왕帝王이 특수한 공덕功德과 탁월한 업적業績을 세우면 반드시 뛰어난 재능才能으로 해박하게 변설辨說하는 선비가 때맞춰 출생하여 죽간竹簡과 붓을 잡고서 그 공덕과 업적을 묘사하였는데, 각각 품격品格과 장법章法에 조리條理가 있었습니다.
그런 뒤에 제왕의 아름다운 덕이 드높고 찬란하게 천하에 충만하였습니다.
《상서尙書》에 실린 것으로는 〈요전堯典〉과 〈순전舜典〉, 〈하서夏書〉의 〈우공禹貢〉, 〈상서商書〉의 〈반경盤庚〉, 〈주서周書〉의 오고五誥이고, 《시경詩經》에 실린 것으로는 〈현조玄鳥〉와 〈장발長發〉은 은殷나라 선왕先王을 찬미讚美한 것이고, 〈청묘淸廟〉와 〈신공臣工〉, 〈소아小雅〉와 〈대아大雅〉는 주周나라 왕실을 찬양한 악가樂歌입니다.
문사文辭와 사적事迹이 서로 부합하고 훌륭한 사적과 아름다운 문사가 모두 갖추어졌으니, 후대에 경經으로 호칭號稱하고 학관學官에 배열하여 스승과 제자를 배치하여 읽고 강론講論하게 하였는데, 처음부터 지금까지 누구도 감히 배척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때 가령 합당한 사람이 기술記述하지 않아서 문사가 모호하였다면 아무리 아름다운 사실事實이 있다 하더라도 그 누가 보려 하였겠습니까?
문사와 사적이 함께 사라져 선악善惡을 구분할 수 없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렇고 보면 이 일은 지극히 중대하니 함부로 아무에게나 맡겨서는 안 됩니다.
삼가 생각건대 당唐나라는 폐하陛下(憲宗)에 이르러 다시 태평을 이루었습니다.
간악한 무리를 제거하고 강토疆土를 청소하니 온 천하에 복종하지 않는 자가 없습니다.
그러나 회서淮西를 평정한 공은 더욱 거룩하고, 비석에 새긴 것은 항상 억만 년토록 전해지니, 반드시 훌륭한 작자作者를 얻은 뒤에야 그 책임을 다할 수 있습니다.
지금 문장文章에 뛰어난 사람이 곳곳에 허다하고, 유학儒學의 종장宗匠과 문학文學의 종사宗師가 끊임없이 보입니다.
외조外朝로 말하면 재상宰相, 공경公卿, 낭관郎官, 박사博士와, 내조內朝로 말하면 한림翰林, 금밀禁密, 유담游談, 시종侍從 중에 〈문장에 뛰어난〉 신하가 일일이 셀 수 없이 많으니, 그들을 불러 시키셨다면 비문을 짓지 못할 자가 없었을 것입니다.
신으로 말하면 견문이 가장 천박하고 고루하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면서도 성은을 탐하여 달려가 그 일을 맡았습니다.
그러나 문장이 난잡하여 실정에 부합하지 않고 성조聲調가 순서를 잃어, 천지天地같이 크신 성상의 용모와 일월日月같이 밝으신 성상의 광채를 묘사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뻔뻔스럽게 비문을 지어 성상聖上의 명命에 답하였으니 죄가 죽어 마땅합니다.
그 비문이 이제 완성되었기에 삼가 기록하여 봉封해 올리옵니다.
지극히 부끄럽고 두려운 마음 견딜 수 없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