多難百罹하고 流年半世하야 恍如昨夢이러니 復見故人이라
不忘疇昔하고 曲賜拊存하시니 豈獨憐衰朽而借寵光이리오
편관編管 가던 도중에 옛 지인을 만나서 정의가 간곡하다.
반궁泮宮에서 학문이 이루어짐에 고향 사람들의 공경을 잘못 받았고, 바닷가에서 임명장을 받음에 또 가시나무 덤불에 깃든 봉황을 보게 되었습니다.
온갖 어려움을 두루 겪고 반평생을 떠돌며 보내어 황홀하기가 어젯밤 꿈과 같았는데, 다시 옛 친구를 만나 보게 되었습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지군승의知郡承議께서는 집에 있을 적에는 재주가 높다고 알려졌고, 벼슬길에 진출해서는 덕으로 말미암아 선발되었습니다.
연원淵源의 사우師友들은 예로부터 정공鄭公으로 높이 우러르고, 시詩를 읊고 노래하는 풍류는 근래에 소부邵父를 이었다고 전하였습니다.
끝내 옛날을 잊지 않고 곡진히 살피고 위문해주시니, 어찌 다만 노쇠함을 불쌍히 여겨서 영광을 빌려줄 뿐이겠습니까?
장차 풍의風義를 돈독히 하여 세속을 권장할 것입니다.
감사하는 지극한 마음 필설로 다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