唐大家韓文公文抄 卷7 序
歸安 鹿門 茅坤 批評
孫男 闇叔 著 重訂
一鳴字成文하니 乃獨倡機軸이요 命世筆力也라 前此惟漢書敍蕭何追韓信에 用數十亡字라
大凡物不得其平則鳴하나니라 草木之無聲이로되 風橈之鳴하고 水之無聲이로되 風蕩之鳴이라
其躍也는 或激之며 其趨也는 或梗之며 其沸也는 或炙之니라 金石之無聲이로되 或擊之鳴하나니라
人之於言也亦然하야 有不得已者而後言이라 其謌也有思며 其哭也有懷니 凡出乎口而爲聲者는 其皆有弗平者乎ㄴ저
樂也者
는 鬱乎中而泄乎外者也
니 擇其善鳴者而
之鳴
하나니라
金, 石, 絲, 竹, 匏, 土, 革, 木八者는 物之善鳴者也라 維天之於時也亦然하야 擇其善鳴者而假之鳴하나니라
是故以鳥鳴春하고 以雷鳴夏하며 以蟲鳴秋하고 以風鳴冬하니 四時之相推奪은 其必有不得其平者乎ㄴ저
其於人也亦然이라 人聲之精者爲言이요 文辭之於言에 又其精也니 尤擇其善鳴者而假之鳴하니라
其在
하야는가 其善鳴者也
ㄹ새 而假以鳴
하고 하니라
夏之時
에 하고 하고 하니 凡載於詩書
는 皆鳴之善者也
라
周之衰
에 孔子之徒鳴之
하니 其聲大而遠
하니라 이라하니 其弗信乎
아
其末也
에 莊周以其荒唐之辭鳴於楚
하니라 楚
는 大國也
라 其亡也
에 以
鳴
하니라
, 孟軻, 荀卿
은 以道鳴者也
요 ,
,
,
,
,
,
,
,
,
,
,
,
之屬
은 皆以其術鳴
하니라
秦之興
에 鳴之
하고 漢之時
에 ,
,
이 最其善鳴者也
라
其下魏晉氏는 鳴者不及於古나 然亦未嘗絶也니라 就其善者라도 其聲淸以浮하고 其節數以急하며
其辭淫以哀
하고 其志弛以肆
하며 其爲言也亂雜而無
하니 將天醜其德
하야 莫之顧耶
아 何爲乎不鳴其善鳴者也
아
唐之有天下
에 ,
,
, 李白, 杜甫,
이 皆以其所能鳴
하고
其存而在下者
로는 孟郊東野
가 始以其詩鳴
하니라 其高出魏晉
이로되 不懈而及於古
하고 其他
는 乎漢氏矣
니라
抑不知天將和其聲而使鳴國家之盛耶아 抑將窮餓其身하고 思愁其心腸하야 而使自鳴其不幸耶아
三子者之命은 則懸乎天矣니 其在上也奚以喜며 其在下也奚以悲리오
東野之
也
에 有若
者
라 故吾道其命於天者以解之
하노라
唐荊川曰 此篇文字錯綜하야 立論乃爾奇하니 則筆力固不可到也라
此篇將牽合入天成하니 乃是筆力神巧는 與毛穎傳同이나 而雄邁過之라
한 ‘鳴’자로써 문장을 완성하였으니, 바로 獨創的인 風格이고 命世(當世에 뛰어남)의 筆力(문장의 力量)이다. 이 전에는 오직 ≪漢書≫에 蕭何가 韓信을 뒤쫓은 것을 서술한 곳에 수십 개의 ‘亡’자를 쓴 경우가 있을 뿐이다.
대체로 물건이 평정을 얻지 못하면 소리를 낸다[鳴]. 풀과 나무는 〈본래〉 소리가 없으되 바람이 흔들면 소리를 내고, 물은 본래 소리가 없으되 바람이 흔들면 소리를 낸다.
물이 튀어 오르는 것은 무언가가 부딪쳐서이고, 물이 달리는 것은 무언가가 막아서이고, 물이 끓는 것은 무언가가 뜨겁게 해서이다. 金‧石(鍾과 磬)은 본래 소리가 없으되 무언가가 치면 소리를 낸다.
사람이 말에 있어서도 이와 같아서 부득이한 뒤에야 말을 한다. 사람이 노래를 하는 것은 그리움[思念]이 있어서이고, 哭을 하는 것은 슬픔[悲懷]이 있어서이니, 무릇 입에서 나와 소리가 되는 것들은 아마도 모두 평정하지 못함이 있어서일 것이다.
음악이란 마음속에 쌓인 답답함을 밖으로 발산하는 것이니, 물건 중에 가장 소리를 잘 내는 놈을 골라 그것의 도움을 빌려 소리를 낸다.
金(
鍾)‧
石(
磬)‧
絲(
絃樂)‧
竹(
管樂)‧
匏(
笙篁)‧
土(
塤, 질나발)‧
革(
鼓)‧
木(
柷‧
敔) 등 여덟 가지는 물건 중에 〈가장〉 소리를 잘 내는 것들이다.하늘이
四時에 있어서도 그러하여, 그중에 가장 소리를 잘 내는 놈을 골라서 그것의 도움을 빌려 소리를 낸다.
그러므로 봄에는 새를 이용해 소리를 내고, 여름에는 우레를 이용해 소리를 내고, 가을에는 벌레를 이용해 소리를 내고, 겨울에는 바람을 이용해 소리를 내니, 四時가 서로 밀어내고 갈마드는 것은 아마도[其] 반드시 평정을 얻지 못함이 있어서일 것이다.
사람에 있어서도 그러하다. 人聲의 精華(정수)가 말이지만, 文辭를 말에 비하면 또 〈문사가 말의〉 정화이니, 더욱 소리를 잘 내는 사람을 골라 그 입을 빌려 소리를 내었다.
唐堯와 虞舜 시대에는 咎陶(皐陶)와 禹가 소리를 잘 내는 자들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입을 빌려 소리를 내었고, 夔는 文辭로써 소리를 낼 수 없었기 때문에 또 스스로 韶를 빌려 소리를 내었다.
夏나라 때에는 五子가 자기들의 노래로써 소리를 내었고, 伊尹은 殷나라에서 소리를 내고, 周公은 周나라에서 소리를 내었으니, ≪詩≫‧≪書≫ 등 六藝(六經)에 실려 있는 것들은 모두 낸 소리가 착한 것들이다.
周나라가 쇠퇴하자 孔子의 무리가 소리를 내었는데, 그 소리가 커서 멀리 전파되었다. 傳에 “하늘이 장차 夫子를 목탁으로 삼으실 것이다.”라고 하였으니, 어찌 〈이 말을〉 믿지 못하겠는가?
周나라 말기에 莊周(莊子)가 황당한 말로 楚나라에서 소리를 내었다. 초나라는 큰 나라였다. 초나라가 망할 때에 屈原이 소리를 내었다.
臧孫辰‧孟軻‧荀卿은 〈자기들의〉 道(주장)로써 소리를 낸 자들이고, 楊朱‧墨翟‧管夷吾‧晏嬰‧老聃‧申不害‧韓非‧愼到‧田騈‧鄒衍‧尸佼‧孫武‧張儀‧蘇秦 등은 모두 자기들의 術法으로써 소리를 낸 자들이다.
秦나라가 일어났을 때에 李斯가 소리를 내었고, 漢나라 때에는 司馬遷‧司馬相如‧揚雄이 가장 소리를 잘 낸 자들이었다.
그 뒤로 魏나라와 晉나라 때에는 소리를 낸 것이 옛사람에 미치지는 못하였으나 〈소리가〉 끊긴 적은 없었다.
그중에 소리를 잘 낸 사람의 〈소리를 가지고 말하더라도〉 그 소리는 맑으나 안정적이지 못하고, 그 節拍(박자)은 잦고 급하며,
그 文辭는 음란하고 애절하며, 그 뜻은 느즈러지고 방탕하며, 그 말은 난잡하고 법도가 없으니, 어쩌면[將] 하늘이 이 시대의 德(정치를 뜻함)을 더럽게 여겨 돌아보지 않아서인가? 어째서 소리를 잘 내는 자를 골라서 소리를 내게 하지 않은 것인가?
唐나라가 천하를 소유한 뒤에 陳子昻‧蘇源明‧元結‧李白‧杜甫‧李觀 등이 모두 자기들의 능한 것을 가지고 소리를 내었다.
〈현재〉 생존해 下位職에 있는 자로는 孟郊 東野가 비로소 자기의 詩를 가지고 소리를 내었다. 그의 〈詩 중에〉 좋은 것[高]은 魏‧晉의 詩보다 뛰어났으되, 〈精進을〉 게을리하지 않아 古人의 경지에 도달하였고, 그 밖에 〈文도〉 漢代의 文章에 근접[浸淫]하였다.
나와 從遊하는 자 중에는 李翶와 張籍이 가장 뛰어난 자들인데, 이 세 사람의 소리가 참으로 훌륭하다.
그러나 하늘이 장차 그들의 소리에 화답하여 그들로 하여금 국가의 興盛함을 읊조리게 할는지, 아니면 장차 그들의 몸을 곤궁하고 굶주리게 하며 그들의 마음을 근심스럽게 하여 자신들의 불행함을 읊조리게 할는지 모르겠다.
세 사람의 운명은 하늘에 달렸으니, 그 몸이 높은 자리에 있다 하여 무엇이 기쁘며, 아랫자리에 있다 하여 무엇이 슬프겠는가?
東野가 江南에서 奉職[役]할 적에 기뻐하지 않는 기색이 있는 듯하였다. 그러므로 나는 그의 운명이 하늘에 달렸다는 것을 말하여 그의 마음을 풀어주노라.
唐荊川이 말하였다. “이 편은 對偶를 피하기 위해 고의로 글자의 순서를 뒤바꿔가면서[錯綜] 논리를 세운 것이 이처럼 기묘하니, 昌黎의 筆力에 참으로 미칠 수 없다.”
이 편은 억지로 끌어다 맞춘 것이 저절로 이루어진 듯한 경지에 들었으니, 필력의 신묘함은 〈毛穎傳〉과 같으나 웅장하고 豪邁(호방)함은 〈모영전〉보다 더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