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신안臣按] 맹자孟子의 말은 아침과 낮을 위주로 하였지만 주희朱熹가 그 뜻을 추론하고 부연하여 ‘마땅히 어느 때이든지 힘을 쓰지 않는 것이 없다면 아침이든 낮이든 밤이든 모두 삼가고 두려워하여 스스로 지켜야 하는 때이다.’라고 하였으니 그 공부가 더욱 정밀합니다.
재주 없는 신이 또 일찍이 주희의 설을 추론하고 부연하여 〈야기잠夜氣箴〉을 지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찌하여 겨울의 기운을 살펴보지 않는가. 나무는 그 뿌리에 진액을 모으고 겨울잠 자는 벌레는 드나드는 구멍을 흙으로 막아서 잠잠하고 고요하여 조짐을 나타내지 않지만 조화가 발육하는 오묘함이 진실로 그 안에서 배태된다.
‘
합闔’은 ‘
벽闢’의 바탕이고
注+冬至 이후부터는 ‘闢’이 되고, 夏至 이후부터는 ‘闔’이 된다. ‘
정貞’은 ‘
원元’의 근본이어서
注+元은 사계절에서는 봄이 된다. 貞은 사계절에서는 겨울이 된다. 간괘艮卦가 사물의 시작이자 끝이 되는 것이다.
注+‘艮’은 동북의 卦이다. 한 번 낮이 되고 한 번 밤이 되는 것은 360일이 쌓인 것이니, 그러므로 겨울은 사계절의 밤이 되고 밤은 바로 하루의 겨울이 된다.
천지 사이에 만물이 모두 고요하여 천지가 나누어지기 전의 혼돈처럼 고요하다. 오직 사람의 몸이 날이 어두워지거든 쉴 적에 또한 마땅히 조물造物을 으뜸으로 삼아서 반드시 그 마음을 재계하고 반드시 그 몸을 엄숙히 한다.
그리하여 감히 마음 놓고 침상 위에서 제멋대로 굴어서 태만함과 안이함, 그릇됨과 편벽함이 나의 진실한 마음을 해칠 수 있게 하지 않는다. 비록 종일토록 부지런히 힘써서 한순간의 끊어짐도 용납하지 않았더라도 어두워져 소홀해지기 쉬운 때에 더욱 마땅히 경계하고 삼가는 공부를 지극히 해야 한다.
그 몸을 편안히 하는 것은 아침에 정무를 보고 낮에는 가르침을 청하는 바탕이 되는데 밤에 자라난 기운이 심후해지면 인의仁義의 마음이 또한 끝없이 넓어진다. 근본이 이미 확립되었으면 또 사물이 주선하는 때를 정밀하게 살펴 공경과 의義가 같이 지탱하여 동하고 정하는 것이 모두 함양되면 인욕人欲이 파고들 수 있는 틈이 없고 천리天理가 환히 밝아진다.”
신은 물욕이 해치는 것이 밤에 가장 심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야기잠〉의 내용은 밤을 근본으로 삼았습니다. 맹자나 주희와는 다른 것 같지만 또한 상호간에 의미를 드러내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우둔한 자가 터득한 한 가지 생각을, 바라건대 성명聖明한 황상께서는 채택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