臣風聞
等奉使
이 皆有事宜
라 爲北虜中詰問元昊通和之意
라하니 將來必須因此別與朝廷生患
이라
又聞敵人已欲議移界至하야 漸示相侵이라하니 禍亂之萌이 其端可見이라
臣自去年春으로 始蒙聖恩하야 擢在諫列에 便値朝廷與西賊初議和好어늘
臣當時首建不可通和之議하야 前後具奏狀箚子十餘次論列에
皆言不和則害少요 和則害多라하니 利害甚詳하고 懇切亦至라
然天下之士가 無一人助臣言하고 朝廷之臣이 無一人採臣說이라 今和議垂就에 禍胎已成이어늘 而韓琦自西來하야 方言和有不便之狀하고 余靖自北至에 始知虜利急和之謀하니 見事何遲오
當臣建議之際하야 衆人方欲急和하니 以臣一人으로 誠難力奪衆議라
今韓琦余靖親見二虜事宜하고 中外之人亦漸知通和爲患하니 臣之前說이 稍似可採라
但願大臣不執前議하고 早肯回心하면 則於後悔之中에 尙有可爲之理라
然尙有禁
還侵地等事
가 非賊所利
라 幸其因此自絶
하야 不遣人來
하니
朝廷深戒前非하야 愼自持重하고 因而罷議하야 不落賊計하면 則轉禍爲福에 後策可爲요
若賊志愈驕하고 貪心未滿하야 復遣人使하야 更有須求면 則假此爲名하야 亦可拒絶이라
萬一西賊貪利深하야 而不惜侵地하고 更無他求하야 急來就和면 則此時取舍가 便繫安危니
陛下宜詔執議之臣하야 定果決之計하되 認賊肯和之意하고 知我害彼利之謀하야 尤須多方以事拒絶이라
臣計西賊無故而請和者
는 不止與北虜通謀
하야 共困中國
이요 兼欲作謀欵我
하야 併力以呑唃厮囉
之類諸族
하야 地大力盛
하고 然後東向以攻中國耳
라
今若未有他計拒其來和어든 則當賜以詔書하야 言唃厮囉等皆受朝廷官爵하야 父子爲國蕃臣이니 今若講和則不得攻此數族이라하소서
且攻此數族은 是賊本心所貪이니 聞我此言이면 必難聽約이리니
臣所以區區惟願未和者는 蓋臣愚慮 知不和患輕하야 易爲處置나 和後患大하야 不可支吾라
臣前後奏章에 論列已備하니 此乃天下安危大計라 聖心日夜所憂니
臣爲言事之官이라 見利害甚明하고 若不極言이면 罪當誅戮이라
07. 원호元昊에게 곡시라唃厮囉를 공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낼 것을 청하는 일을 논한 차자箚子
오랑캐들이 서로 불화하면 중국은 절로 높아진다.
신은 듣건대, 어주순魚周詢, 여정余靖, 손변孫抃 등이 북로北虜(거란)에 사신 갔다 와서 보고한 것에는 모두 타당한 사리가 있는데 북로 중에 있을 때 우리가 원호元昊(西夏)와 화친하려는 뜻에 대해 힐문을 받았다고 하니, 장래에 반드시 이로 말미암아 따로 조정에 환난을 야기하게 될 것입니다.
또 듣건대 적인敵人이 이미 국경을 넓힐 것을 의논하고자 하여 우리 국경을 침범할 뜻을 점차 보인다고 하니 화란의 조짐이 싹트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신은 지난해 봄에 비로소 성은을 입어 간관의 반열에 발탁되자 곧바로 조정이 서적西賊(원호)과 처음으로 화친을 의논하는 일을 만났습니다.
신은 당시 화친을 맺어서는 안 된다는 의논을 맨 먼저 주장하여 전후로 주장奏狀과 차자箚子를 올려 십여 차례 논열論列하였습니다.
모두 화친하지 않으면 해가 적고 화친하면 해가 많다고 말했으니 그 이해利害가 매우 상세하고 간절함이 또한 지극했습니다.
그러나 천하의 선비들 가운데 신의 말에 동조한 이는 한 사람도 없었고, 조정의 신하들 중에서 신의 말을 채택한 이는 한 사람도 없었는데, 지금 화의和議가 거의 이루어져 화의 싹이 이미 만들어졌거늘, 한기韓琦가 서변西邊으로부터 와서 비로소 화친을 맺음에 불편한 점이 있는 정상을 말하였고, 여정余靖이 북변으로부터 와서야 우리가 화친을 서두르는 것을 북로가 이용하려는 계책을 비로소 알았으니, 일에 기미를 보는 것이 어쩌면 이토록 늦었단 말입니까.
신이 건의할 때에는 뭇사람들이 바야흐로 화친을 서두르고자 하고 있었으니, 신 한 사람으로 뭇사람들의 주장을 힘으로 꺾기 어려웠습니다.
지금 한기韓琦와 여정余靖이 두 오랑캐에 대한 마땅한 사리를 직접 보았고 중외의 사람들도 점차 화친을 맺는 것이 우환거리가 됨을 알았으니, 신이 전에 주장한 것이 다소 채택할 만한 것이었습니다.
다만 대신들이 종전의 주장을 고집하지 말고 어서 마음을 돌리길 바랄 뿐이니, 그렇게 한다면 후회스러운 중에 그래도 해볼 만한 이치가 있을 것입니다.
지난날 적에게 주기로 허락한 물건들은 수량이 이미 너무 많습니다.
그러나 그나마 청염靑鹽을 운송하는 것을 금지하고 침탈한 땅을 돌려주는 등의 일은 적이 이롭게 여기는 바가 아닌 점이 있기에 다행히 이로 말미암아 적이 스스로 관계를 끊어서 사람을 보내오지 않았습니다.
조정이 전날의 잘못을 깊이 경계하여 조심해 스스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다가, 이어서 화의를 그만두어 적의 계략에 떨어지지 않으면 화를 돌려 복으로 만들어서 후일의 좋은 계책을 도모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적의 뜻이 더욱 견고하고 탐욕스런 마음이 차지 않아 다시 사자使者를 보내 요구하는 것이 있으면, 이를 핑계로 명분을 삼아서 또한 거절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화친을 맺는 일은, 중국의 우환거리가 됨은 크고 두 오랑캐의 이익이 됨은 깊습니다.
만일 서적西賊이 이익을 탐내는 욕심이 깊어서 침탈한 땅을 아까워하지 않고 더 이상 다른 요구 없이 서둘러 와서 화친을 맺자고 하면, 이러한 때 취사선택에 곧 국가의 안위가 달렸습니다.
폐하께서는 이 문제를 의논하는 신하들에게 조명詔命을 내려 과감한 계책을 결정하되, 적이 화친하려는 의도를 파악하고 우리에게는 해롭고 적에게는 이로운 계책임을 알아서 특히 여러 방도로써 거절해야 할 것입니다.
신은 생각건대 서적西賊이 까닭 없이 화친을 청한 것은 북로北虜와 공모하여 중국을 곤란하게 하려는 데 그칠 뿐 아니고, 꾀를 내어 우리와 화친해놓고서 북로와 힘을 합쳐서 곡시라唃厮囉‧마전摩旃‧할전瞎旃 등의 부족들을 병탄하여 땅이 커지고 힘이 세진 뒤에 동쪽을 향하여 중국을 공격하려는 것입니다.
지금 만약 서적이 화친을 맺으러 오는 것을 거절할 다른 계책이 없으면 응당 조서詔書를 내려 “곡시라 등은 모두 조정의 관작을 받아서 부자父子가 국가의 번신藩臣이 되었으니 지금 만약 강화를 맺는다면 이 몇 부족을 공격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소서.
그리고 이 몇 부족을 공격하는 것은 적이 본심에서 탐내는 바이니, 우리의 이런 말을 들으면 필시 약속을 들어주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이를 이유로 삼으면 화의를 무산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신이 구구히 화친을 맺지 말기를 원하는 까닭은 대개 신의 어리석은 생각에 화친을 맺지 않는 것이 화가 가벼워 처리하기가 쉬우나 화친을 맺은 뒤에는 화가 커서 지탱할 수 없을 것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신은 전후로 올린 주장奏章에서 이런 문제를 이미 자세히 열거해 아뢰었으니, 이는 바로 천하의 안위가 달린 큰 계책으로 성상께서 밤낮으로 근심하시는 바입니다.
신이 언관言官의 자리에 있으니 이해利害를 매우 분명히 보고도 만약 자세히 말하지 않는다면 그 죄는 주륙誅戮을 당해 마땅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