通篇全擧李愿說話요 自說只數語니 此又別是一格이라 而其造語形容處는 則又鑄六代之長技矣라
太行之陽에 有盤谷하니 盤谷之間엔 泉甘而土肥하야 草木藂茂하고 居民鮮少하니라
或曰 謂其環兩山之間
이라 故曰盤
이라하고 或曰 是谷也宅幽而勢阻
하야 隱者之所
이라하니라 友人李愿居之
니라
愿之言曰 人之稱大丈夫者를 我知之矣로라 利澤施于人하야 名聲昭于時하며 坐于廟朝엔 進退百官하고 而佐天子出令하나니라
其在外
엔 則樹旗旄
하고 羅弓矢
하며 武夫
하고 從者塞途
하며 供給之人
이 各執其物
하야 夾道而疾馳
하나니라
喜有賞
하고 怒有刑
하나니라 滿前
하야 道古今而譽盛德
이면 入耳而不煩
이라
曲眉豐頰
이요 淸聲而便體
며 秀外而
이 飄輕裾
하고 翳長袖
하며
粉白
者
가 列屋而閑居
하야 妬寵而負恃
하고 爭姸而取憐
이라 大丈夫之遇知于天子
하야 用力於當世者之所爲也
라
吾非惡此而逃之라 是有命焉하야 不可幸而致也ㄹ새니라
窮居而閑處하야 升高而望遠하며 坐茂樹以終日하고 濯淸泉以自潔하며
採於山美可茹요 釣於水鮮可食이라 起居無時하고 惟適之安이라
與其有譽於前으론 孰若無毁於其後며 與其有樂於身으론 孰若無憂於其心가
車服不維하고 刀鋸不加하며 理亂不知하고 黜陟不聞은 大丈夫不遇於時者之所爲也니 我則行之노라
於公卿之門
하고 於
하야 足將進而趑趄
하고 口將言而囁嚅
하며
處穢汚而不羞하고 觸刑辟而誅戮하야 徼倖於萬一하야 老死而後止者는 其於爲人賢不肖何如也오
曰
盤之中
이여 子之宮
이로다 盤之土
여 可以稼
요 盤之泉
이여 可濯可沿
이라
盤之阻여
誰爭子所오
窈而深하니
廓其有容이요
繚而曲하니
如往而復이라
嗟盤之樂兮여
樂且無殃이로다
虎豹遠跡兮여
蛟龍遁藏하고
鬼神守護兮여
呵禁不祥이라
飮則食兮여
壽而康이로다
無不足兮여
奚所望고
膏吾車兮여
秣吾馬하야
從子于盤兮여
終吾生以徜徉호리라
全篇에 오로지 李愿의 說話만을 열거하고 자기의 말은 몇 마디뿐이니, 이는 또 별개의 한 格式이다. 말을 만들고 형용한 것은 또 六朝의 長技를 본받았다[鑄].
太行山 남쪽에
盤谷이 있는데,
盤谷 사이에는 샘물이 달고 땅이 비옥하여
草木이 무성하고 사는 사람이 적다.
文伯仁(明), 〈李愿歸盤谷圖〉
어떤 이는 “이 골짜기가 두 산이 둘러싸인 사이에 있기 때문에 ‘盤’이라 한다.”라고 하고, 어떤 이는 “이 골짜기는 지대가 깊숙하고 형세가 막혀서 隱者가 머물 만한[盤旋] 곳이다. 〈그러므로 盤谷이라 한다.〉”라고 한다. 나의 벗 李愿이 이곳에 살고 있다.
李愿은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이 大丈夫라 칭하는 자를 나는 안다. 이로운 恩澤을 사람들에게 베풀어 당시에 명성을 드러내고, 廟朝(조정)에 있을 때는 百官을 등용하거나 물리치며 천자를 보좌하여 政令을 발표한다.
그가 外出할 때에는 깃발을 세우고 활과 화살을 나열하고서, 武士가 앞서 가며 잡인을 금하고 隨從하는 자들이 길을 가득 메우며, 〈필요한 물건을〉 供給하는 사람들이 각각 맡은 器物을 가지고서 길 양쪽으로 빨리 달린다.
기쁘면 상을 내리고 노하면 형벌을 내린다.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이 앞에 가득히 모여 古今을 담론하고 성대한 덕을 기리면 귀에 들어와도 번거롭지 않다.
반달 같은 눈썹에 통통한 볼, 맑은 목소리에 날렵한 몸매, 수려한 외모에 총명한 두뇌를 가진 〈美女로서〉 가벼운 옷자락 나부끼며 긴소매로 햇볕을 가리고,
흰 분을 얼굴에 바르고 푸른 顔料로 눈썹 그린 여인들이 〈후원에〉 벌여 있는 방에서 한가로이 지내면서, 다른 여인이 받는 총애를 시샘하고 자기의 미모를 믿고서 아름다움을 다투어 총애를 취하려 한다.
이는 천자에게 알아줌을 받아 당세에 힘을 쓰는 大丈夫가 하는 일이다.
나는 이것이 싫어서 피하는 것이 아니라 이는 命運이 있는 것이어서 요행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곤궁하게 한가로이 살면서 높은 곳에 올라 멀리를 바라보며, 무성한 나무 밑에 앉아 날을 보내고 맑은 물에 씻어 몸을 깨끗이 하며,
산에서 나물을 뜯으니 맛이 좋아 먹을 만하고, 물에서 고기를 낚으니 신선해 먹을 만하다. 일어나고 앉는 것이 일정한 시간이 없고 오직 편한 대로 할 뿐이다.
面前에서 남의 칭찬을 받는 것보다 뒤에서 헐뜯음이 없는 것이 어찌 낫지 않겠으며, 몸이 안락한 것보다 마음에 근심이 없는 것이 어찌 낫지 않겠는가?
벼슬[車服]이 얽매지 못하고, 刑具[刀鋸]가 몸에 미치지 않으며, 세상의 治와 亂을 알지 못하고, 升進과 貶黜을 듣지 못한다. 이는 시대를 만나지 못한 大丈夫가 하는 바이니, 나는 이것을 행하련다.
公卿의 문하에서 〈한 자리 얻기를〉 기다리고, 권세의 길을 내달려, 발은 나아가려다가 머뭇거리고 입은 말하려다가 우물거리며,
더러운 곳에 있으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刑法[刑辟]에 걸려 죽을 줄을 〈알면서도〉 만에 하나의 요행을 바라 늙어 죽은 뒤에야 그만두는 자는 그 사람됨의 賢不肖가 〈곤궁하게 한가로이 사는 자에 비해〉 어떠한가?”
昌黎 韓愈는 그의 말을 듣고 장하게 여겨, 그에게 술을 권하고서 그를 위해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
노래는 다음과 같다.
盤曲 안에
그대의 집 있네
반곡의 토지는
곡식 가꿀 만하고
반곡의 샘물은
몸을 씻고 물길 따라 거닐 만하네
반곡의 地勢 막혔으니
누가 그대와 이곳을 다투리
외지고 깊으니
넓어서 그대 용납할 만하고
길 구불구불하니
가는 것이 되돌아오는 것 같네
아! 반곡의 즐거움이여!
즐겁고 재앙이 없으리
虎豹도 멀리 떠나고
蛟龍도 도망해 숨을 것이며
귀신이 보호하여
불길한 것들 모두 물리치리라
마시고 먹어
장수하고 건강하니
부족한 것 없는데
무엇을 바라리
내 수레에 기름 치고
내 말에 꼴 먹이고서
그대 따라 반곡으로 가서
내 생명 다하도록 그곳에서 지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