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宗四子하니 曰從璟從榮從厚從益이라 從璟은 初名從審이니 爲人驍勇善戰하고 而謙退謹勅하야 從莊宗戰에 數有功하야 爲金槍指揮使라
明宗軍變于魏에 莊宗謂從璟하야 曰 爾父於國에 有大功이라 忠孝之心을 朕自明信하니 今爲亂軍所逼爾라
宜自往宣朕意하야 毋使自疑케하라 從璟이 馳至衛州하야 爲元行欽所執이라
將殺之에 從璟이 呼曰 我父爲亂軍所逼이어늘 公等不亮其心하니
我亦不能至魏라 願歸衛天子라하니 行欽釋之라 莊宗憐其言하야 賜名璟하고 以爲己子라
從莊宗如汴州할새 將士多亡於道로대 獨從璟不去라 左右或勸其逃禍한대 從璟不聽이라
莊宗은 聞明宗已渡黎陽하고 復欲遣從璟通問이어늘 行欽以爲不可하고 遂殺之라 明宗卽位에 贈太保라
嗚呼라 無父면 烏生하고 無君이면 烏以爲生이리오마는 而世之言曰 爲忠孝者는 不兩全이라하니 夫豈然哉아
君父는 人倫之大本이요 忠孝는 臣子之大節이니 豈其不相爲用而又相害者乎아
抑私與義而已耳니 盖以其私면 則兩害요 以其義면 則兩得이라
其父가 以兵攻其君이면 爲其子者는 從父乎아 從君乎아 曰 身從其居요 志從其義면 可也니 身居君所면 則從君하고 居父所면 則從父라
其從於君者는 必辭其君하야 曰 子不可以射父하니 願無與兵焉이라하고
則又號泣而呼其父하야 曰 盍捨兵而歸吾君乎아하고 君敗則死之요 父敗則終喪而事君이라
其從於父者는 必告之하야 曰 君不可以射也니 盍捨兵而歸吾君乎아하고 君敗則死之요 父敗則待罪於君하야 君赦己면 則終喪而事之라
古之知孝者는 莫如舜이요 知義者는 莫如孔孟하니 其於君臣父子之際에 詳矣라
使其不幸而遭焉이면 其亦如是而已矣라 從璟之於莊宗에 知所從而得其死矣라 哀哉라
明宗은 네 명의 아들이 있었으니, 從璟‧從榮‧從厚‧從益이다. 李從璟은 初名이 從審이다. 사람됨이 용맹하여 싸움을 잘하면서도 겸손하고 근신하여 莊宗을 따라 전투에 참여하여 수차례 공을 세워 金槍指揮使가 되었다.
명종의 군사가 魏州에서 변란을 일으키자 장종이 이종경에게 말하기를 “너의 아비가 나라에 큰 공이 있다. 忠孝의 마음을 내 자신이 확신하고 있으니, 지금은 반란군에게 핍박을 받아 그렇게 되었을 뿐이다.
네가 직접 가서 나의 뜻을 전하여 그에게 스스로 의심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하였다. 이종경이 말을 달려 衛州에 이르러 元行欽에게 사로잡혔다.
장차 죽이려 할 때에 이종경이 소리쳐 말하기를 “우리 아버지가 반란군에게 핍박받고 있는데 공들이 그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니,
나 또한 魏州로 갈 수 없다. 원컨대 돌아가 천자를 호위할 수 있게 해달라.”라고 하니 원행흠이 풀어주었다. 장종이 그 말을 가련히 여겨 璟이라는 이름을 하사하고 자기의 아들로 삼았다.
莊宗을 따라 汴州로 갈 때에 장수와 군사들이 대부분 길에서 도망쳤지만 李從璟만은 떠나지 않았다. 좌우에서 혹 화를 피하라고 권하였는데 이종경은 듣지 않았다.
장종은 明宗이 이미 黎陽을 건넜다는 말을 듣고 다시 이종경을 보내 소식을 전하려 하였지만 元行欽이 불가하다고 하고는 마침내 죽였다. 명종이 즉위함에 太保에 追贈되었다.
오호라! 아버지가 없으면 어찌 태어나며 임금이 없으면 어찌 살 수 있으리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이 말하기를 “忠과 孝를 실천하는 자는 둘 다 함께 잘할 수 없다.”라고 하니 어찌 그렇겠는가.
임금과 아버지는 人倫의 큰 근본이고, 忠과 孝는 신하와 자식의 큰 절개이니, 어찌 서로 통용되지 못하고 오히려 서로 방해가 되겠는가.
私와 義에 달려 있을 뿐이니, 私를 따르면 둘이 서로 방해되고, 義를 따르면 둘 다 잘될 수 있다.
아버지가 군사로 임금을 공격하면 자식 된 자는 아버지를 따르겠는가 임금을 따르겠는가. 몸은 현재 있는 곳을 따르고 마음은 義를 따라야 할 것이니, 몸이 현재 임금이 계신 곳에 있다면 임금을 따르고, 아버지가 계신 곳에 있다면 아버지를 따라야 한다.
임금을 따르는 자는 반드시 임금에게 까닭을 말하기를 “자식이 아버지를 쏠 수는 없으니, 함께 싸우는 일이 없고자 합니다.”라고 하고,
또 통곡하며 아버지에게 호소하여 “어찌 병기를 버리고 우리 임금에게 歸附하지 않습니까.”라고 하고, 임금이 패하면 따라서 죽고 아버지가 패하면 喪을 마치고 임금을 섬겨야 한다.
아버지를 따르는 자는 반드시 아버지께 고하여 “임금을 쏠 수 없으니, 어찌 병기를 버리고 우리 임금에게 귀부하지 않습니까.”라고 하고, 임금이 패하면 따라 죽고 아버지가 패하면 임금에게 待罪하여 임금이 자신을 용서해주면 喪을 마치고 임금을 섬겨야 한다.
옛날에 孝를 아는 사람은 舜임금만 한 사람이 없고, 義를 아는 사람은 孔子와 孟子만 한 사람이 없으니, 이들은 君臣과 父子의 관계에 대해 상세히 안다 하겠다.
가사 불행히도 이런 일을 만나면 그들 역시 이와 같이 처신했을 것이니, 李從璟은 莊宗에 대해 따를 바를 알아 도리에 맞게 죽었다.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