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신안臣按] 맹자孟子가 말하기를 “물이 역류하는 것을 홍수洚水(홍수洪水)라고 이른다.”라고 하였으니 홍수의 재해가 비록 요堯임금 때 시작되기는 하였지만 순舜이 제위를 섭행攝行할 때까지 재해가 여전히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순이 스스로 이르기를 “이것은 하늘이 나를 경계시키기 위한 것이다.”라고 하였으니, 성명聖明한 제왕이 하늘을 두려워하고 자신을 성찰하는 것이 대개 이와 같습니다.
그 후에 성탕成湯이 가뭄을 근심하여 또한 여섯 가지 정사를 가지고 스스로 책망하기를 “정사가 알맞게 되지 않았던가? 백성을 부리기를 혹독하게 하였던가? 어찌하여 이 지경에 이르도록 비가 오지 않는가. 궁실宮室이 지나치게 컸던가? 궁녀의 청탁이 성행하였던가? 어찌하여 이 지경에 이르도록 비가 오지 않는가. 뇌물이 자행되었던가? 참소하는 자들이 창궐하였던가? 어찌하여 이 지경에 이르도록 비가 오지 않는가.”라고 하였습니다.
성왕聖王인 저 성탕에게 어찌 이런 일이 있었겠습니까. 그런데도 자신에게 돌이켜 스스로 책망한 것이 이와 같이 지극하였으니, 탕왕湯王의 마음은 곧 순임금의 마음입니다.
原注
한漢나라 무제武帝 때에 이르러 공손홍公孫弘이 대책對策을 올려 마침내 이르기를 “요堯임금이 홍수를 당하여 우禹로 하여금 이를 다스리게 하였으니 순舜임금 때 홍수가 있었다는 것을 듣지 못했고, 탕왕湯王 때의 가뭄으로 말하면 걸왕桀王 때의 남은 영향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저 순이 홍수를 가지고 스스로 경계하였는데 공손홍은 그 탓을 요임금에게 돌렸고, 탕왕이 가뭄을 가지고 스스로 책망하였는데 공손홍은 그 탓을 걸왕에게 돌렸습니다. 간사하고 아첨하는 마음이 자신의 임금을 현혹시키고 그르쳐서 하늘의 경계를 태만히 하고 경시하게 만드는 것이 대개 이와 같으니, 잘 살펴 알지 않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