田家
柳宗元(子厚)
古道饒蒺藜
하니縈廻古城曲
이라蓼花被隄岸
하니陂水寒更綠
이라是時收穫竟
하니落日多樵牧
이라風高楡柳疎
하고霜重梨棗熟
이라行人迷去徑
이요野鳥競棲宿
이라田翁笑相念
하여이라今年幸少豊
하니無惡饘與粥
이라
농가
유종원(자후)
옛길엔 질려 많은데
옛성 굽게 둘러 있네.
여뀌꽃 방죽 언덕 뒤덮고
방죽의 물 차갑고도 푸르누나.
이때에 수확 마치니
지는 해에 樵夫와 牧童들 많구나.
바람 높으니 느릅나무와 버드나무 앙상하고
서리 짙으니 배와 대추 익어가네.
행인들은 갈 길 잃고
들새들은 깃들 곳 다투어 잠자누나.
늙은 농부 웃으며 서로 염려해 주어
어두운 밤에 언덕 조심하라 하네.
금년엔 다행히 다소 풍년 들었으니
미음이든 죽이든 싫어하지 말구려.
賞析이 시는 《柳河東集》43권에 실려 있는 〈田家〉시 3수 중 마지막 수로, 나그네의 관점에서 시골의 가을 풍경과 시골 사람의 人情을 노래한 自然詩이다. 柳宗元은 韓愈와 함께 古文의 大家로 일컬어지는데, 시에 있어서는 도연명과 흡사하다. 蘇軾은 유종원의 시를 평가하여 “子厚(유종원)의 시는 陶淵明의 아래, 韋蘇州(韋應物)의 위에 있다. 退之(한유)는 豪放과 奇險에 있어서는 뛰어나지만 溫麗와 精深에 있어서는 부족하다. 枯淡을 귀하게 여기는 까닭은 겉은 말랐어도 속은 기름지고, 담박한 듯하면서도 실제는 아름답기 때문이니[外枯而中膏 似淡而實美], 연명과 자후가 이러한 부류이다.” 하였다. 본서 3권에 제2수가 함께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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