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신안臣按] 의기欹器는 옛날부터 전해내려 온 법으로 삼황오제三皇五帝 때부터 있었으니, 이른바 유좌宥坐의 그릇입니다. 천하의 이치가 ‘중中’에 이르러 그치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 성인들이 서로 전하여 ‘중’을 대원칙으로 삼았으며 만든 기물 또한 이것을 본떴습니다.
안이 비어 기우는 것은 ‘미치지 못한 것[불급不及]’이고 가득 차 엎어지는 것은 ‘지나친 것[과過]’이니, 지나친 것과 미치지 못한 것은 똑같이 ‘중’이 아닌 것이기에 오로지 ‘중’이어야 바른 것입니다. 이 그릇이 날마다 앞에 진열되어 있었던 것은, 이 또한 안석과 지팡이에 명銘을 새긴 의미입니다.
공자孔子가 이로 인하여 가득 찬 상태를 유지하는 것에 대한 경계를 진술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물러서고 덜어내는 방도를 알게 하였으니, 그 말이 의미가 매우 풍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