十竹
僧 淸順
城中寸土如寸金
하니幽軒種竹只十箇
라春風愼勿長兒孫
하여穿我階前綠苔破
하라注+春風愼勿長兒孫 穿我階前綠苔破 : 謂城市地狹人稠하여 軒前에 只種十竹하니 春來에 不須生筍하여 迸破階苔也라
열 그루의 대나무
승 청순
城中의 한 치 땅 한 치의 金처럼 비싸니
그윽한 집에 심어 놓은 대나무 열 개뿐이라오.
봄바람아! 부디 竹筍 자라게 하여
우리 뜰 앞의 푸른 이끼 뚫지 말아다오.
注+城市에는 땅이 좁고 사람들이 조밀하여 집 앞에 다만 열 그루의 대나무를 심었으니, 봄이 되어 竹筍을 자라게 하여 뜰의 이끼를 뚫지 말라고 말한 것이다. 賞析이 시는 宋나라 승려인 釋 惠洪의《冷齋夜話》에 실려 있는 바, 뜰 앞에 대나무 열 그루를 심고 지은 것이다.《냉재야화》에 “西湖의 僧 淸順은 성품이 매우 깨끗하였으며 아름다운 시구가 많다. 일찍이〈十竹〉시를 짓기를 ‘오래도록 숲 따라 노닐어 자못 숲의 정취 아노라. 도랑 따라 녹음이 우거지나 청풍의 불어옴은 막지 못한다오. 한가로이 와서 돌 위에 잠드니 낙엽은 셀 수 없이 많고, 새 한 마리 문득 날아와 울어 그윽한 곳의 적막 깨뜨리네.[久從林下遊 頗識林下趣 從渠綠陰繁 不礙淸風度 閑來石上眠 落葉不知數 一鳥忽飛來 啼破幽絶處]’라 하였다. 王荊公이 西湖에서 노닐 때에 그를 아껴 마침내 명성을 날리게 되었고, 蘇東坡 또한 만년에 그와 노닐며 화답한 시가 자못 많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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