怨歌行
班婕妤
漢宮班婕妤寵眷旣衰에 託興於紈扇하니 謂其得寵之時엔 如扇出入於君之懷抱衣袖間이라가 一旦愛衰면 則如秋至風凉하여 廢棄於篋笥中하여 恩愛絶矣라
新裂齊紈素
하니皎潔如霜雪
이라裁爲合歡扇
하니注+ 合歡扇 : 二面相夾을 謂之合歡扇이라團圓似明月
이라出入君懷袖
하여動搖微風發
이라常恐秋節至
하여凉飇奪炎熱
이면棄捐篋笥中
하여恩情中道絶
이라
원가행
반첩여
漢나라 宮女인 班婕妤가 총애가 이미 쇠하자 자신을 비단부채에 가탁한 것이니, 총애를 받을 때에는 부채가 군주의 품속과 옷소매 사이를 출입하는 것과 같다가 하루 아침에 사랑이 쇠하고 나면 가을이 되어 시원한 바람이 불어 부채를 상자 속에 버리는 것과 같아서 은혜와 사랑이 끊어짐을 말한 것이다.
齊땅에서 난 흰 깁 새로 잘라 만드니
희고 깨끗함 서리와 눈 같구나.
재단하여 合歡扇
注+양면을 서로 붙인 것을 合歡扇이라 이른다. 만드니
둥근 모양 밝은 달과 같네.
임의 품속과 소매에 출입하여
흔듦에 작은 바람 일어난다오.
항상 두려운 것은 가을철 이르러
시원한 바람이 더위 빼앗아가면
상자속에 버려져
은혜로운 情 중도에 끊어질까 하노라.
賞析이 시는《文選》ㆍ《玉臺新咏》ㆍ《樂府詩集》등에 실려 있는데, 모두 반첩여의 작이라 하였다. 그러나 《漢書》 本傳에는 첩여가 怨詩를 지었다는 기록이 없고, 《문선》 李善의 注에는 《歌錄》을 인용하여 〈원가행〉은 옛날부터 전해오던 歌辭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後人들은 이에 의거하여 반첩여의 작이 아니라고 하였다. 그러나 陸機ㆍ鍾嶸ㆍ蕭統ㆍ徐陵 등 六朝 때 사람들이 모두 반첩여의 작이라고 하였고, 시의 내용이 《한서》 본전에 실린 반첩여의 일생과 일치하므로 그의 작품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듯하다. 반첩여는 저명한 史家인 班固의 대고모로서 漢 成帝의 은총을 입어 첩여라는 女官에 봉해졌으나 후에 趙飛燕에게 총애를 빼앗겨 長信宮에 외로이 거처하였다. 이 시는 총애를 받다가 끝내 버려진 자신의 불행한 운명을 부채를 빌어 읊은 것이다.
姜沆〈1567(명종 22)-1618(광해군 10)〉의 《睡隱集》1권에 같은 제목의 시가 실려 있고 尹宣擧〈1610(광해군 2)-1669(현종 10)〉의 《魯西遺稿》續集 1권에도 睡隱 姜沆을 改葬할 때에 이 시를 차운하여 지은 輓詩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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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행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