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注
29-3-나2(按)
臣은 按 軾所謂以象類求者는 謂洪範五行之說也라 鳴不於它而於鼎耳하니 蓋鼎者는 祭祀之器요 耳는 主聽하니 聽不聰則災孽이 生焉이라 漢儒之論災異가 大抵若此하니
成帝時에 博士가 行大射禮할새 有飛雉가 集于庭하여 登堂而雊하고 又集太常․宗正․丞相․御史․車騎府하고 又集未央宮承明殿이어늘 御史大夫王音이 進言
天地之氣가 以類相應하여 譴告人主가 甚微而著하니 雉者는 聽察하여 先聞雷聲이라 故經載高宗雊雉之異하여 以明轉禍爲福之驗하니
今以博士行禮之日로 大衆이 聚會어늘 飛集於庭하여 歴階登堂하여 歴三公之府․典宗廟骨肉之官然後에 入宮하니 其宿留告曉人이 具備라 雖人道相戒나 何以過是리오
原注
[신안臣按] 소식蘇軾이 말한 ‘현상을 가지고 유추하여 찾는다.’라는 것은 《서경書經》 〈홍범洪範〉의 오행설五行說을 말합니다. 울기를 다른 데에서 하지 않고 정鼎의 귀에서 하였습니다. 정鼎은 제사에 쓰는 기물이고 귀는 듣는 것을 주관하니, 듣기를 밝게 듣지 못하면 재앙이 생겨납니다. 한漢나라 유학자들이 재이를 논한 것이 대체로 이와 같습니다.
한漢 성제成帝 때 박사博士가 대사례大射禮를 행할 적에 날아가던 꿩이 뜰에 모여 당에 올라 울었고 또 태상太常, 종정宗正, 승상부丞相府, 어사부御史府, 거기장군부車騎將軍府에 모였고 또 미앙궁未央宮 승명전承明殿에 모였는데, 어사대부御史大夫 왕음王音이 진언하기를
“천지의 기운이 부류에 따라 서로 반응하여 군주를 꾸짖고 일러주는 것이 매우 은미하면서도 드러납니다. 꿩이라는 것은 듣고 살펴서 천둥소리를 먼저 듣습니다. 그러므로 《서경》에 고종高宗 때 꿩이 운 이변을 수록하여 전화위복轉禍爲福의 징험을 밝혔습니다.
지금은 박사가 예를 행하는 날이라서 대중이 모였습니다. 그런데 뜰에 날아와 모여서 계단을 지나 당에 올라 삼공三公의 부서와 종묘宗廟와 종실宗室을 담당하는 관서를 지난 뒤에 궁으로 들어왔습니다. 그 머물면서 사람에게 일러주어 깨우치는 것이 모두 갖추어졌습니다. 비록 사람이 말하여 서로 경계시키더라도 어떻게 이보다 나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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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성제成帝가 사람을 시켜 왕음王音에게 명하기를 “듣건대 꿩을 잡아보니 깃털이 몹시 꺾여 있어서 잡아놓은 꿩과 비슷하다고 하니, 꿩을 잡아다 풀어놓은 사람은 없는 것인가.”라고 하였습니다.
왕음이 다시 대답하기를 “폐하께서 어찌 이처럼 나라를 망치는 말씀을 하실 수 있습니까. 누가 영합하고 아첨하는 꾀를 주도하여 내어 성상을 이와 같이 속이고 어지럽히는 것입니까? 폐하께서 즉위한 지 15년에 후사가 서지 않았고 날마다 수레를 몰고 나가시니 잘못한 행실이 퍼져 알려져서 천하에 이것이 전해져서 서울보다 심합니다.
황천皇天이 자주 재이를 나타내어 사람으로 하여금 고치게 하고자 하는데 오히려 폐하를 감동시키지 못하였으니 신하가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어질고 지혜로운 사람과 도모하여 사욕을 극복하여 예의를 회복하여 하늘의 뜻을 구한다면 후사를 오히려 세울 수 있고 재이를 오히려 없앨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한나라는 하夏․상商․주周 삼대三代와 시간적 격차가 멀지 않기 때문에 꿩 한 마리의 이변이 일어나자 군주와 신하가 서로 경계한 것이 이와 같았습니다. 그러므로 여기에 덧붙여 수록합니다.