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嘗與
等
으로 宴飲禁中
할새 皆引滿舉白
하고 談笑大噱
하더니 時
에 屏風
에 畫紂
의 醉踞
하여 作長夜之樂
이어늘
侍中
이 久疾新起
러니 上
이 顧指畫而問曰 紂爲無道
가 至於是乎
아
對曰
이라하나 何有踞肆於朝
리오 所謂
언정 不如是之甚者也
니이다
對曰
요 는 大雅所以
也
니 詩․書淫亂之戒
가 其原
이 皆在於酒
하니이다
上
이 乃喟然
曰 吾
가 久不見班生
이러니 今日
에 復聞讜言
와라
32-8-가
한漢 성제成帝가 일찍이 장방張放 등과 함께 궁중에서 연회를 베풀 때 모두 술잔을 가득 채워 마신 뒤 술잔을 뒤집어 다 마신 것을 보이고 담소하며 크게 웃었다. 당시 성제의 자리에 펴놓은 병풍에 상商나라 주왕紂王이 취하여 달기妲己에게 기대고 밤새도록 즐기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시중侍中 반백班伯이 오랫동안 앓다가 막 일어나 나왔는데, 성제가 반백을 돌아보고 그림을 가리키며 물었다. “주왕이 무도한 짓을 행한 것이 이 정도에까지 이르렀는가?”
반백이 대답하였다. “《서경書經》에 이르기를 ‘부인의 말을 따랐다.’라고 하였으나, 어찌 조정에서 방자하게 했겠습니까. 이른바 ‘모든 악이 몰려서일 것이니, 이처럼 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라는 경우일 것입니다.”
성제가 말하였다. “참으로 이와 같이 하지 않았다면 이 그림은 무엇을 경계한 것인가?”
반백이 대답하였다. “술에 빠져 산 것은 미자微子가 고하고 떠나간 이유이고, ‘고함치고 소리치는’ 것은 《시경詩經》 〈대아大雅〉에서 눈물을 흘린 이유입니다. 《시경》과 《서경》의 황음무도荒淫無道함에 대한 경계는 그 원인이 모두 술에 있습니다.”
성제가 마침내 한숨을 쉬며 탄식하였다. “내가 오랫동안 반생班生을 보지 못하였더니, 오늘에야 다시 곧은 말을 들었노라.”
장방 등이 불쾌해하며 조금 뒤에 측간에 간다고 일어나 이로 인해 연회를 파하고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