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사마광司馬光이 다음과 같이 평하였다.
司馬光
“참으로 심하다, 당唐 덕종德宗의 깨닫기 어려움이여! 예로부터 근심하는 것은 군주의 은택이 막혀 아래로 백성들에게 도달되지 못하고 백성들의 실정이 막혀서 위로 군주에게 통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군주는 위에서 부지런히 구휼하는데도 백성은 그리워하지 않고, 백성은 아래에서 신음하고 원망하는데도 군주는 이를 알지 못하여, 민심民心이 이반離叛되며 나라가 위태롭고 망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던 것은 모두 이 때문이었다.
덕종은 다행히 사냥을 나간 것 때문에 백성의 집에 이르러 조광기趙光奇의 직언直言을 만나서 백성들의 고통을 알 수 있었으니, 참으로 담당 관리가 조서를 방기하여 시행하지 않고 세금을 제멋대로 늘리며 나라의 재물을 훔치고 숨긴 죄를 조사해야 했다. 그런 뒤에
마음을 씻고 생각을 바꾸어 그 정사를 일신해서 허례허식을 버리고 쓸모없는 제도를 폐하며 명령을 삼가고 정성과 신의를 돈독히 하며 곤궁한 백성들을 구휼하고 쌓여 있는 억울한 일들을 해결해주었다면 태평성세의 업적을 이룩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일은 놓아두고 하지 않은 채 마침내 조광기의 집에 요역과 부세 징수를 면제시켜 주었을 뿐이었다. 무릇 사해四海는 넓고 백성은 많은데 어떻게 사람마다 직접 천자에게 말하여 집집마다 요역과 부세 징수를 면제받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