六歌
文天祥
宋德祐丙子正月에 元伯顔이 領軍至臨安한대 宋丞相文天祥이 使軍前하여 與伯顔抗辭爭辯하여 不屈被拘하고 北行至鎭江하여 以計脫歸하다 時에 三宮이 已北遷矣라 景炎帝卽位福州하고 召拜右相하다 傳以樞密로 出督하여 志圖匡復이러니 至空坑敗績하여 夫人歐陽氏와 男佛生, 還生과 女柳娘, 環娘과 妾黃氏, 顔氏俱被執하고 妹女孫栗, 彭辰이 皆遇害라 公獨與長子道生으로 以數騎免하여 收散卒하여 居厓山이러니 戊寅十月에 引兵至潮州라가 遇元兵被執하여 北行至燕臺하여 作此六歌하니라
有妻有妻出
하니自少結髮不下堂
이라亂離中道逢虎狼
하여하니將雛一二去何方
고豈料國破家亦亡
가不忍舍君羅襦裳
이라天長地久終茫茫
하니牛女夜夜遙相望
이라嗚呼一歌兮歌正長
하니悲風北來起彷徨
이라有妹有妹家流離
하니良人去後携諸兒
라北風吹沙塞草萋
하니오去年哭母南海湄
하여三男一女同歔欷
러니惟汝不在割我肌
라汝家零落母不知
하니母知豈有瞑目時
아嗚呼再歌兮歌孔悲
하니我何爲
오有女有女婉
하니이요小者讀字聲琅琅
이라朔風吹衣白日黃
에委道傍
이라鴈兒啄啄秋無粱
하니隨母北首誰人將
고嗚呼三歌兮歌愈傷
하니非爲兒女淚淋浪
이라有子有子風骨殊
하여하니라하고蘭湯百沸香似酥
러니欻隨飛電飄泥途
라汝兄十三
하고汝今三歲知在無
라嗚呼四歌兮歌以吁
하니燈前老我明月孤
라有妾有妾今何如
오라晨粧靚服臨西湖
하니라風花飛墜鳥鳴呼
하고沆瀣浮汙渠
라하니美人塵土何代無
오嗚呼五歌兮歌鬱紆
하니爲爾遡風立
라我生我生何不辰
고孤根不識桃李春
이라하니北風隨我鐵馬塵
이라러니而今骨肉重憐我
라汝在空令嬰我懷
러니我死誰當收我骸
오人生百年何醜好
오得喪俱草草
라嗚呼六歌兮勿復道
하라出門一笑天地老
라
육가
문천상
宋나라 德祐 연간 병자년(1276) 정월에 元나라 伯顔이 군대를 거느리고 臨安에 이르니, 宋나라 승상 文天祥이 군전에 사자로 가서 백안과 언성을 높이며 논쟁하고 굽히지 않다가 구류당하여 북쪽으로 끌려가 鎭江에 이르렀는데, 계책을 내어 탈출하여 돌아왔다. 이때 三宮이 이미 북쪽으로 잡혀갔다. 景炎帝(端宗)가 福州에서 즉위하고는 문천상을 불러 우상에 임명하였다. 추밀로 나가 군대를 감독하여 광복할 것을 도모하였는데, 空坑에 이르러 패하여 부인인 歐陽氏와 아들인 佛生ㆍ還生과 딸인 柳娘ㆍ環娘과 첩인 黃氏ㆍ顔氏가 모두 붙잡히고 누이의 딸인 孫栗과 彭辰이 모두 살해되었다. 공은 홀로 장자인 道生과 함께 몇 기의 기병으로 죽음을 면하고는 흩어진 군사들을 수습하여 厓山에 머물러 있었는데, 무인년(1278) 10월 군대를 이끌고 조주에 갔다가 원나라 군대를 만나 사로잡혀 북쪽으로 끌려가 燕臺에 이르러서 이〈六歌〉를 지었다.
아내여! 아내여! 糟糠에서 나왔으니
어려서 결혼한 뒤로 당에서 내려가지 않았다오.
난리통에 중도에서 虎狼을 만나
鳳이 훨훨 날다가 凰을 잃으니
새끼 한둘 거느리고 어느 곳으로 갔는가.
어찌 나라가 깨어지고 집안도 망할 줄 알았으랴
그대의 비단 치마와 저고리 버릴 수 없노라.
하늘이 길고 땅이 오래어 끝내 아득하니
牽牛와 織女 밤마다 멀리 서로 바라보네.
아! 첫 번째 노래함에 노랫소리 참으로 기니
슬픈 바람 북쪽에서 불어오니 일어나 방황한다오.
누이동생이여! 누이동생이여! 집안이 流離하니
남편이 떠난 뒤에 여러 아이 데리고 왔다오.
북풍은 모래 날리고 변경의 풀 무성한데
궁한 원숭이처럼 참담하니 장차 어디로 돌아갈까.
지난해 南海 가에서 어머니 喪 당하여
三男一女가 함께 흐느껴 울었는데
너만이 자리에 없어 내 살을 도려내는 듯 아팠다오.
너의 집안 영락함 어머니는 알지 못하셨으니
어머니가 아셨다면 어찌 눈감으실 때 있으셨겠는가.
아! 두 번째 노래함에 노랫소리 심히 슬프니
척령이 언덕에 있으나 나는 어찌할까.
딸이여! 딸이여! 眉目이 아름다운데
큰 놈은 書帖 배워 鍾王을 臨書하고
작은 놈은 글자 읽어 글 읽는 소리 낭랑하였다오.
북풍이 옷자락 날려 밝은 해가 흐린데
한 쌍의 白玉과 같은 딸 길가에 버렸네.
기러기 새끼들 쪼고 쪼으나 가을에도 곡식 없으니
어미 따라 북쪽으로 향한들 어느 누가 길러줄까.
아! 세 번째 노래함에 노랫소리 더욱 서글프니
兒女子들 때문에 눈물 줄줄 흘리는 것 아니라오.
아들이여! 아들이여! 風骨이 뛰어나
釋氏가 徐卿의 어린아이 보내온 듯하니
사월 팔일에 낳은 보배로운 摩尼珠라오.
석류꽃 장식과 犀角의 돈 비단 저고리에 매달아 주고
蘭香을 백 번 끓이니 향기로움 우유와 같았는데
갑자기 나는 번개 따라 진흙길에 버려졌네.
너의 형은 열세 살에 고래 탔고
너는 이제 세 살인데 살아 있느냐 없느냐.
아! 네 번째 노래함에 노래하고 한숨지으니
등잔 앞에 늙은 나 明月이 외로이 비추누나.
첩이여! 첩이여! 이제 어찌할까
큰 첩은 손에 작은 두꺼비 같은 아들 안고
다음 첩은 친히 汗血馬의 망아지 안고 있었다오.
새벽에 단장하고 깨끗한 옷으로 西湖에 임하니
깨끗함이 기러기 내려앉은 듯 珮玉 소리 날렸다네.
바람에 꽃 날아 떨어지고 새는 슬피 울며
金莖花 이슬 머금어 개천에 떠 있다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찢어져 용과 봉 죽으니
美人이 塵土 됨 어느 시대엔들 없겠는가.
아! 다섯 번째 노래함에 노랫소리 울적하니
그대 위하여 바람을 거슬러 한동안 서 있노라.
나의 태어남! 나의 태어남! 어찌 좋은 때를 못만났나
외로운 뿌리는 桃李의 봄 알지 못한다오.
날씨 차갑고 해 짧으니 거듭 사람 시름겹게 하는데
北風이 나를 따라 鐵馬가 먼지 일으키네.
처음에는 골육들에게 기이한 화 모임 서글퍼하였는데
지금에는 골육들 다시 나를 서글퍼하누나.
너희들 살아 있으면 부질없이 나의 마음에 걸릴 것인데
나 죽으면 누가 나의 해골 거두어 줄까.
인생 백 년에 무엇이 나쁘고 좋은가
黃粱夢에 얻고 잃는 것 모두 부질없다오.
아! 여섯 번째 노래하니 다시 말하지 말라
문을 나서 한 번 웃으니 하늘과 땅도 늙었도다.
賞析이 시는《文山先生全集》14권에 실려 있는 바, 文天祥의 애절한 심정과 憂國衷情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작자의 뛰어난 충성과 드높은 절개는 독자들의 눈물을 자아내게 하는 바, 또다른 명작인〈正氣歌〉와 함께 영원히 세상에 전해질 것이다.
朝鮮 河受一의《松亭集》4권에 실린〈文山先生六歌〉를 읽고의 서문에 문천상의 충정을 찬미한 내용이 실려 있으므로 소개한다.
“옛말에 ‘거센 바람에 꿋꿋한 풀을 알 수 있고 세상이 어지러움에 忠臣을 알 수 있다’ 하였으니, 선생을 두고 한 말이다. 삶은 사람이 가장 원하는 것이지만 오직 선생은 삶을 버리고 의를 취하였으며, 죽음은 사람이 가장 꺼리는 바이지만 오직 선생은 殺身成仁하였다. 누군들 夫婦와 子母의 家屬이 있기를 바라지 않겠는가마는 오직 선생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집안을 잊었다. 그 광채는 日月과 같고 그 우뚝함은 泰山처럼 높아 殷나라의 伯夷와 宋나라의 先生이 그 도가 똑같았으니,〈正氣歌〉는 충성에서 나온 것이고 〈六歌〉는 情에서 나온 것이다. 나는 이 글을 여러번 반복하여 읽고 슬퍼하여 눈물을 흘렸다. 저 曹操를 섬긴 荀彧과 金나라에 붙은 秦檜도 똑같은 사람의 신하가 아니겠는가. 똑같은 사람의 신하가 아니겠는가.”
이외에도 文人, 學者들의 찬미한 글이 많이 있는 바, 金時習〈(1435(세종 17)-1493(성종 24)〉의《梅月堂集》19권의〈文天祥贊〉에는 “마침내 옥에 갇혀서 조금도 꺾이지 않고〈正氣歌〉를 지었으니, 담력이 매우 컸다.” 라고 하였고, 또 20권의〈文天祥傳〉에는 “〈六歌〉는 그 내용이 매우 처연하고 장중하다.” 라고 하였으며, 詩集 2권에는〈哀文山〉3首가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